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Log/US

남부 로드트립: 플로리다에서 알라바마

Dulcet. 2024. 2. 24. 00:54

 

 

 

 

동생이 이사를 해야 할 일이 생겨서 큰 짐들은 포장이사로 보내버리고 중요한 건 같이 운전해서 챙겨 가기로 했다.

마침 나도 일은 그만두고 쉬고 있을 때라 이사 겸 여행 느낌으로 도와주러 갔다. 무료 노동...

하필 이사로 바쁜 시즌이라 마지막에 스케쥴이 갑자기 변경되서 목요일밖에 안된다는 연락을 받고 

울며 겨자먹기로 오케이를 한뒤 목요일 오후에 짐을 보내고 일요일 오후까지 맨바닥에서 버텼다.

집주인한테 더 빨리 만날 수는 없나 했는데 안된다고 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담요랑 쿠션을 하나씩 챙겨두기는 했는데 바닥에서 잤더니 온몸이 다 아픔.

 

일요일 점심에 집주인이 와서 모든 서류 다 끝내고

미친 층간소음때문에 고통 받던 아파트와 드디어 헤어지게 되었다. 야호. 

다른 일들을 처리하느라 옆 도시에 있는 호텔에서 하루 묶고 출발 하게 되었다. 

 

플로리다는 날씨 변덕이 너무 심하다. 예전에 잠깐 살았었는데 와 이거는 답이 없다. 

너무너무 습하고 정말 뜬금없이 소나기가 몰아친다. 난 여기 못산다.

 

이른 저녁으로 샌드위치를 먹기로 했다. 이미 목요일부터 계속 사먹는 중. 

이거는 평소에 몇번 봤던 브랜드인데 먹어보기는 처음이었다.

동생은 요새 샌드위치하면 이것만 먹는다고 했다. 오키. 기대해보겠어.

 

 

 

 

 

 

 

나는 필리치즈스테이크에 야채를 추가했고 동생은 콜드컷에 오리지널 시즈닝으로 주문했다. 

동생이 토마토 엑스트라로 넣어달라고 했더니 

직원분이 ok..! 비장한 표정으로 저 빵이 버틸 수 있는 한계까지 넣어주셨다. 

다같이 빵터졌다. 아니 무슨.. 토마토 샌드위치도 아니고..  햄반 토마토반 샌드위치가 완성되었다

 

 

 

 

 

 

 

 

짠맛 단맛의 콤비네이션, 유노

bb..

 

 

 

 

 

 

 

다음날 동생은 일찍 일을 처리하러 나갔고 나는 침대에서 뒹굴거렸다. 

 

 

 

 

 

 

 

 간단하게 호텔 조식을 먹고 바닷가에 산책을 나갔다. 

 

 

 

 

 

 

 

 

.. 시애틀 커피. 여기까지 와서 시애틀 커피라니. 

그리고 저거 광고 거짓말이다. 허위광고야. 이 맛이 시애틀 베스트일리가 없어.

이게 정말 베스트 커피의 맛이라면 시애틀에서 커피를 마시면 안돼

 

 

 

 

 

 

 

조용하고 깨끗하다

마침 일을 끝내고 돌아온 동생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모래 위를 잠깐 걸었다

리트리버랑 같이 조깅 나오신 분이 있었는데 멍멍이가 너무 귀여워서 막 친한척 하고 싶었다

어쩜 저렇게 말도 잘듣고.. 순하고.. 따흐흑. 너무 귀여워. 

 

 

 

 

 

 

 

 

 

근데.. 뜨거워서 금방 들어갔다. 눈을 못뜨것어..

그나저나 모래 위 걷기 힘들구만. 아까 먹은 버터 반조각 정도 태웟으려나. 

방으로 돌아와서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 준비를 했다

뭐 잊은거 없겠지. 그리고 오늘 가야할 루트를 다시 확인했다

 

 

로드트립의 최종 목적지는 버지니아이지만 동생이 중간에 꼭!! 뉴올리언즈를 가고 싶다고 해서

플로리다에서 서쪽으로 빠졋다가 다시 동북쪽으로 올라가는 그런 루트를 타게 되었다

잭슨빌에서 뉴올리언즈까지 한번에 가기는 너무 힘들듯 하여 

중간에 모빌, 알라바마에서 하루 쉬었다 가는 일정을 잡았다. 

모빌까지도 6시간 정도 걸린다. 중간에 밥먹고 화장실 가고 하다보니 6.5시간 정도 걸린듯하다. 

조금 이르지만 미리 점심을 먹자! 해서 그나마 괜찮다는 타코 집에 왔다. 

 

 

 

 

 

 

 

-  여긴 그나마 맛있어 언니. 믿어봐. 

- 나는 더이상 플로리다 음식을 믿지 않아.  

 

그치만 이집 괜찮았다

 

 

 

 

 

 

동생은 타코 여러개 세트를 나는 화히타 세트를 시켜서 둘이 나눠먹었다 

내가 젤 좋아하는 carnitas는 아쉽게도 그냥 그랬지만. 올챠타는 맛있었다. 굳. 

동생은 옥수수 톨티야를 좋아하고 나는 밀가루를 좋아한다. 밑에 보면 색이 다름.

 

 

 

 

 

 

 

 

 

기회가 되면 멕시코에 타코 투어 가고 싶다. 에스파뇰 공부해야지. 

 

 

 

 

 

 

 

그럼 이제 정말로 출발

비행기를 타면 금방이겠지만 차를 타고 가니 옆에 있는 주에 가는데도 정말 오래 걸렸다. 

미국땅이 크기는 크구나. 어휴. 

그나마 다행인건 둘다 운전면허가 있어서 교대할 수 있다는 점. 

 

 

 

 

 

 

 

 

가다가 피곤하면 바꿔서 운전하고 또 잠시 쉬었다고 교대하고 수다도 떨고 노래도 듣고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플로리다 주를 넘어 알라바마로 넘어왔다. 

 

알라바마.

뭔가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여기에 대해 아는건 정말 1도 없다. 

To kill a mockingbird의 배경이 된 곳이라는 것 정도? 남부 시골느낌의 이미지만 가득하다. 

 

 

 

 

 

 

 

드디어 목적지 근처에 도착. 

Welcome to Saraland! 

모빌은 정말 볼게 없었다. 굳이 갈 필요 없는 동네 같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개발이 덜 된 곳이었다. 

 

몇끼를 연달아 타코, 샌드위치를 먹었더니 동생이 저녁은 아시안 음식이 먹고 싶다고 했다. 

급하게 google maps + yelp를 뒤져서 호텔 가기 전에 있는 아시안 뷔페를 찾았다. 

좋아. 저녁은 Asian American 음식이다. 

 

 

 

 

 

 

다른 식당이었으면 Korean 음식이라던지 Chinese food라던지 했을텐데

여기는 정말 말그래도 아시안 식당이었다. 푸하하. 

아직 아시아라는 컨셉이 디테일하게 나눠질 정도의 문화적 인풋이 없었나보다. 

그래 뭐가 됐던 아시안 비스므리한 먹을거리가 있겠지.  

잘 도착해서 식당에 들어가는데 주인이 놀란 얼굴로 우리를 쳐다봤다. 

 

 

 

 

 

- 쟤 왜 저렇게 쳐다보냐? 

- 아시안 처음 본거 아닐까. 

 

 

꽤 신빙성 있는 말이 었다. 그도 그럴게 이 식당에 아시안이라고는 우리 밖에 없었으니까. 

흔히 말하는 시골스타일의 사람들이 많았다. 흑인들도 드문드문 있었다.  흠.. 뭔일 나지는 않겠지. 

근데 생각보다 음식이 고퀄이야..!! 가격도 엄청 쌌다.

택스포함 한 $15불 언더 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정도면 다른데서 $25-30불 받아도 되는 뷔페였다. 

 

 

 

 

 

 

 

저 오른쪽 위에 있는 치킨 미쳤어. 남부는 치킨이야. 

 

 

 

 

 

 

 

남부라 그런지 튀김은 진짜 잘한다. 동생이랑 나는 신나서 진짜 열심히 먹었다. 

두번째인가 세번째 일어나서 이번에는 뭘먹지 고민하는데

 

나를 본 백인 여자애가 급하게 자기 엄마를 불렀다. 

"Mom there's Asian here. This place must be authentic"

(엄마 여기 동양인이 있어. 이 집 찐인가봐) 

 

 

 

 

 

 

 

갑자기 나와 동생의 존재가 이집을 제대로 된 아시안 음식 맛집으로 만들어버렸다. 

그치만 음식이 나름 정말 괜찮았기 때문에 쿨하게 넘어갔다.  

아무도 도전하지 않아 가득하던 수프. 

 

 

 

 

 

 

 

김치는 뭔가 충격적인 맛이었다. 

 

 

 

 

 

 

미국에서 중국음식 먹으면 빠질 수 없는 fortune 쿠키! 

 

 

 

 

 

 

뭐야 소름. 

이때 일 관두고 이직 중이었는데 이게 나와서 동생이랑 둘다 헉 했다. 

 

 

 

 

 

 

계산하려고 체크에 사인을 하려는데 갑자기 펜이 로켓발사! 띠용!! 처럼 동생한테 튀어나갔다. 

 

 

 

 

 

 

둘다 순간 눈이 똥그래져 서로를 쳐다보다가 빵하고 터졌다. 

어이가...ㅋㅋㅋ 없어섴ㅋㅋㅋ 으앜ㅋㅋ 동생이랑 둘다 너무 웃겨서 한참을 낄낄대며 웃었다. 

너무 웃어서 숨이 부족해 크헉크헉하면서도 멈출수가 없었다. 

별 것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웃겼을까. 그치만 즐거웠다.

피곤했는데 잔뜩 웃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한참 제대로 웃고는 잘 먹었다고 주인한테 인사를 하고 나와 호텔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