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2024.03.04 - [Travel Log/US] - 남부 로드트립: 소울푸드, 재즈바
다음 스탑은 조지아였다.
저x틴 비버가 복숭아 노래를 불러대서 유명한 조지아.
오늘 아침에는 중요한 일정이 하나 있었는데 차 점검을 받으러 딜러쉽에 가야 하는 것.
꽤 장거리를 운전 해서 오는 동안 차가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어서 계속 체크하다보니
느낌이 그런게 아니라 정말로 쏠리고 있었다. 핸들이 슬슬 돌아가.
뉴올리언즈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점검 예약을 해뒀다.
일어나서 아침먹고 짐 챙겨서 나가면 딱이네! 하고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벽에 있는 알람이 뽹뽹 울리기 시작했다.
왱왱이 아니고 진짜 뽹뽹거림.
뭐냐. 누가 장난으로 fire alarm을 내렸나 하고 그냥 무시하는데 안내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 안되니까 계단으로 대피하시오 대피하시오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면서 짐을 싸는데 복도에서 웅성웅성 다른 사람들도 대피하는 소리가 들려서 우리도 중요한 것만 챙겨 나왔다.
엘리베이터로 가는 통로는 아예 막혔다. 와오. 신기.
계단으로 꾸물꾸물 내려가는데 (우리 방은 꼭대기층..) 1층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다시 올라오는게 보였다.
False alarm.. false alarm .. 안돼.. 아니 왜 이 복잡한 아침에 알람이 나가고 난리냐.
내려간 김에 아침이나 먹자하고 식당으로 갔더니 호텔 사람들이 다 내려와서
식당이 완전 시장판이 되어있었다. 음..여기서는 뭐 하나 못얻어먹겠군.
동생은 쓱 쳐다보더니 나는 저기서 먹을 맘 없다 하고는 밖에 봐둔 베이커리에 가자면서 호텔 밖으로 나갔다.
제발 밥먹고 돌아오면 상황이 정리 되어 있기를.
베이커리는 호텔 바로 맞은편에 있었다. 길만 건너면 보임.
아침인데 샌드위치 되나용.
됩니다.
샌드위치랑 비트 샐러드를 시켰다.
커피도 하나씩 주문하고. 커피 맛있었다.
근데 이집은 비트 샐러드 맛집이야!! 정말 맛있는 비트샐러드였다. 후후.
드레싱이 너무 맛있어서 나중에 집에서 해먹어보고 싶었다.
둘 다 맛있는 아침에 만족해서 기분이 업 됐다.
샌드위치 옆에 나온 이거.. 콘칩아닙니까?
맛도 콘칩임. 이거 콘칩이야.. 그 한국 과자 봉지에 나오는 콘칩..
호텔에 돌아왔는데 아직 엘리베이터가 셧다운 중이었다.
우리 방은 6층인가 7층이었고. 짐은 한바가지고. 예약은 10시고.
호텔 프런트에 전화해서 언제쯤 엘리베이터 사용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자기들도 모르니까 기다리라고 한다 (..)
아니 체크아웃해야되는데 짐은 어떡하냐고 했더니 계단을 쓰면 된다고 해서 나는 저 무거운거 못들고 내려간다고 했더니
스탭을 보낼테니까 같이 내려오라고 했다. 오케이. 가방 무거우니까 힘센 사람으로 보내주세요 했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오셨다. 안돼요. 어깨나가요!! ㅠㅠ 동생이랑 둘이 계속 무거워서 안된다고 말리는데
직원분은 번쩍하고 짐을 들고는 계단을 내려갔다가 나머지 하나를 가지러 다시 올라오셨다.
뭔가 너무 죄송스러웠다. 동생은 팁을 드려야한다면서 1층에 가자마자 직원분을 찾아헤맸다.
간신히 내려와서 체크아웃을 하고 파킹해두었던 차를 챙겨와서 짐을 실었다.
로딩존에 파킹해놓고 왔다갔다하던 히피놈들 때문에 둘다 화가 있는 대로 올라와서
아침 잘먹고 성질 겁나 더러워지네!~ 하면서 씩씩 댔지만 우여곡절 끝에 뉴올리언즈 시내를 벗어났다.
아침먹고 디저트로 먹으려고 사놨던 케잌이랑 요거트+과일은 알람 소동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못먹었다.
동생이 어떡하지 하길래 챙겨서 홈리스 주자 했는데 딱 마침 고속도로를 타기 전에 만난 아저씨한테 드렸다.
딜러쉽에 갔는데 너무 오래걸리것 같아서 점검은 못받고 그냥 조지아로 출발했다.
거기다 여기 딜러쉽 직원들 넘나 4가지 없어서 굳이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맘도 없었다.
예약을 했는데 그냥 기다리라고 하면 예약을 왜 받니~~
조지아로 가는 길, 점심 시간이 되서 근처 카지노 호텔에 들렸다. 미국의 왠만한 카지노 호텔은 다 부페가 있지요.
호텔 부페라고 다 맛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모험삼아 한번 와봤다.
가격대비 나름 선방. 종류도 많았다.
월남국수 맛 제대로인데..? 맛이 제대로라 오히려 다 당황스러웠다.
양배추에서 고기 맛이나... 남부의 레시피인가.
조지아 도착 전, 알라바마에서 화장실도 갈겸 스트레칭도 할겸 스타벅스에 잠시 들렸다.
대한항공 어메니티로 하면 블랙조크 장난아니겠는데 싶었던 디자인. 알라바마는 땅콩이 유명한가 보다.
점심이 마음에 안들었던 동생은 간식을 먹어야 한다고 해서 시킨 햄치즈 크로와상
피곤해서 달달한 걸 먹어야겠다 하고 시킨 새로 나온 메뉴. 너무 달아서 충격적이었다.
거의 다 도착한 호텔. 비가 오기 시작했다. 아 운전할 때 비오면 불안한데.
점점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몰아쳤다.
불안하다 불안해. 그러는 와중에 뭐 때문이 었는지 동생이랑 말싸움이 붙었다.
둘다 마음이 상해서 한마디도 제대로 안하고는 호텔에 도착했다.
비는 미친듯이 쏟아지는데 차에 또 뭘 두고 와서 동생이 나 열받았으니까 말걸지 말라는 얼굴로 차에 다시 갔다 왔다.
도대체 뭐때문에 싸웠는지 이제는 기억도 안나는데 저때는 뭐가 그리 심각했는지.
그래도 방에 들어와서 좀 정리를 하고는 둘다 마음이 풀렸다.
저녁을 먹네 마네, 나가네 마네 하다가 됐다면서 동생이 컵라면을 사러 건너편에 있는 주유소 편의점에 갔다 온다고 했다.
비도 오고 깜깜한데 위험해서 괜찮을까 했는데 주위에 배달하는 집들은 다 닫았고 심지어는 호텔 식당까지 먹을게 없어서 초이스가 없었다.
그 쏟아지는 비를 뚫고 동생은 컵라면을 사왔고 이번 road trip 에서 먹은 음식중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다.
아씨..너무 맛있짜나..
너무 맛있어서 하나로 부족해서 더 먹고 싶었다.
배가 고픈건 아닌데 그냥 너무 만족스러운 맛이야. 굴이고 뭐고 (..)
치즈고 버터고 너무 느끼한 것만 먹었었나봐. 컵라면이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내일은 조지아를 구경해야되는데 날씨가 좋아지기를 바라면서 하루를 끝냈다.
어제 몰아치던 폭풍은 어디로 갔는지 아침이 되니 쨍쨍하게 해가 나왔다.
비가 와서 좀 시원해지려나 했는데 여전히 더운 남부의 여름날씨.
오늘은 조지아에서 하루 쉬었다 가는 날인데 원래는 소울푸드를 먹으러 가려고 했다가
동생이 한식이 너무 먹고 싶다고 해서 아침부터 코리아타운이 있는 동네까지 운전해 나왔다.
우리 호텔에서는 프리웨이로 한 40분 정도.
수많은 식당 리뷰를 보고 또 보고 골라서 갔다.
반찬! 신난다. 반찬만 봐도 신나는 상황.
육개장은 맛있었는데 제육볶음이 실패였다. 고기를 잘못 재놓은건지.. 무슨 일이 난건지...
비빔밥 용도 아니고 완전 조각이 나서 젓가락보다는 숟가락을 써야하는게 나을판;
한두점 뒤적거리다가 너무 불만족스러워서 직원분을 불렀다.
첫번째 직원분은 고기가 안좋은게 아니고 주방에서 조리할 때 가위로 아작을 낸거니까 새로 해준다고 갖고 가시더니
다른 분이 다시 음식을 갖고 오셔서는 고기가 원래 그런거라 다시 해줘도 소용 없으니
그냥 먹던지 다른걸 주문하라면서 다시 접시를 테이블에 두고 갔다. 뭐지?
음식 나온것도 맘에 안드는데 자꾸 말이 바뀌는것도 싫고. 그냥 다른걸로 주문해서 먹겠다고 하고 제육은 리턴했다.
동생이 왜..그냥 먹지.. 이랬는데 아무래도 느낌이 너무 찝찝해서 먹고 싶지 않았다.
젊은 여자애들 둘이라 그냥 먹고 넘어가려나 싶었나.
더 짜증나는건 옆에 앉아있던 나이 많으신 할머니가 손자/손녀처럼 보이는 아이들한테
내가 한 행동에 대해서 잘못됐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있었다, "무슨 어린애들이 뭘 안다고~" 이러면서.
..? 저기요.. 아닌건 아닌거고 나이와 성별 상관없이 내가 제돈 주고 다 먹는데
제대로 나오지 않은 음식에 대해 컴플레인을 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 아니다.
물론 제대로 나온 음식을 갖고도 지랄하는 케이스들도 있지만.
할머니가 말하는데 1도 안듣고 지 핸드폰 게임이나 삐용삐용 하고 있는 애들을 보면서
저희 나이 신경쓰시기 전에 본인 아이들 매너나 먼저 챙기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고기 종류가 먹고 싶었기 때문에 그나마 리뷰가 괜찮다는 보쌈을 시켰다.
컴플레인을 해서 그런건지 이거는 제대로 나온건지.. 보쌈은 나쁘지 않았다.
너무 늦게나와서 제대로 먹지는 못한게 아쉬웠다.
기대를 너무 많이 했었나 이래저래 아쉬운 식사때문에
동생은 디저트를 맛있게 먹어야겠다며 근처 카페에 들어가서 와플을 시켰다.
다른것도 시킬까? 하며 고민하던데 내가 단걸 안좋아해서 그냥 본인 먹을 와플만 하나 시키기로.
동생 피셜 와플은 맛있었다고 한다.
옆에있던 베이커리에 가서 밀크티를 시켰는데.. 중국계 베이커리에서 밀크티가 이렇게 맛없을 수도 있구나.
쩐쭈(보바)까지 불어터져서 정말 최악이었다. 충격적이었다. 아 왠지 조지아 점점 실망이야. ㅠㅠ
가게도 너무 시끄러워서 앉아서 볼일 보려고 했는데 그냥 나왔다.
이 멀리 까지 나온 목적은 2가지 였는데 육개장이랑 한국식 치킨.
치킨을 저녁에 먹어야하니 오후에 시간도 때울겸, 동생이 찾는 신발이 있는지 확인도 할 겸 근처 쇼핑몰에 갔다.
신나게 쇼핑몰을 돌아다녔으나 아쉽게도 맘에 드는 물건은 찾을 수 없었다.
그래도 치킨을 먹게 되었으니 신나서 한인타운 쪽으로 리턴.
투고 픽업왔어요 ^^.. 둘다 올만에 매우 신났음.
동생이 디저트로 떡이랑 바클라바도 먹고 싶다고 해서 두군데 더 들리고..
야채랑 마실 것도 필요하니까 호텔로 돌아오면서 마켓에 들려 콜슬러랑 애플사이더를 사왔다. 히히.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건 먹을 준비. 얼음 챙겨와서 맥주 칠링하고,
콜슬로는 잘못골라서... 나만 먹었다.
동생은 지가 골라놓고.. 맛없다고.. 이자식이..
아름답다. 흐뭇.
치킨에는 격투기지.
치맥~
열쉬미 치킨을 먹는데 다리가 하나 없네. 아니 왜 치킨 다리가 하나가 없지.. 치킨 다리 하나 어디갔나요.
그래도 제대로 된 한국식 치킨이라 맛있게 먹었다.
후식으로 바클라바.
조지아에 왔으니 안먹어볼 수 없는 복숭아!
맛있는 복숭아였다.
조지아를 떠나기 전에 근처에 있는 farmers market에 들리기로 했다.
커피 마시러 (급하게 화장실 가야해서) 들린 버거킹.
이야.. 이거는 커피에 시럽이랑 우유를 넣은게 아니고
우유에 설탕을 때려붓고 커피향을 칰칰 뿌린 맛이야.
farmers market은 큰 공원에서 열렸다.
날씨 좋고 공기 좋고. 구경할 것도 나름 많고.
멍멍이들이랑 같이 나온 사람들이 많아서 귀여운 애들 보는 재미도 있었다.
아침 겸 점심으로 먹은 크레이프.
동생은 이런건 달게 먹어야 한다고 해서 달달한 것.
나는 계란이랑 치즈, 초리조 (소세지 종류)가 들어간 아침 용.
맛있길래 사갈까 했는데 아이스박스도 없고..
날씨도 너무 더워서 가다 상할까봐 패스.
프리웨이를 타기 전 개스스테이션에서 산 젤리와 함께 버지니아로 출발.
버지니아에 도착하기 전 들린 파네라.
대학원 다니면서 진짜 엄청 먹어서 한동안 안먹고 싶었는데 ㅎㅎ
그래도 이래저래 나름 괜찮은 체인점이다. 패스트푸드보다는.. 응.. 비교할 수 없지.
샐러드랑 수프를 먹고 동생은 당+카페인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슨 모카 블랜디드 비슷한 걸 주문했다.
이야..달다 달어..
어찌어찌하다가 간신히 호텔에 도착했는데, 망할 GPS에 잘못된 지점을 찍고 갔다.
이때 둘다 피곤해서 그랬는지 또 분위기가 안좋았는데
체크인하려니까 여기가 아니고 다른 동네에 있는 호텔이에요, 이래서 둘다 진짜 빵 터질뻔.
-내가 GPS에 제대로 검색하라고 했잖아
-니가 했던걸로 한거잖아
투닥투닥 둘다 컨디션 안좋은날은 싸움이 끝이 없다. 싸우면서 간신히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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