Travel Log/US

엄마랑 여행: 워싱턴 D.C.

Dulcet. 2022. 7. 29. 08:22

 

 

 

 

엄마는 체력이 약하다.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시다보니 조금만 걸어도 금방 피곤해 하시고

다음날 바로 다리 + 전체적인 컨디션에 무리도 오기 때문에 너무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여행은 하기가 힘들다.

엄마가 더 젊었을 때 같이 여행을 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치만 본인이 이것저것 보는 걸 좋아하시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도 좋아하시기 때문에 그 발란스를 맞추는게 가장 힘들기도 하다.

뭐 돈 펑펑쓰면 쉽게 가능하겠지만 나는 아직 그럴 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발품을 팔아 일정을 준비해야 한다. 

어렸을 때 워낙 가난에 쪼들리며 커서 그런가 아직까지 돈을 여유 있게 쓰는데 거부감이 있어

가끔 써야할 때도 못쓰는 안좋은 습관이 있는 것 같다. 어느정도 여유있게 돈을 벌게 되면 사라지려나? 

 

전에는 이런 얘기를 하는게 부끄럽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왜 그랬나 싶다. 아직 철이 덜 들어서 그랬나? 

부끄럽지는 않지만 후회는 된다. 뭐 얼마나 아낀다고 그걸 못했나. 이제는 지나간 시간이 더 아깝다.

특히 옛날 포스팅 보다보면 엄마랑 여행할 때 조금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지 않았을 까? 이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 

그렇다고 오늘 하루만 산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쓸 일이 있을 때는 제대로 써야한다!는 마인드를 실천하려고 하고 있다.

특히 내 스스로에게 좀 관대해지려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날 안챙기면 누가 챙겨주나. 특히 자취생은 더 힘들다.

여행글 쓰려다가 갑자기 심각해졌네. 다시 엄마랑 여행 갔던 이야기로 돌아간다. 

 

 

 

 

 

 

 

루이지아나에서 다시 비행기를 타고 워싱턴으로 갔다.

아침에 일어나서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점심은 간단하게 공항에서 해결했더니 사진이 없네. 

 

비행기 예약에 문제가 있어서 엄마랑 떨어지게 되었다. 

내가 붙여서 좌석 배정을 해놔도 보딩 직전까지 지네 맘대로 바꾸는 경우도 많다.

얼마 전에도 보딩 전에 자리가 3번이나 바뀌어서 알림이 계속 울리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어이가 없어서 카운터에 갔더니 직원이 아 가족이 같이 온 사람들이 많아서 혼자 있는 너를 여러번 옮겼다. 쏴리. 하고 넘어가더라. 

너무 쿨해서 나도 그냥 아 오키, 라고 대답 할 수 밖에 없었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앉아서 엄마한테 뭐 필요한게 없냐 안불편하냐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걸 본 착하신 분이 자리를 바꿔주셔서 중간부터 같이 앉았다. 감삼니다.

 

 

 

 

 

 

 

이날 델타를 타고 갔는데 델타는 전체적으로 좋은 경험만 있는 것 같다. 비행기도 깨끗하고 짧은 비행도 땅콩이랑 음료수도 주고. 

가장 중요한 캐빈크류가 왠만해서는 다 친절했다. 한국 항공사들처럼 다 예쁘고 잘생긴 크류를 뽑지는 않아도 친절한 크류들이 좋다. 

한국 항공사들은 가끔 부담스러울 정도로 너무 친절한데 미국 항공사들은 놀랍도록 불친절한 사람들도 많다. 

본인 직업인데 왜 저렇게 세상 짜증을 모아서 일을 하고 있는 거지. 적성에 안맞는거 아녀?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얼마 전 하와이에 갔을 때는 유나이티드를 탔었는데 정말 너무 불친절했다. 

약 때문에 물 좀 달라고 했는데 5시간 비행에서 물 한잔 얻어 먹기 너무 힘들었다. 

나는 요새도 왠만하면 유나이티드는 피한다. 별로 좋은 경험이 없다. 

 

 

 

 

 

 

처음 와본 수도는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있는 느낌을 받았다. 

이쪽 공항이 아무래도 수도다 보니 엄청 까다롭게 군다는 소리도 있었는데 그닥 힘들지 않게 공항에서 나왔다. 

미국 내에서 국내선을 타서 그럴 수도 있지만 다른 몇몇 공항에 비해 딱히 힘든 공항은 아니었다. 

뉴올리언즈에서 지낸 호텔은 로케이션은 정말 좋았는데 건물들이 오래되다 보니 전체적으로 낡은 느낌과 벌레가 많아서 엄마가 좋아하지 않으셨다. 

워싱턴에서는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호텔을 찾으려고 열심히 호텔 사이트들을 뒤져서 매리어트를 잡았다. 

내가 생각했던 예산보다 훨씬 비쌌지만 그래도 엄마가 완전 좋아하셨다. 

 

- 이런 호텔로 계속 잡아줘

- 돈이 없어요 

- 너무 좋다! 

- !

 

트윈 2개 방인 줄 알았는데 직원이 업그레이드를 해줬는지 엄청 큰 방에 더블 2개로 줬다. 

하나씩 잡고 뒹굴뒹굴. 매리어트는 배게 종류도 선택할 수 있고 추가로 더 넣을 수도 있어서

일부러 엄마 원하는거 골라 쓰라고 종류별로 베개를 신청해놨다. 

너무 피곤해 하셔서 저녁은 그냥 간단하게 먹기로 하고 (따흑) 근처 마켓에 들려 이것저것 사서 호텔방에서 먹었다.

루이지아나가 워낙 남쪽이라 몰랐는데 여기에 오니 밤이 되니 확실히 엄청 추웠다. 

간단하게 먹고 둘다 피곤하니 일찍 자기로 했다. 

이야 침대 메트리스가 달라.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다짐한 밤이었다. 

 

 

Day 2, 아침.

 

엄마는 꿀잠 자셨다고 아침부터 컨디션이 괜찮았다.

매리어트 호텔 계열은 왠만하면 조식이 포함된 곳이 많아 좋다. 

힐튼 계열은 조식 포함 아닌경우가 더 많은데 골드 멤버(아니면 그 밑인가??) 부터

Food/beverage에 쓸 수 있는 크래딧을 받거나 조식을 받거나?? 할 수 있다. (정확하지 않음)

매리어트 조식은 막 화려한건 아닌데 대부분 다 무난해서 간단히 먹기 좋다. 

 

 

 

 

 

 

D.C.에 왔으니 당연히 White house를 보러가야지. D.C.는 지하철 시스템이 잘 되어있어서 돌아다니기 편했다. 

그리고 뉴욕 지하철과는 다르게 굉장히 깨끗함!! 택시타기는 애매하고 걷기는 조금 멀다 싶으면 지하철을 타서 잘 돌아다녔다. 

 

- 엄마 우리 White house 갔을 때 대통령이 앞에 산책 나오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이고 퍽이나 

 

그런 일은 없었다. 헿.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놀랍다. 

 

 

 

 

 

 

 

백악관 주위에 볼 거리도 많다. 왠만한 건물들이 다 역사적이다 보니 건축물 구경하는 맛이 있다. 

 

 

 

 

 

 

 

아침부터 열심히 돌아다니고 점심에는 미리 예약해둔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 

여행와서 이렇게 열심히 식당 예약한 적 처음이야.

뉴올리언즈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식당 선정하는데 진짜 심혈을 기울였다.

공항에서도 핸드폰 붙잡고 리뷰란 리뷰는 다 찾아보면서 가격, 장소, 분위기, 서비스 등등

짝사랑 10년하던 사람이랑 처음 데이트 하러 가는 거처럼 노력 150%를 쏟아 부었다. 

열심히 걸어서 다운타운 도착. 이탈리안 요리를 먹으러 왔다. 

 

 

 

 

 

식전빵. 

 

와, 빵! 빵 맛있어! 쫀쫀하고 따끈따끈 했다. 

엄마는 올리브오일 나는 버터를 더 좋아해서 각자 따로 먹었다. (취존) 

엄마가 빵을 매우 좋아해주셔서 다행이었다. (안도) 

 

우선 스타트가 좋다. 

 

 

 

 

 

 

애피타이저는  Polipo Panzanella. 

Mediteraanean 스타일의 문어랑 오이, 토마토, 크루통.

 

엄마가 이가 안좋으셔서 문어를 드실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완전 부들부들하니 맛있었다. 

굿이야. 굿이라고!! 

 

 

 

 

 

샐러드로는 Tonno Conserva. 

참치, 콩, 아루굴라, 구운 페퍼, 샐러리. 드레싱도 특이한데 정말 맛있엇다. 

에피타이저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해산물이라 그런지 후추가 꽤 많이 뿌려져 있었는데도 나쁘지 않았다. 

 

엄마는 참치라길래 생참치를 기대하셨다가 익힌걸 보고 막 크게 좋아하시지는 않았는데 웨이터 아저씨가 오셔서 

참치는 캔이 아니고 식당에서 직접 가공한 생선이라고 하셨다. 오.. 대단한데

 

 

 

 

 

 

파스타는 Cavatelli Neri. 오징어 먹물로 만든 파스타랑 하우스 소세지, 새우, 토마토. 

소스가 진짜 환상적이었고 파스타도 쫀득쫀득하니 정말 맛있었다. 

쫀쫀하게 제대로 잘 만든 뇨끼의 식감이랄까? 식감이 정말 좋았다. 

새우도 탱글탱글하니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는데 이날의 베스트였다. 

 

 

 

 

 

 

 

메인은 Pollo Paillard. 

그릴된 닭고기 가슴살에 시즈널 야채. 이것도 조온맛. 구운 야채의 저 살짝 탄 부분이 너무 좋다. 

엄마도 마음에 드셨는지 이집은 커피도 맛있을거야 해서 여기서 커피까지 마시고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나왔다.

시작부터 끝까지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이 포스팅은 이 식사 기록을 위한 것이었다.)

이미 호텔에서 예산 오버였지만 그래도 한끼 맛있는 밥을 먹으면 하루종일 기분도 좋고 엄마 컨디션도 좋아져서 나도 덩달아 좋다. 

D.C.에 다시 가게된다면 또 가고 싶은 식당이었다. 아직까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밥도 먹었으니 다시 열심히 돌아다녀야지. 

 

 

 

 

 

 

여기 산책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돈 들인 티가 남. 

 

 

 

 

 

Day 3,

 

다음날에는 박물관에 갔다. 전날에도 느낀거지만 도시가 정말 잘 정리 되어있다. 

신기하게 홈리스가 하나도 안보였다. 어떻게 이렇게 큰 도시에 홈리스가 하나도 안보이지?? 

다 모아서 어디 다른데로 보내버리나? 이미지를 위해 많이 신경쓰고 있나보다. 

엄마랑 돌아다니면서 받은 느낌은 애들 키우기 정말 좋은 동네 같다는 것. 

 

 

 

 

 

 

 

 

엄마랑 같이 박물관에서 구경을 하고 박물관안에서 점심까지 해결했다. 

호텔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뉴욕으로 갈 준비를 합니다. 총총. 

워싱턴에서 뉴욕까지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비행기랑 기차값이 거의 비슷했는데 비행기는 버리는 시간도 많고 귀찮으니까 

뉴욕 메인 스테이션도 구경할 겸, 기차를 타고 밖을 구경하면서 뉴욕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