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저녁 배터지게 먹고 조식부페까지 신나게 먹고 나서
2024.01.26 - [Travel Log/Asia] - 베트남 푸꾸옥 여행 #2
잠깐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보니 어느새 아쿠아피트니스 하러 갈 시간.
11:30 수업인가 그래서 나는 안했다. 물 + 햇빛 = 새까맣게 탈거야.
엄마가 수업하는 동안 나는 급하게 처리해야할 서류를 보기로 하고 둘 다 준비했다.
노트북이랑 잡다한걸 챙겨서 수영장으로 나왔다.
아까 강사분이 수영장에서 놀고 있던 사람들한테 다 홍보 중이었다. 같이해~ 같이해~
다행히 여러명이 오케이해서 아줌마들 5-6명이 같이 하게 되었다.
나는 재밌겠네~ 하면서 쳐다보다가 서류처리해야되서 후다닥 노트북 켜고 일했디.
수업은 생각보다 재밌어 보였고 엄마도 즐겁게 하셔서 나도 기분 좋았다.
중간에 아줌마 한분 비키니 탑이 위로 훌렁 벗겨지는 해프닝까지 있어서
아줌마들 전부 웃느라 정신이 없으셨다.
수업끝나고 풀사이드바에서 칵테일을 드셨고 나는 서류를 마무리했다.
- 몇시야?
- 응 점심 먹을 시간이야
- 넌 또 먹고 싶어?
- 응.. (당연한거 아닙니까?)
우선 엄마는 씻어야하니 방에 다시 들어왔고 나는 점심에 뭐 먹을까 고민했다.
아침을 너무 잘먹어서 배가 안고프다고 점심은 스킵하자고 하셨다.
- 그럼 나만 먹고 올까?
- 너도 먹지마
너무한거 아니냐 진짜..
- 이러다가 이따가 배고프면 어떡해? 굶어?
- 응 굶어. 너 갑자기 너무 먹어서 살쪗어.
쒸익..
이런데 와서 굶은거면 뭐하러 all inclusive를 하냐고.
설득왕 모드로 들어가서 굶으면 안좋다, 이러고 배고파서 군것질하면 그게 그거다,
돈 다 미리 낸건데 아깝지 않냐 등등 한참을 얘기하다가 그럼 한 2시쯤 가서 메뉴 한개시켜서 나눠먹자고 극적 합의 봤다.
돈도 다 낸건데.. 먹는게 뭐 이렇게 힘들어... 흑흑
50분부터 1분,2분 세고 있다가 2시 땡 하자마자 가자고 보챘다.
어제 저녁먹은 식당. 메뉴를 다른거를 먹어보기로.
엄마는 레드,
나는 스파클링을 시켰는데 그냥 화이트가 나왔다.
같이 나눠먹을 메뉴는 고베비프볼로네. 신기하게 이거는 또 어제보다 적은 양이 나옴.
주방 셰프님이 다른 분이신가보다. 와인도 나쁘지 않고 파스타도 제대로 삶아져서 좋았다.
디저트로는 베일리스로 만든 아이스크림.
처음에는 내가 못알아들어서 무슨 아이스크림이요..? 이랬는데 먹어보니 딱 베일리스 맛이었다.
적당히 달달 씁쓸해서 엄마랑 나랑 둘다 맛있게 먹었다.
오후에는 해가 너무 뜨거워서 밖을 돌아다니기는 무리다.
방에 들어와서 엄마는 드라마를 보면서 어제 아침시장에서 사왔던 과일을 드셨고
나는 밀린 일기를 쓰고 여행 경비를 정리했다.
어우 이동네 망고스틴 퀄리티 bbb
처음 먹어보신다는 망고스틴을 매우 좋아하셔서 열심히 까서 대령했다.
과일까지 잘 먹고 둘다 낮잠을 잤다 쿨쿨.
실컷 자다가 앗차하고 둘이 일어나서 커튼을 촤라락 열었을때 이미 해는 없었다.
너무 오래 잤구먼.. 이런.
그래도 아쉬우니 밖으로 나갔다. 비가 올것처럼 공기가 축축했다.
야시장 가야되는데 비 오면 안되는뎅. 걱정되네.
잠시 밤바다를 구경하다 방으로 돌아가 야시장에 갈 준비를 했다.
엄마는 추울 것 같다면서 긴팔을 챙기셨다. 나가자마자 덥다고 벗었지만.
호텔 로비에서 야시장까지 셔틀을 제공한다.
6시반, 8시 인가? 두타임 있었는데 우리는 6시반 출발로 예약했다. 야시장 다녀와서 저녁먹어야지 히히.
시간이 살짝 남아서 앉아서 기다리다가 엄마랑 같이 사진을 찍기로 하고 옆에 앉아 계시던 아주머니께 여쭤봤다.
- 익스큐즈미. 사진 좀..
- 노 픽쳐. 찍지마.
예?
나 오늘 당황 많이 하네..
아니요. 아주머니 사진 말고.. 너무 정색을 하셔서 진짜 당황했다.
저희 찍어주세요 하고 핸드폰으로 엄마랑 나 두명을 가르켯더니 그제서야 알아들었다는 표정으로 대답을 하셨다.
아주머니도 빵터지고 나도 뻥터졌다. 나 너무 당황했자나... 혹시 내가 모르는 유명인이었나.
어떻게 하는건지 모르실까봐 중간에 동그란걸 누르시면 되요 했는데 정말 모르셨는지..
이 사진을 찍어주셨다.
음. 다좋은데 저희가 없네요.. ^^..
확인하고 다시 부탁했다. 한번만 더 찍어주세요.
사람이 꽤 많아서 다 탈 수 있는건가? 싶었는데 셔틀 2대에 어찌어찌 옹기종기 쑤셔들어가서 탔다.
호텔에서 야시장 입구까지 한 20분 정도 걸렸다. 야시장 가기 전 중간중간에 멈춰서 더 걸린듯!
동남아에서 야시장에 가본 사람이라면 크게 놀라지 않을 정도의 시장이었다.
그렇다고 한다.
엄마는 처음이라 두근두근 신나하셨다. 뭐 살까? 뭐 먹어볼까?, 라고는 했지만
탈이 잘나는 엄마는 길거리에서 파는 건 1도 먹지 못한다.
괜찮을 수도 있지만 혹시나 하다 역시나 하면 큰일나니까. 이런데서 잘못먹으면 훅가요..
나중에 알고보니 현금을 하나도 안들고 나와서 뭐 먹고 싶었어도 못먹었을듯.
불행인지 다행인지 사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없었다.
이게 뭘까 엄마랑 고민고민하다 물어봤더니
야자수열매였다! 신기해.
야자수나무를 그렇게 많이 봤는데 열매는 본적이 없는 것 같네.
진짜인지 가짜인지 신기했다.
한바퀴 걷고 나니 어느새 돌아갈 시간.
내려줬던 장소에 다시 돌아가서 셔틀을 탔다.
돌아가는 시간 옵션도 2개였는데 우리가 이른걸 타서 그런지 널널했다.
엄마랑 나, 일본인 부부 커플, 호주 커플 그리고 스웨덴 커플.
호주 아저씨랑 스웨덴 아저씨가 여행 다니던 얘기를 하시더니
미국 애들이 이래서 별로잖아~ 근데 너네도 별로 잖아~ 하면서 세계 3차 대전을 시작하셨다.
나중에 일본인 아저씨가 대화에 참여하셔서 나두 LA에서 몇년 살았었어~
하면서 다같이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은 수영장 쪽에 있는 펍에서 먹기로.
낮에는 너무 더워서 못왔는데 바람이 살살 불어서 좋았다.
근데 생각 못한 모기가 많네. 어이쿠.
공홈에서 예약해서 받은 바우처를 여기서 다 써버려야지~ 하고 프리미엄 칵테일을 시키고
엄마는 시원한 생맥이 드시고 싶다 하셔서 로컬 생맥을 시켜봤다.
맥주가..
미쳤다..
순식간에 해치우시고 한잔 더 시켰다.
진짜 왠만한 유럽, 미국 맥주보다 훨씬 맛있었다.
그치만 1등은 체코 흑맥주다.
저녁 겸 안주로는 pork chop.
월남 폭챱 기대하고 시킨건데 돈까스가 나와버렸다. 흑흑 ㅠㅠ
이동네 오징어가 맛있다고 해서 칼라마리.
전에 하노이에서 먹었던 피자가 너무 기억에 남아서 피자도 하나 시키기로 했다.
뭐가 좋을지 직원분한테 물어봤는데 대화가 잘 안돼.
- 이 피자는 뭐가 올라가요?
- 케챱. 마요네즈. 치즈
-.. ? 케챱이랑 마요네즈요?
- 예스예스. 케챱.마요네즈. 치즈.
- ...?
그냥 안전하게 마게리타로 시켰다.
안전하지 않았다.
칵테일은 passion fruit으로 만든거였는데
너어무 쎄서스프라이트이랑 레몬즙을 따로 시켜서 두잔으로 만들었다.
바텐더랑 얘기하는데 핵인싸st. 이셨다. 능글능글 눈웃음이 엄청난 분. 조금 친해졌다고 엄청 잘챙겨주심.
밥먹는데 우리 테이블까지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수다를 떨다가 사진을 부탁했다.
피자는 너무 맛이 없어서 위에 치즈만 건져 먹었다.. 빵이 도대체 무슨 빵인지.
엄마는 많이 안먹을거라 디저트 주문하지 말라고 했는데
메뉴 보고 내가 그냥 주문했다.
디저트로는 리코타 치즈로 만든 치즈케이크랑
여기서 만들었다는 코코넛 초콜릿. 정말 맛있었다.
엄마가 치즈케익이 정말 마음에 드셨는지 내일 아침도 여기 와서 먹자고 하셨다.
- 돌아가기 전에 이 치즈케익을 한번 더 먹어야겠다!
- 오케이!
시키길 잘했어. 나 자신 칭찬해.
디저트가 나올 때 쯤 구름이 뭉게뭉게 꾸릉꾸릉하더니 다 먹었을 때쯤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결국 비가 오는구만. 내일 비행기 떠야되는데 괜찮으려나.
디저트까지 맛있게 먹고 내일을 걱정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
여행의 마지막 날.
밤새 천둥 번개에 비가 쾅쾅 내리더니 아침에는 잠시 쉬어 가나보다.
우리는 점심이 조금 지난 시간 비행기라 아침을 먹고 호텔에서 제공하는 셔틀을 타고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아직 조금 이른 시간이라 마지막으로 바다를 보기로 했다.
가기전에 맥주 한잔. 꿀꺽 꿀꺽.
먹구름이 잔뜩 끼고 바람이 꽤 세게 불었다.
제발 비행기 딜레이 안되게 해주세요.
우리 비행기 뜨고 나서 비 오게 해주세요. 라고 생각하자마자
비가 투두둑 떨어졌다. 산책은 여기까지.
아침먹으러 뷔페로 갔다. 어제 저녁을 먹었던 곳에 가려고 했는데
빗줄기가 꽤 강하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밖에서 먹는건 좀 아닌듯해서
아쉽지만 그냥 뷔페에서 먹고 돌아가기로. 어제 먹었던 치즈케잌이 많이 아쉽다 쩝.
최대한 어제 아침에 안먹었던 메뉴로 골라봤다.
바로 구웠으면 더 맛있엇을 와플. 생크림이 진짜 맛있더라.
여기 크림 진짜 맛있어요!!
엄마는 한입 드시더니 눈이 똥그래져서 커피에 올려 드셨다. 꿀맛.
어제 없었던 반쎄오.
또 먹어도 맛있는 면 요리.
포 가 (chicken pho)
고수 라임 팍팍 넣어서 먹었다.
과일에 망고가 나와서 열심히 먹었다.
passion fruit은 맛이 너무 강해. 요거트 같은거에 얹어 먹는게 제일 맛있는 듯 하다.
방에 돌아와서 체크아웃 시간까지 뒹굴뒹굴 거렸다. 놓고 가는거 없는지 짐 정리를 하고
엄마랑 수다를 떨다가 도대체 우리가 먹은게 얼마 정도 될까 하는 궁금증에 룸서비스 메뉴를 봤다.
나중에 계산 해봤는데 지불한 금액의 75% 정도를 음식으로 먹었다 (..)
물론 호텔 가격이라 뻥튀기가 된 금액이었지만.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서 로비로 내려가 남은 voucher를 썼다.
로비에 있는 카페에서 베이커리 종류로 탈탈 털어옴.
호텔에서 공항은 15분 정도 걸렸다. 도착하자마자 2번째 줄로 바꿔달라고 했는데
귀찮게 왔다리 갔다리, 간신히 바꿨다. 제발 사람이 없기를.
올 때처럼 제정신 아닌 가족들이 타지 않기를. 그리 바랬건만.
바로 뒷자석에 앉은 사람들은 승무원이 앉으라고 해도 내가 서서 놀겠다는데 니네가 뭐래, 이런 식이었고.
애기들은 노는데 많이 힘들었는지 비행 내내 짜증, 폭풍 울음이었다.
5시간이 50시간 같이 느껴지는 비행이었다.
드라마에서나 봤던 강남 st 부모들이 자기 애들이 멋대로 하는거에 대해
전혀 관리를 하지 않아 너무너무 피곤했고 승무원들도 계속 지적하는데에 지쳐갔는지
가면 갈수록 짜증을 숨기지 못해서 다른 사람들까지 피곤하게 됐다. 다시는 타고 싶지 않은 비행편.
섬은 너무 너무 좋은데 가능하면 다른 비행기를 추천하고 싶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엄마가 타자마자 기절하셔서 크게 힘들어하지 않았다는 점.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늦은 밤이었다.
어린 부부 중 남편처럼 보이는 사람이 카트를 밀고 가다가
엄마를 치고는 미안하다는 소리도 안하고 뻘쭘 쳐다보다가 그냥 가길래 거기다 대고
사람을 쳤으면 미안하다고는 해야죠? 라고 했더니 가다 말고 쳐다보더라. 뭘봐요. 사과나 하라고..
그래도 집까지 무사히 돌아왔고 둘다 피곤에 쩔어서 기절하며 이 여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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