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직전까지 화가 엄청 났었는데 그래도 자고 났더니 좀 풀렸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늘은 같이 안자겠다는 엄마 때문에 다들 웃어서 좀 풀렸을지도.
나는 원래 화가나면 자버리는 타입이라 더 도움이 된 듯.
훈훈한 분위기로 일어나 다같이 조식을 먹으러 9층으로 올라갔다.
신기한게 엘리베이터가 7층까지 밖에 없어서 나머지는 걸어 올라가야한다.
나름 루프탑이라 시내를 보면서 조식을 시켰다.
다른 빌딩들 옥상에 정원이 꾸며진 걸 보고 엄마가 매우 좋아하셨다.
조식은 작은 샐러드바에 과일, 샐러드, 빵 종류가 있었고
A la carte로 하나씩 주문 할 수 있었다. 메뉴도 월남국수부터 미국식 아침까지 다양했다.
전날 굶은 것도 아닌데 엄마가 갑자기 식욕이 확 올라오셨는지 메인을 사람 수대로 3개를 주문하자고 했다.
직원분에게 주문하고 바에 가서 빵이랑 커피를 갖고 왔다.
용과는 중국에서 먹은게 제일 맛있다.
넴이 바삭바삭하니 정말 맛있었다.
우리가 주문한 팬케이크 오믈렛 그리고 옥수수밥.
담백하니 약간 약밥같은 식감인데 위에 뿌린 양파칩이 정말 맛있었다.
연유넣은 월남식 커피. 너무좋아.
커피를 좋아하시는 엄마도 와오!를 외치시며 커피 한잔을 후루룩 드시고 리필해 오라고 시켰다.
어제는 좀 정신이 없었는데 밥도 잘 먹고 과일도 먹으면서 다같이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 엄마: 이러쿵저러쿵 그래서 그게 만고의 진리야
- 동생: 음 끄덕끄덕 (망고..?)
쟤 얼굴 보니까 절대 이해 못했다.
- 나: 망고가 아니고 만고 임마. Mango 아니고.
- 동생: 내가 망고 생각하는지 어떻게 알았어? 갑자기 엄마가 왜 망고를 꺼내나 했네
-나: 니 얼굴에 망고라고 써있더라.
엄마랑 동생은 빵터져서 한참을 웃고 동생은 아직도 자기 생각을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하며 한참을 얘기했다.
나이 먹어도 니 언니 손바닥 안이다.
여유있는 아침을 즐기고 11시쯤 호텔에서 나왔다. 날씨가 추워서 옷을 사러 갔다.
어제 하루 입고 다니던 동생은 자기는 한사이즈 더 큰걸 사겠다며 다른 걸 샀다.
옷을 챙겨입고 하노이의 유명한 성당을 보러 어제 봤던 호수 옆을 지나갔다.
가는 도중 신기한 건물들도 구경하고 맘에 드는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하노이 성요셉 성당.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그런지 이런 건물이 많았다.
성당을 보고 난 후에는 하노이의 형무소인 호아 로 감옥에 갔다.
실제로 사용된 감옥인데 그대로 보존하여 이제는 박물관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감옥의 한 부분만 남겨두었지만 이 부분도 크기가 엄청 났다.
전에는 도대체 얼마나 컸을까?
자기들이 점령한 나라에 감옥을 만들고 그 나라 사람들을 집어 넣다니. 그것도 도시 한복판에.
입구에 들어가면서부터 서대문 형무소 생각이 났다.
대학생 때 보러 갔는데 처형장 안에 있는 나무는 자라지 않고 있다는 설명을 듣고 혼자 보다 무서워져 도망치듯 나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여기 감옥을 보니 그때 기억이 떠 올라 머리가 복잡했다. 왜 다른 사람들한테 이렇게 까지 해야했나.
많은 프랑스 여행객들을 보고 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일까, 어떤 역사 교육을 받았을까 궁금해졌다.
저 사람들은 독일처럼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보고 있는데 어디서 튀어나온 한국 아저씨들이 정말 개 진상짓을 시작했다.
올라가지 말라고 되어있는곳에 올라가서 화장실을 쓰는 시늉을 한다던지
만지지말라고 되어있는데 만지면서 사진을 찍으면서 떠들면서 제대로 어글리코리안 이미지를 만들었다.
한참을 시끄럽게 굴더니 또 전시되어있는 곳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으려고하길래"올라가지 말라고 되어있어요" 라고 했더니
여럿이서 나를 쳐다보다가 아무말도 안하고 나갔다. 뭐 어쩌라고. 좀 매너있게 좀 굴어라, 쯧쯧 나이 쳐먹고 진짜.
잠깐 멈추는듯 하더니 또 시작했다. 아나 진짜 저 나이처먹고 창피하지도 않나.
건드리지 말라는데 왜 전시 된걸 건드리냐, 올라가지 마라, 한국사람들 다 저런줄 알면 어떡하지, 등등
동생이랑 떠드는데그룹에서 한두명이 뒤를 휙 돌아봤다.
뭐요? 하는 표정으로 같이 쳐다봤더니 아무말도 안하고 다시 가더라.
할 말 있으면 하시라구요. 다행히 이 이후로는 보이지 않았고 시끄럽지도 않았다.
열심히 구경을 하고 났더니 이미 점심시간이 지나있었다. 다들 앙침을 너무 잘먹어서 아직 배가 안고팠나보다.
점심으로는 유명한 피자집에 가서 부라타 치즈를 올린 화덕피자를 먹기로 했다. 밥먹으러 가는 길에 나온 디저트 가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동생이 이거는 먹어야한다면서 오리지널 하나 초코 하나를 사서 같이 나눠 먹었다.
엄마가 좋아하는 화덕피자 맛집을 열심히 검색해서 갔는데 정말 맛있었다. Pizza 4ps. 피자 4조각?
웨이팅이 장난이 아니라 무조건 예약을 하고 가야한다. 문밖에 사람이 없어서 어 웨이팅 없나보다~ 했는데
오후 5-6시까지 자리가 없다고 했다. 하하. 안되겠다 하고 다른곳을 찾아보는데
직원분이 큰 테이블에 합석해도 괜찮으면 자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해서 낼름 오케이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계단 올라가는데 보이는 키친. 화덕에 구워주세요!
제일 유명한 피자를 반반으로 시키고 샐러드와 파스타를 시켰다. 맥주도 한병씩.
사이공 스페셜과 사이더. 엄마가 사이공 스페셜을 매우 마음에 들어하셨다.
입맛 까다로운 엄마랑 함꼐하는 딸들은 엄마가 맛있다고 할 때마다 매우 뿌듯하다.
샐러드는 너무 무난해서 굳이 안시켜도 된다.
피자가 정말 맛있었다.
존맛.. 피자 왤케 맛있음.
베트남 진짜 다 맛있다. 엄마도 너무너무 맛있다면서 즐겁게 드셨고 기분도 업되셔서 다들 즐거웠다.
아빠가 혼자 빠져서 아쉽겠다, 다음에는 다같이 오자 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피자를 먹었다.
마지막에 나온 조개 바질 파스타. 페스토가 맛있었다.
다음에 오게되면 그냥 시그니쳐 부라타 피자로 한판을 먹어야지.
행복한 점심을 먹고 한군데 더 보러 갔다. 이번 스탑은 문묘.
최초의 대학 같은 곳이라는데 오디오 가이드를 들어야 더 볼게 많단다. 아쉽게도 우리는 그냥 돌아다녔다.
특히나 이날 졸업 시즌이라 그런지 사진을 찍으러 온 학생들 & 가족들이 사방에 있었다.
예쁜 아오자이를 잔뜩 볼 수 있던건 좋았다.
졸업을 축하합니다!
겨울이라 그런지 해가 빨리 떨어진다.
엄마가 피곤해 하셔서 잠깐 쉬러 호텔로 돌아가고 동생이랑 나는 다시 나와서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동생이 배가 고파진다고 할 때 쯤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 동생: 엄마 저녁 먹으러 가자
- 엄마: 또먹어? 아까 점심 먹었잖아
- 동생: 아니 아깐 점심이고.. 지금은 저녁이고.. 가자
많이 피곤하면 우리 둘이서 대충 뭘 사올까 했는데 괜찮다고 하셔서 같이 나왔다.
캄보디아에서 처음 먹어본 인도카레를 또 먹자는 동생말에
엄마도 제대로 된 인도식 카레는 안먹어봐서 궁금하다고 하셔서 근처 식당을 검색해서 갔다.
조금만 시켜서 먹자해서 야채카레랑 치킨티카마살라, 밥이랑 난을 하나씩 시켰다.
치킨티카 마사랄라는 영국에 간 인도 이민자들에게서 만들어진거라던데 정말인가 궁금하다.
전에 만난 영국인 친구가 영국음식이라고 하는걸 보고 살짝 어이가 없었지만.
아쉽게도 캄보디아에서 먹었던 식당보다는 맛있지는 않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저녁까지 너무 잘 챙겨 먹었더니 다들 배가 빵빵.
소화도 할겸 시내를 슬슬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하다가 펍스트리트에서 맥주를 한병씩 마셨다.
구경도 더 했으면 좋겠지만 내일은 하롱베이 투어가 있어서 일찍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만난 구운 옥수수. 아 이런건 또 하나 먹어줘야지. 배가 빵빵해도 먹는다.
앞에서 바로 구워주신다. 달달한데 살짝 쫀득해서 맛있었다.
초당 옥수수같은데 쫀쫀한?
하루종일 정말 잘 먹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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