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대학원 생활 #3

Dulcet. 2024. 1. 8. 11:28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생활비나 벌어 볼까 하고 인사과 알바를 시작했다.

내가 인사과 알바를 좋아한 이유는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던 것도 있지만

내 매니저가 너무너무 착한 분이었기 때문이다. 정말정말 좋은 사람이었고 나에게 너무 잘해줬다. 
간식을 항상 챙겨다녔는데 나중에는 나한테도 먹으라고 하나씩 줬다. 

 

 

 

 

 

 

어디서 넘나 귀여운 팬더 초콜렛을 구해와서 주셨다.
우리는 먹방동지가 되어 내가 점심시간에 일할 때면 항상 서로 집에서 만든 요리를 갖고 와서 나눠먹었다. 
매니저는 필리핀 음식 나는 한국이나 미국 음식. 나중에는 인사과 직원들이랑 우리끼리 팟럭도 했다. 핳핳.

먹는거에 진심인 내가 하자고 했다. 핳핳.


 

 

 

 

 

논문쓰다가 돌아버릴거 같아서 친구들이랑 볼링 치러 간날. 

난 배고파 쓰러질 거 같은데 애들이 너무 진심이라 밥 먹으러 갈 생각을 안해서 그냥 볼링장에서 시켜먹었다. 

 

 

 

 

 

 

 

가장 무난한 치즈버거랑 감튀. 

감튀는 순식간에 털렸다. 

 

 

 

 

 

 

 

아침인데 달달하게 먹고 싶어서 한껏 욕심부린 펜케이크. 

 

 

 

 

 




학회 날짜가 점점 다가오면서 애들이 다들 엄청 신경질적이었다. 
교수님들도 첫학기에는 약간 방치 상태더니 어느 순간부터 미친듯이 지켜보기 시작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수업끝나고 학회미팅을 하다가 다들 지쳐서 맥주를 마시러 왔다. 
이놈의 맥주때문에 뱃살만 엄청 늘었다. 좋아하지도 않는대! 

학회 열리기 몇일 전,  정말 그지같은 폭탄이 터졌다. 
"Day of" 팀은 학회날에 일어나는 잡다한 행정업무를 맡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거의 일년동안 한게 없었다. 
몇일전부터 슬금슬금 준비를 하기 시작한 이 팀은 이름표와 웰컴선물 등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결론적으로 안했다. 
회의 때마다 "잘하고있니..?" 하고 물어보면 "ㅇㅇ 노플라블럼" 이러길래 괜찮겠지 했는데
실제로 첵업에 들어가자 온갖 핑계를 다 대면서 우리끼리 감당이 안되니
다른팀을 불러서 같이 도와줘야 될 것 같단다. 

 

 

 

 

 

 

 


뭐 어떡해요. 
무임승차하는 놈들있으면 나머지가 오버타임 뛰는건 당연한 것. 
결국 다른 팀장들 몇명 더 불러서 간신히 처리했다. 
한명은 이름표랑 필요한 준비물 사러 돌아다니고 한명은 가방을 준비하고
나랑 부회장은 프린트샵에 가서 이름표 준비하고...

 

 

 

 

 

 

그리고 나는 동시에 다음날 아침까지 내야되는 논문을 썼다.

D-1

리셉션에 필요한 음식들을 사러 코스코에 갔다. 

 

 

 

 

 

 

 


아침에 간단한 먹을거리와 중간에 간식, 저녁에는 캐더링까지 준비해야되서 팀이 고생 좀 했다. 
필요한 곳에 테이블 셋업 확인하고 학교랑 얘기를 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를 오픈하고 
주차장 준비와 학교 게스트 용 호텔 잡기. 각 발표자 방 정리와 필요한 시스템 준비 등. 
정말 할게 많았다. 

밤새 걱정을 했더니 잠을 제대로 못자고 아침 7시부터 학교에 나왔다. 
나만 못잔건 아닌지 애들이 다 초췌해 보였다. 
오픈하기 전 다들 수고 많았다고 너무 고마웠다고 오늘 하루만 잘 버텨달라고 부탁하고 학회를 시작했다. 

 

 

 

 

 

 



커피를 내리고 주스랑 티를 준비하고 어제 사온 머핀이랑 크로와상도 꺼내고
과일을 씻어 오고 아침부터 사방팔방 돌아다니고 오프닝 준비로 정신이 없는데

교수님들이 오시더니 이따가 오프닝멘트 준비됬니 하고 물어보셨다. 

 

 

 

 



-.. 네? 
- 별거아니고 그냥 손님들한테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이 학회가 뭔지 대충 설며핮디페2#*%@)#) (안들림)
.. 이런 말 없었짢아요.. 
급하게 멘트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처음 발표가 시작할 시간이 다 되가서 등록한 사람들이 다 오진 않았지만 우선 오프닝이 진행됐다. 
긴장해서 초반에 버벅거리다가 나중에는 잘 마무리 했다. (이불킼..)

 

중간중간 나에게 시련을 준 사건들이 터졌지만 그래도 잘 넘겼다.
길고 길었던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갔고 우리는 목표를 달성했고 
지도교수님들 중 가장 관심을 안보이셨던 분은 여태까지 열린 것 중 가장 좋은 리셉션이라면서
음식을 마구마구 드시더니 나중에는 우리 쫑파티까지 같이 계시면서 술에 취해 집에 가셨다..

 

 

 

 

 

 


끝났다. 드디어 이 웬수같던 학회가 끝났어!
쫑파티에서 애들이 리셉션에 사용되고 남은 술들을 거덜내기 시작했고
청소까지 끝내야 했기때문에 대충 치우고 동네 펍으로 갔다. 
아, 감투쓰고 싶어서 선택 한번 잘못했다가 일년 내내 시달렸구나. 
애들이 다들 너네랑 함께해서 좋았는데 이 짓은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얘드라!!



 

 

 


비타민 보충







비타민을 핑계로 한 당 보충.

사실 몸에 그닥 좋을 것 같지는 않은데 맛있어서 흐리눈하고 먹는다.

 

 

 

 

 

 

땡스기빙에 얻어먹은 저녁. 

터키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친구가 지나가다 봤다는 땐스 장..?  
이것은 클럽도 펍도 아니다. 우리끼리 낄낄 거리면서 신나게 놀았다. 웃다 쓰러질 뻔.
어떤 사람들은 훌라후프를 들고와서 리듬에 맞춰 뛰어넘고 있었고
어떤 분은 요가를 하는건지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구석에서 탱고를 추고 있었다.
얘들아 가자고 했는데 끌려들어가서 정신을 놓고 그냥 막춤을 추었다. 
정말 매우 충격적이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공부의 참된 뜻을 여기서 배우다.

이제 정말 졸업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근데 패스를 해야 졸업을 하지.. 지도교수님들의 피드백만 하염없이 기다렸다.

 

 

 

 

 

 

나도 지쳐있었지만 동기들도 다들 얼굴은 상태가 안좋다. 

눈이 퀭한게 매우 안괜찮아보인다. 쟤네 괜찮은건가..? 

 

 

 

 

 

 

 

 

지도교수님 두분이 피드백을 주시다보니 논문 콸리티는 정말 좋아져가는데
교수님들께서 원하시는 수준의 무언가는 도대체 언제쯤 나올지 감도 안잡혔다.
그냥 무슨 주문을 외우면 뿅! 하고 나올..리가 없다.

내 지도교수님 두분이 내가 학교에서 제일 좋아하는 교수님이라 정말 열심히 썼다. 


석사 논문 쓰다가 현생을 포기할거 같은데 박사 논문 쓰시는 분들은 정말 얼마나 힘들지 상상도 못하겠다.  
통과하던 못하던 우선 뭐든 내야하니까 다들 손목이 노트북 자판에 붙어있는 것 같은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 갑자기 불시 중간점검?이 있었는데 지도 교수님들이 학생들을 잘라내기 시작하셨다. 

잘렸다 함은 교수님들께서 졸업을 안시켜주겟다고 통보를 내리셨다. 
그것도 이메일로.. 갑자기 친구랑 저녁먹는데 친구가 울기 시작했다. 
좀 잔인한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직접 만나서 제대로 설명을 해주고 얘기해주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그렇게 폭풍같은 중간점검이 지나가고 남은 학생들은 발표회도 준비해야하기때문에 더더욱 정신이 없었다. 

 

여전히 논문을 쓰며 도서관에 짱 박혀있는데 친구가 문자를 보냈다. 
자기 멍멍이 산책 대리고 캠퍼스 근처로 온다고 한다. eta 5 min. 가잣!

자기 주인이랑 똑같은 알러지를 갖고 잇다. 신기.. 멍멍이 테러피로는 부족하다.
이 공허함과 슬픔을 채워줄 무언가를 찾아야겠다. 


 




먹으러 가자. 고기..고기를 먹어야겠다!!  
친한 친구랑 수업이 끝나자마자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
이 친구는 입맛이 잘 맞고 말도 잘통해서 마지막 학기에는 거의 붙어다녔다.
둘다 걷는 걸 좋아하고 수영도 좋아해서 (심지어 life guard 출신!)
그지같은 실습 수업 > 걸어서 짐 가기> 런닝머신 + 수영> 저녁먹기
우리의 루틴이자 우리만의 정신적 테러피의 동반자였다.
수영이라고 쓰고 몸에 튜브 끼우고 슬슬 돌아다니면서 수업에서 나왔던 내용,
갑질의 끝을 보여주는 교수님, 우리 동기중의 돌아이같은 애 이야기 등 이런저런 많은 얘기를 했다.
졸업 하자마자 친구는 도쿄로 취직을 해서 자주 못보게 되었다.  

 

스테이크를 먹으러가서 고기를 먹는데 술 한잔 안하는건 매너가 아니라고 
평소에 술을 잘 먹지 않는 친구도 한잔 씩 시켰다. 
그냥 그렇던 식전빵. 버터가 맛있었다. 버터를 먹기 위해 거드는 빵. 
소주로 마가리타를 만든다길래 오랜만의 소주를 먹을까 하고 시켰는데 맛이 묘했다.
다음에는 그냥 와인을 먹는걸로.  사진이 없다.

 

 

 

 

 




애피타이저는 클램차우더. 맛있었다.

조개 종류 다 좋아한다.

 

 

 

 

 



이게 무슨 부위였더라. 스테이크는 미디엄레어로 괜찮았다. 
갈릭 매쉬포테이토도 맛잇었다. 







피날레로 디저트는 퐁당쇼콜라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칼로리가 폭발하긴했지만 정말 오랫만에 제대로 된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더니 
다시 제대로 된 사회로 돌아간 느낌도 들고 엄청나게 단 디저트를 먹었더니 기분도 좋아졌다. 


기분내서 스테이크를 먹고 오늘은 쉬어야겠다고 
도서관을 스킵했다. 꺄! 도서관 땡땡이.
도서관에 안가고 집에 가는 걸로 신나하다니 완전 널드들이었다.

그와중에 친구들한테 문자왔다. 왜 도서관에 안보이냐고. 


-우리는 오늘은 쉬기로 했어
-헐..
- 예아. 댓츠롸잇.

 

 

 

 



인사과 직원분이 만들어주신 홈메이드 캬라멜 팝콘. 존맛탱.




 



벌써 크리스마스 준비 중.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맨날 앉아서 노트북만 뚜들겼더니 어깨가 빠질 것 같다고 했던 나한테 친구가 폼롤러에서 구르라면서 줬다. 

 

 

 

 

 

 

 

 

친구 집에 모여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 
친구가 만들어 놓은 뱅쇼. 

 

 

 

 

 

 

 

다들 하나씩 갖고 온 디저트들. 즐거운 시간이었다. 

 

방학? 그런거 없다. 논문을 씁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학기 내내 몇번씩 고치면서 써서 그런가 다행히 좋은 결과로 패스 했다고 메일을 받았다. 나 졸업한다!!!! 
이 메일 하나를 받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던가. 뭔가 시원섭섭했다.


 

 

 



발표회인지 전시회인지 뭔지 모를 이것이 끝나고 
졸업가능하다는 메일을 받은 친구들끼리 소소한 축하겸 오후부터 맥주를 마시러 왔다. 
그치만 한시간 뒤에 실습 수업에 가야했기 때문에 파티는 오래가지 못했다. 
어이없는 실습 수업 성적 때문에 다들 막판 스트레스가 만땅이었다. 
다 끝났는데! 왜 자기 혼자서 끝까지! 심지어 아직 결과도 안나왔다.
이러다가 졸업식 전날 통과 못했다는 메일을 받는거는 아닌가 다들 덜덜 떨고 있었다. 
친구랑 둘이서 설마 이것때문에 졸업 못하겠냐고 걱정하지 말자고 했다. 

-에이 그냥 늦어지는거겠지. 이 교수님 피드백 맨날 늦잖아
- 그래도 걱정되는데
- 우리 전에 이 수업 패스 못한 학생있대?
- 있대


 

 

?!!! 시부럴


아니 도대체 왜 이 수업에서 통과를 못했지.
담당 교수는 누구였길래 실습을 통과 안시켜주는거야.
(우리 담당 교수였다)
 
이 수업의 가장 짜증나는 점은 내가 실습하러 간 학교에서 열심히 해도 
우리 교수가 맘에 안든다고하면 통과를 못한다는 점이다. 
그 학교 선생님들이 나를 인정하고 이뻐한다고해도 소용이 없다. 
거기다 실습 외에 온갖 잡것들도 할게 엄청 많았다. 끝없는 잡무.
이것저것 다 시키는 수업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얼마나 효과적인 수업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지막 메일이 왔다. 

패스.

 

 

 

 

 

설마 패스를 못할거라고는 생각안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라는게 있으니 
마음속으로 살짝 쫄았었나보다. 메일이 오자마자 길에 서서 친구랑 방방뛰면서 소리를 질렀다. 

아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려 온 졸업이라니, 너무 신나서 잠도 제대로 못잤다. 
그리고 나는 졸업식 다음날 방을 뺄 예정이었기 때문에 마지막 수업의 패스가 떨어지자마자 
열심히 짐부터 싸기 시작했다. 물론 중간중간 사방에서 터지는 파티에 들리기도 했다. 
인사는 해야지요 ㅎㅎ. 

 졸업캡을 어떻게 해야하나 하다가 머리삔을 한 10개정도 꼽아서 완전 뒤쪽으로 썼다. 
정수리에 눌러쓰면 못볼꼴이 나와서 어쩔 수 없니 내 두피를 희생했다. 
몇시간만 버텨줘 두피야. 

졸업식이 끝나고 가족들이랑 만낫다. 
바쁜 걸 알아서 굳이 안와도 된다고 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꼭 가야지라고 해준 가족들한테 너무 고마웠다. 
평소에 감정을 좀 죽이고 사는 편이라 그런가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혼자 떨어져잇으면서 나름 힘들었었는지 졸업식 끝나고 보는 순간 좀 뭉클했다. 
다들 자기 가족들이랑 모여서 있는데 나혼자 뻘쭘히 있었으면 정말 쓸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정말 끝났다는 허무함과 성취감, 혼자 아둥바둥 버티고 있던 곳에 내 편이 와줬다는 고마움과 미안함
 돌아가는구나, 졸업하고 뭘하지..? 라는 막연함과 내일 이삿짐을 날라야하는데 라는 현실걱정
모든게 뒤섞인 오후였다. 

리셉션이 끝나고 나는 집으로 돌아가 남은 짐을 챙기기 시작했고, 
가족들이 저녁에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자고 해서 나왔다. 
가난한 대학원생이 이 동네 근사한 레스토랑이 뭐가 있는지 알리가 없으니
yelp에 의존해서 그냥 괜찮아 보이는 곳 한군데를 골라서 왔다. 

예약을 하고 왔는데도 좀 기다려야 했다. 레스토랑은 꽉꽉 차있었다. 
테이블이 꽤 다닥다닥 있어서 좀 좁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걸 싫어하는 사람은 다른곳에 가는게 나을지도. 
로컬 와인을 한병 시키고 스테이크에 랍스터테일까지 추가해줬다. 내 한달 식비를 한접시에 먹는 느낌이군. 


 

 

 

 

 


랍스터테일이랑 Filet mignon 


 

 

 



무슨 생선 요리였는데 그냥 그랬다. 
 파스타도 시키고 샐러드도 하나 큰거 시켜서 나눠먹었는데 가격대비 그냥 그랬다. 
분명 이 정도 가격에 훨씬 더 잘하는 식당이 있을 것이다. 
그치만 졸업을 축하해주려고 여기까지 와주고 맛있는 거를 사주신다고 

일부러 찾아서 대리고 온것도 다 너무너무 고마웟기 때문에 하나도 안남기고 열심히 먹었다. 

와인도 다 마셨다! 와인은 맛있었숨니다. 

저녁을 먹고 가족들은 호텔로 돌아가고 나는 방으로 가서 마지막 체크를 했다. 
두고 가는거 없겠지. 두고 가도 가질러 안와야지. 
마지막 날인데 집주인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기분나쁜 노트를 남겨놔서 
뭐 내일 눈뜨자마자 나가야겠다 하고 미리 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나중에 집주인이 메일을 보내서 그 노트는 옆방 여자애한테 쓴건데 
어쩌다보니 나까지 읽게된거라고 설명해주기는 했지만 그 당시에는 마음이 많이 상했었다.
그냥 하루만 더 기다렸다가 옆방애한테 주면 안됐던걸까. 휴. 마무리를 좋게 잘 끝내고 싶었는데.

 

마지막 체크를 끝내고 가장 친했던 친구들 몇명이서 근처 펍에 갔다. 
지금 헤어지면 언제 어디서 만나게 될 지 모른다니,
매일같이 보고 이런저런 얘기 다하면서 지내던 생활이 한순간에 사라질거라고 하니까 뭔가 시원섭섭한 감정이 들었다. 
이 학교에 와서 정말 좋은 친구들을 얻었는데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그렇게 새벽까지 와인과 이야기로 밤을 보내다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 일찍 눈뜨자마자 준비해서 나머지 짐을 옮기고
가족들이 있는 호텔로 가서 아침을 먹고 점심이 되기 전 그렇게 대학원을 떠났다. 정말 안녕! 

즐거웠고 힘들었다. 다시 만나지 말자.

 

 

 

 

'Da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먹는 일상 - March  (1) 2024.04.02
먹는 일상 - February  (2) 2024.03.20
대학원 생활 #2  (2) 2023.12.30
대학원 생활 #1  (0) 2023.12.25
먹는 일상 - 중국편 #4  (2) 2023.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