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글지글 끓는 해를 피해서 모자를 사러 갔다.
너무 뜨거워.
왜 캄보디아에서 사지 않았을까..? 왜 지금까지 버텼을까..
그늘이 절실했다.
어쨋든, 모자가게에 가서 이것저것 써보고 하나씩 맘에 드는 걸로 골랐다.
가격표를 보고 아줌마한테 흥정하려고 뒤를 돌아본 순간 아줌마가 "두개 합쳐서 350, take it or leave it" 이라고 하셔서
콜! 을 외치며 쿨거래를 마무리하고 나왔다.
모자 하나로 이렇게 신이 날 수 있구나.
나는 사파리 모자를 사고 동생은 분위기 있는 챙 넓은 모자를 샀다.
동생이 고른 모자가 그날의 옷이랑 너무 잘어울려서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왕궁 바로 건너편에 있던 가게였는데 종류도 많았다. 필요하시면 한번 가보시길.
에메랄드 사원을 보러 가는 길.
왕궁이랑 연결 되어있다고 했는데 우리가 길을 잘못들었는지 뭔가 빙빙 도는 느낌이었다.
너무 더워서 포기하고 왓포를 보러 가기로 했다.
선착장에 가서 배를 타야한다. 열심히 걸어가는 길에 푸드트럭이 보였다.
꼬치!
치킨이었나 돼지고기었나. 꼬치는 맛있었다. 20바트.
아름다운 꽃.
떨어져있는 꽃들 중에 가장 상태가 좋은 아이로 찾았다.
칙칙했던 사파리 모자가 순식간에 동남아 분위기 뿜뿜나는 모자로 업그레이드됐다.
선착장에 도착해서 배 티켓을 샀다. 한사람당 4바트.
혹시 몰라 동전을 뒤져 딱 맞게 준비했는데 앞에 사람은 잔돈을 받더라.
통통배보다 조금 더 큰 배를 타기 위해 다리 비슷한 걸 건너서 간다.
물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정말 길고 긴 다리가 될듯.
여기서 전통의상을 입어 볼 수 있는데 가격이 다 비슷비슷했다.
그냥 마음에 드는 의상이 있는 곳에 가면 될듯하다.
우리도 앞에 디스플레이 해둔 옷을 보고 가서 흥정해 둘이 150바트를 냈다.
근데 앞에서 봤던 옷은 낚시 용인지 같은 걸로 주세요 했는데 다른 옷이 나왔다. 뭐지..
한복 렌탈처럼 입고 돌아다닐 수는 없고 그냥 바로 앞에서 사진만 찍을 수 있다.
고르면 아줌마가 휘리리릭 옷을 입혀주신다.
나는 칼라 완전 선택 미스. 정말 안어울리는 색을 골랐다.
다행히 동생은 잘 어울렸다. 현지인수준.
서있으면 포즈를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신다.
더 놀고 싶어도 너무 더워서 오래 찍기도 힘들다.
후다닥 찍고 사원을 보고 다시 배를 타고 돌아왔다.
밥먹자. 점심 시간.
어디를 또 찾아가야하나 했는데 둘다 지쳐있는 상태라 그냥 선착장 근처에 있던 식당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갔을 때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슉 들어갔는데 그 뒤로는 줄이 생겼다.
태국식 카레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린카레.
그리고 하나 더. 무슨 바질 볶음 이었는데 생 바질이 잔뜩 들어있어서 좋았다.
그냥 들어갔는데 다 맛있었다.
밥을 잘 먹고 돌아가는 길에 봤던 버스킹. 신기한 악기가 있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마켓에서 가서 군것질 사고 선물사고 시간에 맞춰 공항에 가기.
밤비행기로 하노이로 넘어가는 일정이었다.
다음날 엄마랑 하노이에서 만나야하니 오늘 비행기를 놓치면 안됐다.
우리는 둘째치고 엄마 미아됨.
근처 마켓에 가서 군것질을 잔뜩 사고 쇼핑하느라 힘들엇으니 몰 안에 있던 맥도날드에 가서 콘파이를 한번 더 먹었다.
어드벤쳐타임을 다시 사려고 했던 동생은 해피밀 토이가 바뀐걸 보고 매우 실망했다.
돈을 준다는데 사지 못하는 슬픈 현실.
저녁 겸 간식을 먹기 위해 푸드코트 같은 곳에 와봤는데 딱히 먹고 싶은게 없었다.
에잉 아쉽네 하고 대신 음료수나 하나 먹기로 했다.
고민고민하다가 허니그린티 뭐시기를 골랐다.
근데 음료수 색깔이 약간 부담스러운 색인데.. 이거 먹어도 되는건가.
후루룹.
!
세상에. 이런 맛이. 뭐지 이거.
방콕에 다시 온다면 이걸 먹으러 여기까지 오겠다.
정말 너무 맛있었다. 충격적.
동생이랑 둘다 먹고 계속 이게 뭐냐면서 한참을 서있었다.
슬슬 갈 시간이 되서 호스텔로 돌아가 맡겨둔 짐을 찾고 택시를 불러 출발했다.
공항으로 갑시다!
잠시 긴장을 풀고 택시에 앉아있는데
방콕 트래픽..!!
진짜 말로만 듣던 방콕트래픽이 우리 눈앞에 있었다.
차가 안움직임..
30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시내였다.
거짓말안하고 걸어가는게 더 빨랐을거다.
체크인 시간이 다가올 수록 점점 초조해졌다.
수많은 옵션을 생각하느라 머리가 터질듯 햇지만 동생은 옆에서 아무 생각이 없어보였다.
아 어떡하지. 다른 비행편을 알아봐야하나. 엄마 픽업서비스를 신청해둘까.
점점 머리가 아파오고 스트레스때문인가 배까지 쿡쿡 아파오는데
옆에서 동생이 드렁드렁 자고있엇다. 일어나 이좌식아..
아저씨 차가 안움직여요.. 비행기타야되는데 ㅜㅜ, 라고 했더니
기사아저씨가 시간을 슥 보고는 잇츠오케! 라고 고개를 끄덕하셨다.
뭐가 오케이에요... 아직 고속도로도 못탔는데..
스트레스로 아픈 머리를 붙잡고 어찌어찌 공항에 도착햇다.
보딩시작했어!! 후다닥 돈을 내고 카운터로 달려갔다.
다행히 카운터에서 싸우고 있던 승객 때문에 (덕분에) 우리는 큰 문제 없이 체크인 할 수 있었다.
이 분 뒤로 우리 말고도 줄줄이 밀려있었음.
아아. 긴장이 풀려서 막 근육통이 몰려오는 느낌이었다.
제대로 저녁을 못먹어서 둘다 배가 고팠고 환전했던 돈이 남아 있어서 공항에서 다 털고 가기로 했다.
보딩게이트로 걸어가면서 음식점을 사사삭 스캔한다음 도시락이랑 샌드위치, 음료수를 사서 게이트로 달려갔다.
DELAYED
이런.. 시.. 막 다행인데 짜증나고 기쁜데 답답한 그런 느낌..
갑자기 시간이 생겼다.
아까 스쳐지나간 도넛을 먹어야겠다고 노래를 부르던 동생한테 돈을 주고 하나 사오라고 했다.
다시 공항을 돌면서 선물용으로 몇개 더 사고 간신히 보딩했다.
방콕은 정말 트래픽 시간이 어마무시하구나. 이렇게 또 하나 배웠다.
+ 방콕에서 느낀 점들
- 현지학생들 견학 + 단체관광 = 카오스였다.
- 군인/경찰들이 많은데 다들 친절했다.
- Old Siam plaza 에 재밌는게 많았다.
- 카오산로드 겁나 시끄럽다. 삐끼가 정말 많고 자꾸 건드린다.
- 동네 양아치 + white trash는 여기 다 모인듯. 중동쪽 애들도 자꾸 함부로 건드린다. 건드리지마라. (이꽉)
- 여기 사람들은 잔돈으로 장난을 안쳤다. (사실 이게 정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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