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다면 괴로웠고 즐거웠다면 즐거웠던 대학원 생활의 기록.
주로 괴로웠다. 거지같은 하우스메이트도 한 몫을 했지.
대학원은 정말 급하게 결정했엇는데 이렇게 무성의하게 해도 되는건가 싶었다.
요새는 대학나와서는 뭐가 안되더라.
나름 대학 때(는) 공부를 열쉼히 했던지라 서류넣고 얼마 안되서 합격통지를 받았다.
엄마가 그거 제대로 된 학교 맞냐고 계속 물어보셨다.
학교 건물보고 이런 잘못왔나 싶었는데 교수님들은 정말 좋으신 분들이었다.
안타깝게도 (다행히도?) 우리 졸업 이후 얼마 안있다가 유명하신분들이 다 은퇴하셨다.
우리는 골든에이지의 딱 끝판에 들어간 기수였다.
이사하자마자 배가 너무 고파서 아 내일은 장봐야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러다 학위받기 전에 굶어 죽겠군.
다음날 오리엔테이션에 갔는데 밥을주네. 좋은 곳.
대학 때 들었던 수업에서 만난 교수님이 계셨다.
- 여기서 뭐하세여
- 넌 여기서 뭐하니
대학원은 논문의 논문이다. 논문과 함께 하는 생활.
익...익스펙.. 뭐라는거야..
할 것도 많은데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학회장까지 맡게 되었다.
사실 나는 그냥 아무거나 시켜주세요라고 적어서 냈는데 지도교수님들이 부르셔서 대빵을 시키셨다.
너 잘할 거 같은데 함 해봐라, 라고 하시는데 거기다 대고
아 사실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못하겠어요 ㅎ 이럴수도 없고..
자취생은 간단한 밥이 좋습니다. 준비 조리 시간 매우 간단.
휘몰아 치는 과제들이여. 주말이고 밤이고 인생이 없다.
도서관 집 수업 도서관 집 수업
대학 때 이렇게 공부를 했으면 하버드를 갔을 텐데
그 와중에 초대받은 생일파티.
산속에서 피크닉이었다.
같은 주에 또 다른 생일파티가 있었다. 생일에 왜이렇게 많아.
사회생일고 나발이고 교수님들은 자비없이 과제를 내주셨다.
- 논문 1개만 읽어와. 수업 웹사이트에 잇어요.
- 네! 1개? 꿀이네. 읽기만 하면된다니.
다운로딩이 안끝나. 쉬펄.
교수님이 파일이 너무 큰거 아닙니까. 이걸 언제 다 읽어요.
중간 쉬는 날. 친구들끼리 모여서 해변에 갔다.
도서관에서 탈출도 하고 나름 즐거웠다.
아직 청춘..?
지나가다 얻어먹은 도넛으로 당 충전.
학기가 끝나갈 대 쯤, 과제들의 압박이 시작됐다.
왜 다 날짜가 비슷비슷하지요?
교수님들이 미팅할때 서로 날짜를 뽑기로 정해줫으면 좋겠다. 안겹치게.
저희가 수업이 여러개거든요..
스트레스로 죽어가는데 저녁 하늘이 너무 예뻤다.
논문을 열심히 읽었으면 이제 써야한다.
정말 뒤지게 까였다.
아 나 나름 글 좀 쓴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군ㅋ.
피드백이 왤케 신경질적이냐 했는데 이 교수는 가면 갈수록 심해졌다.
나중에는 오기로 영혼을 갈아넣기 시작했다. 누가 이기나 보자.
이 교수님은 잘못한거 꼬집어 낼 때는 미친듯한 피드백을 주면서 잘한거 칭찬할 때는 굿 하나 써줌.
됐어요. 쳇.
저녁. 그냥 그랬숨..
할로윈을 핑계로 한 술마시기.
대학원 - 술 = 0
애들이 정신을 놓기 시작했다.
- 우리 과제 많이 남았으니까 너무 마시지 말자
- 그래 내일을 생각하자
- 얘들아 우리 냉장고에 케이크 있다.
- 더 마셔~
티라미수 맛있다.
진짜 많이 먹은거 같은데 애들이 다 멀쩡해서 대학 때부터 간을 단련해 온건가 싶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애들이 하나 둘 씩 쓰러졋다. 안되겠다.
집주인아 쟤네 좀 재워줘. 안녕. (도망)
해장은 피자.
생일 카드를 받았다.
눈뜨니까 시험기간이었다.
왜..죠..?
간식 파티 같지만 나름 같이 모여서 공부 중이었다. 정말임.
저녁은 귀찮으니까 사먹는다. 타코.
아침도 귀찮으니 사먹는다. 베이글 샌드위치.
그 와중에 잊고 있던 호출이 왔다.
학회준비위원회 다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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