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 이야기. 겨울이었던 시카고는 정말 겁나 추웠다.
바람이 완전 칼바람이라 안에 털 달린 자켓을 갖고 갔는데도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덜덜 떨었다.
늦은 오후/저녁 비행기로 Chicago O'Hare 공항에 도착해서 렌트카를 빌려 시내로 나왔다.
이날 고속도로 타고 시내로 나가는데 (2차선 도로) 어느 순간 부와아아앙 소리를 내는 차 한 대가 우리 옆으로 바싹 붙었다.
아니 왜 이렇게 붙고 지랄이야! 했는데 보니까 세대가 동시에 달리고 있더라. 다시 한번 말하지만 2차선이었다.
이 상도라이는 차 두대 중간에 껴서 레이싱을 하고 있었고 우리는 같이 휘말려서 사고 날까 봐 속도를 줄여 멀리 떨어졌다. 안전 최고.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근처에 있던 핫도그 맛집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평소에 일부러 핫도그를 찾아먹지는 않지만 그래도 시카고 스타일이 나름 유명하다니 온김에 먹어봐야지.
Poppy seed bun에 토마토랑 양파, 머스타드, 렐리쉬, 피클에 핫페퍼까지 준다.
렐리쉬가 들어가는데 피클까지 올려주다니.
핫도그 치고는 굉장히 푸짐한데 맛은 그냥 상상하는 그대로의 맛이다.
시카고까지 비행기 타고 가기 싫으면 집에서 재료 그대로 올려서 같이 먹어보면 될듯하다.
저녁을 먹고 호텔에서 쉬다가 라이브 재즈바에 갔다.
시카고 하면 Jazz & Blues를 빼먹을 수 없지.
Blue Chicago 라는 재즈바였는데 cover fee가 조금 있고 대신 앉아서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이런 곳에서 먹는 술은 더 맛있어. 탭을 오픈해두고 신나게 마신다.
중간에 작은 스테이지라고 하기에는 그냥 빈 공간이 있는데 거기서 춤도 출 수 있다.
나도 신나서 한 5분 추다가 털레털레 들어왔다. 일행들이 아무도 나랑 안 놀아줌. 후후 ^^...
분위기도 너무 좋고 술도 맛있고 (취할수록 더 맛있다) 무엇보다 보컬이 너무 환상적이었다.
소울풀함이 뭔지 느껴지는 그런 음악들이었다. 시카고에 가게 되면 핫도그는 됐고 여기나 다시 가고 싶다.
신나게 듣고 즐기다가 다음날 일정을 위해 호텔로 돌아갔다.
전날 다들 그렇게 (심하게는..) 과음하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해장할 필요 없이 느긋하게 준비해서 아점으로 시카고 피자를 먹으러 갔다.
여기까지 왔는데 오리지널 시카고 피자를 안먹으면 안 되지 암.
시카고 딥디쉬 피자로 유명한 곳이 여러 군데 있던데 우리는 고민 고민하다가 한 곳을 정해서 갔다.
+ 시카고 출신인 친구한테 찐맛집이 어디냐고 물어봤는데, "어짜피 다 치즈맛이니까 그냥 아무 데나 가라"라고 했다. 고오맙다.
시카고 피자를 주문하는 게 처음이라 몰랐는데 주문하면 엄청 오래 걸린다고 직원분이 알려줬다.
우리도 꽤 오래 기다렸다. 나중에 알게 된 건데 기다리기 싫으면 전화로 미리 주문하는 식당들도 있다고 한다.
피자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먹을 애피타이저로 fried calamari, house salad, soup를 시켜서 먹고 있으니 피자가 나왔다.
칼라마리에 특이하게 슬라이스 된 토마토, 레몬, 줄기콩을 같이 튀겼는 데 이게 진짜 맛있었다.
오늘의 메인, 피자. 다른 토핑 없이 치즈만 잔뜩 들어간 걸로 주문했더니 치즈가 장난이 아니었다.
나름 치즈 꽤 좋아하는데 이거는 솔직히 먹다 보면 금방 질린다. 굳이 큰 거 시킬 필요가 없고 그냥 경험 삼아 한번 먹는..?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너무 과하다 보니 많이 먹을 필요 없는 엄청 달달하다 못해 이빨이 아플 거 같은 단 디저트를 먹는 느낌. 한 조각이면 충분.
밥도 잘 먹었으니 시내 구경을 하러 나갔다. 돌아다니기 나쁘지 않은 시내.
밀레니엄 파크에 있는 클라우드 게이트에 콩을 보러 갔다.
Bean scupture.
사람들이 많이 하길래 나도 옆에서 슬쩍해본 하트.
저녁에는 시카고에 있던 지인들을 만나 저녁을 먹고 다른 호텔로 체크인을 했다. (아침에 짐 챙겨 나옴)
딱히 뭔가 많이 한건 없는데 추워서 그런가 금방 지친다.
여기는 조식 포함이라 다음날 아침 따끈따끈한 와플을 만들어 먹고 과일로 비타민씨도 충전하고 호텔에서 나왔다.
이날 또 정해져 있던 짧은 일정을 마치고 근처에 있던 아무 카페에나 들어가서 커피를 한잔씩 호록 호록 마시고는 공항으로 향했다.
휴가보다는 일도 처리하고 구경도 하려고 온 거지만 너무 짧아 아쉬웠던 시카고 이야기는 이렇게 끝.
다음에는 좀 길게 잡고 돌아다녀야겠다.
'Travel Log > U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랑 여행: 워싱턴 D.C. (2) | 2022.07.29 |
---|---|
엄마랑 여행: 뉴올리언즈, 루이지아나 (4) | 2022.07.26 |
하와이: 와이키키, 노스쇼어, 진주만 (0) | 2022.07.26 |
하와이: 페러세일링, 스노클링, 와이키키 (2) | 2022.07.24 |
하와이: Road to Hana (0) | 2022.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