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Log/Asia

동남아 여행: 카오산로드, 룸피니공원

Dulcet. 2023. 10. 10. 17:30

 

 

캄보디아에서 밤비행기를 타고 새벽이 되서야 방콕에 내렸다. 

드디어 비자를 안받아도 되는 나라구나! 

동남아 여행에서 은근 힘든게 비자를 챙기는거였다.

특히나 저가 항공타고 가면 이상한 시간대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기 하면서 버리는 시간이 많을 수도 있다. 

 

방콕 택시에 관한 호러 후기들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돈을 좀 더 주더라도 공항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공항택시는 공항비 (50바트였나?) + 택시 비용이지만 제대로 미터기를 사용한다는 글을 봤기 때문이다. 

우선 심카드를 사고 공항에서 급하게 쓸 현금만 환전해서 택시를 타려고 줄을 섰다. 

다들 택시를 타려는지 사람이 엄청 많았다. 

 

번호표를 받았던가? 무슨 영수증 같은 걸 받아서 줄에 있다가 우리 차례가 됐다.

택시에 타서 주소를 말하고 출발을 했는데 느낌이 쎄~하더니 

갑자기 아저씨가 잘 켜놨던 미터기를 껐다. 

 

 

어 뭐야, 왜 끄냐고 했더니 그냥 가면 된다면서 공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 아저씨 미터기 키세요 

 

 

 

 

- 그냥 가 그냥 가 

- 미터기 안킬꺼면 내릴께요 

- 500바트에 내려줌

 

? 아니 내가 너랑 금액가지고 실갱이를 할거면 공항택시를 왜 탔니. 

바로 우버앱을 켜서 금액을 확인했더니 300바트가 안되는 금액이었다. 

이 쉨기가 미쳤나. 

 

 

 

 

- 미터기 빨리 키세요.

- 밤이야. 돈 비싸. 450에 해줄게. 

 

내리겠다고 다시 공항에 내려달라고 했는데

이 아저씨가 마침 나온 갈림길에서 일부러 공항에서 나오는 길을 탔다. 

그래놓고는 이제 공항에서 나왔기때문에 다시 돌아 갈 수가 없단다. 

 

와 짜증나.. 부글부글. 열받아서 아 이걸 어떡하지 하는데 

가만히 앉아있던 동생이 (피곤해서 반죽음 상태엿음)

 

 

 

 

스탑 더 카!!!!!!!!! 

 

라고 소리쳤다. 

 

-왓? 

- 여기서 내릴거니까 차 세워!

- 여기? 여기? 

 

아무것도 없는 길 한복판이라서 솔직히 나도 좀 놀랐다. 

계속 여기서 내릴거냐면서 차는 안멈추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계속 이런식으로 실갱이를 하면서 한 15분이 지났다. 

이 새벽에 이게 무슨 생쇼야. 

결국 350바트만 내겠다고 하고 GPS를 켜둔 상태로 우리가 어디를 가는지 확인했다. 

신고해버려야지 하고 사진을 찍어놨는데 나중에는 그냥 한숨이나 푹쉬고 넘어갔다. 

여행객들 등쳐먹으려다가 기본값이나 받고 떨어져라를 속을 외쳤다. 

 

 

 

 

 

 

 

태국에서는 호스텔을 잡아두었는데 엄청 맘에 들었다. 

새벽에 도착해서 처음에 들어갈 때는 정신이 없었는데 다음날 봤더니 깨끗하고 조용했다. 

첫날은 너무 늦은 시간이라 침대를 하나씩 차지하고 둘다 기절했다. 

 

 

 

 

 

 

 

 

아침에 슬금슬금 일어나서 창밖을 봤다. 

 

 

 

 

 

 

 

음 묘한 분위기. 홍콩 영화느낌 나는 것 같아. 

(홍콩 안가봐서 모름)

 

꾸물꾸물 침대에서 일어나서 씻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딱 필요한 것만 있는 아침메뉴. 

바나나랑 삶은 달걀, 토스트에 잼을 발라 먹고 주스를 마셨다. 

무슨 쿠키가 있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동생이 사먹어야겠다!하고 스태프한테 이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다음날 한봉지를 가득 챙겨주셨다.

 

 

 

 

 

 

 

새벽에 택시때문에 사라졌던 인류애가 좀 회복됐다.

무슨 파인애플 쿠키 같은 거였는데 정말 맛있었다. 

버터 캇 가득한 쿠키 중간에 파인애플 잼이 있었다.

뭔지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다음에 태국가면 또 먹어야지. 

 

오늘 아침에는 내일 투어를 예약해야 했다.

여행 시작 전 동생이랑 태국에서 뭘 할지 고민하다가 수상시장 구경을 하고 저녁에는 쇼를 보러 가자고 했다.

예약을 해야하니 여행사를 찾아서 시내로 나갔다. 

 

 

 

 

 

 

 

오 이게 그 유명한 카오산 로드구나. 

태국 맥도날드!! 신기할게 없는데 그냥 신기함. 

그냥 스쳐 지나가려는데 동생이 갑자기 언니! 저거봐! 하면서 나를 붙잡았다. 

뭔데! 하면서 봤더니 해피밀 장난감에 어드벤쳐 타임이 있었다. 

 

언니 이건 사야돼! 

어드벤쳐 타임 덕후인 동생은 그냥 갈 수 없다면서 인형을 사야겠다고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 인형만 살 수 있습니까? 

- 노

- 그럼 해피밀 하나 주세요! 

 

방금 아침 먹고 나왔는데..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사이드 메뉴는 감자튀김 말고 사과로 받았다.

해피밀을 시키고 생각해보니 태국에서 유명한 콘파이를 먹어봐야 할 것 같아서 

사과를 선택한 양심을 잠시 옆으로 치워두고 콘파이를 시켰다. 

 

 

 

 

 

 

 

 

아쉽게도 동생이 원하던 캐릭터는 다 나가고 없었고 차애인 비모를 득템했다. 

인형을 사고 해피밀을 받았다. 

 

 

 

 

 

 

 

콘파이! 

 

 

 

 

 

 

태국이라 그런지 소스통에 칠리 소스가 있었다. 

케쳡이 아메리칸 케쳡인게 신기했다. 태국 케쳡은 맛이 다른가? 

 

나오는 길에 카오산로드 맥도날드 아저씨랑 사진을 하나 찍고 

이제는 진짜 예약을 해야해! 하면서 걸어갔다. 

 

 

 

 

 

 

 

 

예약은 한인여행사를 찾아서 했는데 뭐 딱히 더 싸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그냥 한국말로 예약이 가능해서 편하다는 정도? 

우리가 갔을 때는 로컬 직원분이 계셨는데 우리가 영어를 해서 그냥 영어로 대화했다. 

수산시장 예약하고 디너쑈도 예약했다. 

 

해피밀을 먹은지 얼마 안되서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점심으로 팟타이를 먹으러 다시 카오산로드로 나갔다. 

뭐 유명한 집이 있다고 하는데 다 비슷비슷해보이고 

너무 더워서 그냥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앉았다. 

새우 팟타이 하나요! 

 

 

 

 

 

 

맛잇었다. 

새우는 두마리만 줘서 아쉬웠지만 이 가격에 저 큰 새우가 가득하기를 바라면 안되겠지. 

 

예약까지 잘 마치고 팟타이도 냠냠 먹고 더위를 피해 다시 호스텔로 돌아왔다. 

와 이렇게 덥다니. 햇빛이 진짜 뜨거웠다. 

 

 

 

 

 

 

 

 

이번 호스텔은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4인실이지만 굉장히 깨끗했고 

1층 로비 말고 2층에 또 쉴 수 있는 라운지가 있는데 여기에서 빨래도 할 수 있었다. 

거기에 건조기가 따로 있어서 너무 좋았다. 예쓰.. 

여행을 시작한지 꽤 지나 더이상 손빨래로는 버틸 수가 없었다.

꾸질꾸질하고 덜 말라서 축축하고. 빨래를 해야해! 

가방을 탈탈 털어 빨래를 넣어놓고 기다리면서 밀린 일기를 정리했다. 

건조까지 마친 옷을 끄내니 너무 좋았다. 뽀송뽀송. 

둘다 따끈따끈하게 마른 옷에 얼굴을 묻고 킁킁댔다. (저만 이런거 아니잖아요). 

 

착착 정리를 하고 오후에는 룸피니 공원에 가보기로 하고 나갈 준비를 했다. 

룸피니 공원은 시내에 있는 태국의 센트럴 파크라는 설명을 봤다. 

여기에 왕도마뱀이 있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큰데 이 난리지? 

동생이 사진을 보여줬는데 베이비 공룡 사이즈였다. 

2미터정도 된다고 한다. 

 

 

 

 

 

 

 

뭐요? 그냥 도마뱀도 안좋아하는데 2미터? 이런.

근데 동생이 너무 보고 싶어하니 우선 가보자 하고 출발했다. 

 

나는 여행을 가면 그 동네 버스를 타고 돌아다닌 걸 좋아한다. 

시간은 좀 걸리지만 생각도 못했던 곳들을 지나가면서 구경 하기 좋다. 

이날도 공원가는 버스를 찾아 탔다. 

한가지 몰랐던 건 버스에서 에어콘이 안나온다. 

 

 

 

 

 

더..워... 

신기했던게 버스를 타니 우선 자리에 앉고 버스 안내원? 같은 분께서 오면 그떄 돈을 낸다.

이런 경험 좋아. 재밌어. 

 

 

 

 

 

 

 

우리도 뒤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돈 낼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 

두근두근. 오세요. 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옆에 앉은 학생들이 우리를 흥미롭게 보길래 눈인사를 하다가 버스가 얼만지 물어봤다. 

 

- 학생들. 하우머치 투 피플?

-떨틴! (13) 꺄르륵~ 

 

 

 

 

 

 

한사람당 6.5바트인지 두명이서 13이라길래 딱 맞게 준비하고 기다렸는데

안내원분이 와서는 엄청 높은 금액을 불렀다. 

 

 

 

 

 

 

아니 무슨 대중교통에서도 사기를 치나 금액 차이 뭐야. 

13아닙니까? 하면서 쳐다봤는데 아줌마가 빨리 돈내라는 식의 말을 하셨다. 

엥 이게 무슨일이지 하며 돈을 주섬주섬 꺼내는데 

옆에 있던 학생들이 갑자기 뭐라뭐라 따지기 시작했고 갑자기 13바트만 받고 가셨다. 

학생들 고마워요... 에인졀.. 

 

버스비는 학생들 덕분에 잘 처리햇는데 이 미친 트래픽때문에 버스가 움직일 생각을 안했다. 

택시타고 왔으면 미터기 올라가는거 보면서 속이 다 터졌을 듯. 

너무 천천히 움직여서 그냥 걸어가는게 빠를 것 같았다. 

차에만 타면 숙면하는 동생은 타자마자 기절했다. 부럽다 부러워. 

나까지 잠들었다 이상한데서 내리면 답이 없으니 나는 GPS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룸피니 공원은 생각보다 컸다. 깨끗하고 볼것도 많았다. 

 

 

 

 

 

 

 

마라톤 대회가 있는지 많은 분들이 런닝을 하고 계셨다. 

그냥 운동 중인건가? 이 땡볕에..? 

공원에 운동기구도 많앗는데 젊은 사람들이 진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와 나 피트니스 센터 온 줄. 

산책나와서 슬슬하는게 아니고 웃통까지 벗고

 

 

 

 

 

 

으아아악.으랴아아아!! 뜨와아아악!! 하는 느낌으로 하고 있었다. 

지켜보던 동생이 갑자기 삘 받고는 갑자기 옆에서 턱걸이를 하기 시작했다. 

얜 또 뭐야! 

 

- 언니 이거봐! 나도 이제 이만큼 할 수 있어! 봐! 

 

 

 

 

- (피곤) 

 

 

 

 

 

 

한참 공원을 돌아다녔는데 왕도마뱀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공원 사방에 깔렸다더니 다 어디간거야. 

고양이는 엄청 많았다. 

대만에서 갔던 고양이 동네가 생각이 날 정도로 많았다. 

자기 팔을 베게 삼아 자고 있던 고양이.

 

 

 

 

 

 

 

한시간 정도 더 돌아다니면서 찾다가 안보여서 이제 가자!를 외친 순간 도마뱀이 나왔다. 

밀당 쩌네 진짜. 

 

 

 

 

 

 

솔직히 좀 징그러웠다. 너무 커.. 

동생은 신이 나서 꺄르륵 거리며 사진을 찍으러 달려갔고

나는 멀찍히 떨어진 곳에서 조심해!를 외쳤다. 가까이 가지 않겠다.

그래도 한장 찍을까 하고 멀리 서서 줌을 땡겼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너무 많아져서 좀 없앴다는 얘기도 있고 (..)

그냥 우리가 운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래도 한번 보게 된 이후로는 여러마리 잘 보이더라. 

 

공원에서 왕도마뱀 사진을 500장 찍은 동생을 데리고 저녁으로 푸팟퐁카레를 먹으러 갔다. 

힘들어서 멀리 안가고 공원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태국에 왔으니 타이티를 먹어야지. Thai tea. 

내 몸 셀룰라이트 1% 정도 지분이 있는 타이티. 

밀크티가 대주주이다. 분발해라 타이티.

 

 

 

 

 

 

 

 

모닝글로리를 시키고 카레도 시켰다. 

 

 

 

 

 

 

평소에 게를 즐겨 먹지는 않지만 카레는 진짜 맛있었다. 

밥을 따로 시켜야 했었나..? 다해서 470바트 정도 나왔다. 

저녁을 잘 먹었으면 디저트를 먹으러 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