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영화에 나올 것 같은 간판 비쥬얼
오프닝에는 불이 다 들어왔다가 주인공이 지나가면 갑자기 삐빅..삐빅.. 이러고 불이 하나씩 나가는 느낌.
뭔지 아시죠. 할리우드 아포클립스 갬성.
낮에 식당을 찾다 봤던 네일샵 + 헤나샵에 가보기 위해 이래저래 챙겨서 후다닥 나왔다.
헤나는 처음 해보는건데 둘이 같은 디자인으로 해서 좋은 가격에 흥정 성공!
네일은 생각보다 가격대가 있어서 우선 헤나만 하기로 했다.
그냥 가만히 앉아 멍때리고 있으면 알아서 해주신다.
직원분이 누가먼저할래? 했더니 동생이 나를 밀었다.
아 저 눈빛은, "언니가 해서 망하면 나는 안해야지" 라는 눈빛이구나.
대놓고 " 너 내가 하는거 보고 망하면 안하려고 그러지?" 라고 했더니 들켰어? 하면서 헿헿 웃더라.
이 동생의 포지션은 나이를 먹어도 바뀌지 않는구나 싶었다. 잔머리 굴려봤자 니 언니 손바닥 안이란다..
다행히 생각보다 잘 나왔다. 보고 음, 문제 없군 하면서 동생도 받았다. 이 쫘식.
디자인도 맘에드는걸로 찾아가서 문제없이 착착 진행.
다 마를때까지 어디 문지르지만 않으면 되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북적북적 거리는 밤시장을 돌아다니다보면 사방에 부딪히기 쉽다. ㅠㅠ
헤나를 받을거면 좀 복작거리지 않는 낮시간에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둘다 만족스럽게 하고 나와서는 저녁을 먹으러 갔다.
나는 소화가 아직 안되서 그냥 라임쥬스. 동생의 여전한 수박쥬스 사랑.
아침에 툭툭아저씨랑 갔던 식당에서 맛본 캄보디아 스타일 포크바베큐를 생각하며 시켰는데
우리가 원했던 비쥬얼과 맛이 아니었다. 맛도 영 다르고. 동생이 진짜 아쉬워했다.
그리고 라임쥬스는 내가 먹어본 쥬스 중 가장 맛있는 쥬스였다...!!
달달함과 상큼함의 완벽한 발란스.
한입먹고 동생한테, 와 야.. 이거.. 이야.. 와... 하면서 내가 받은 감동을 전달했다.
입에 넣으면 신맛이 화악 올라와서 입맛이 촤라락 살아나는데 끝맛은 달달하면서
시트러스의 상큼한 향이 샥 마무리를 해주는 그런맛이었다.
여러분 이집은 라임주스에요!! 쓰면서 침나옴.
한참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외국가면 꿀잼인 마켓/편의점 구경을 하고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골라서 호텔로 돌아왔다.
더 놀고 싶지만 내일 아침도 일찍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길었던 하루를 여기서 마무리 했다.
It's all good!
둥근 해가 아직 뜨기 전, 7시에 툭툭아저씨와 만나 투어를 시작해야하니
오늘도 이른 아침 시작을 했습니다. 일어나서 씻고 준비하고.
가장 중요한 호텔 아침을 먹어야지!
나름 루프탑임.
밤새 비가왔는데 다행히 아침에는 해가 쪼끔쪼끔 나오기 시작했다.
또 비를 맞으며 시작할까봐 엄청 걱정했었는데 다행이다.
같이 준비를 하던 동생은 어제 밖에서 먹었던 수박주스들이 결국 탈이 난건지
또 화장실에 쳐박혀서 나올 생각을 안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지. 먹지 말라고 그렇게 말을 해도 안듣더니.
으이구 으이구. 잔소리 할거면 내 입만 아프지.
- 얘 너 괜찮니. (더이상 감정도 걱정도 없음)
- ㄴㄴ
- 그럼 나 먼저 가서 주문한다. 뭐먹을래
- 나 간단한거. 미국음식. 그냥 식빵에 버터같은거.
- 오키오키
루프로 올라가는데 앞에 있는 외국인 커플이 길막을 하고 안비켰다. 비켜.. 배고파서 예민해.
밥을 먹을지 말지 고민을 하는것 같았는데 왜 저런 고민을 하나 싶음.
우선 먹어 ..먹고 고민해..
메뉴를 앞뒤로 읽고 나는 어제 먹었던 바베큐를 생각하며 캄보디아스타일 돼지고기 요리를 시켰다.
동생은 원하던대로 continental breakfast. 뭔가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빵+소세지 옵션으로 한것 같다.
직원이 너혼자 2개 먹을거냐,는 눈빛으로 쳐다봐서 "돈워리, 동생 준비하고 오면 같이 먹을거야" 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아하, 하는 표정으로 웃으면서 갔다.
아침에는 OJ이지.
밥이랑 삼겹살.. 구이 같은 요리와 계란후라이. 역시 어제 식당에서 먹었던 그 맛과는 전혀 다른 무언가였다.
진짜 어제 먹은게 신의 한 수였군.
여기에 후식으로 먹으라고 과일도 한접시 주셨다.
과일이 정말 맛있었다. 하 동남아 가면 과일만 먹어도 행복하다. 자매품으로 한국 딸기가 있지.
어 근데... 과일이 저렇게 한가득이나...?
갑자기 동생을 위해 주문했던 메뉴가 생각났다.
continental breakfast에 빵이랑 소세지, 과일이 나온다고 되어있었는데 끊임없이 접시를 가져다 주심.
-아..음.... more coming?..
-Yes!
모둠과일 한접시, 빵 한바구니 (식빵, 모닝빵, 크로아상) ,
소세지+계란 한접시가 나왔다. 동생이 간단한거 먹는다고 했는데.ㅎ.. 우리가 상상했던 메뉴가 아니군.
조금 뒤에 올라온 동생은 테이블 가득한 접시들을 보자마자 이걸 누가 다 먹을라고 시켰냐고 했다.
나는 억울하다 .. 두개 시켰는데 접시만 5개.
한참을 먹다가 툭툭아저씨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냅킨에 빵을 챙겨서 나갔다.
그렇게 아침을 (생각보다 너무) 잘 먹고 이제는 투어를 시작하러 나왔다.
오늘은 빅투어.
어제 갔던 사원들보다는 조금 덜 유명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름답다는 사원들을 보러 출발했다.
그나저나 앙코르와트 제대로 돌아다닌 사진을 모아놓은 폴더가 사라짐 (..) 왜 없죠..
아침부터 박터지는 저세상 트래픽.
중국 사거리에서 신호 상관없이 다 먼저가려던 차들이 생각났다.
관광버스, 자전거, 오토바이 사이로 쑉쑉 빠져나간다.
어제 봤던 앙코르와트 옆 길을 지나서
다리를 건너 넘어가면 트래픽이 사라진다.
우리는 아저씨랑 카톡으로 미리 연락해서 갔다.
아직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저 이름으로 검색하셔서 나오면 정말 강추한다.
다리마다 있던 바욘 얼굴.
빅투어는 말 그대로 시내에서 좀 떨어져있는 사원들을 도는 코스라서 도착하는데 조금 걸린다.
바깥 풍경을 구경하다 보면 그래도 어느새 도착.
주로 사원의 입구나 주차장 입구 쪽에 티켓검사하는 곳이 있다.
누가 도착하면 직원분들이 와서 티켓 날짜와 얼굴을 확인하심.
처음으로 호수위에 지었다는 사원을 보러갔다.
내려서 저렇게 다리를 따라 가면 사원이 나오는데
다리 양옆으로 안전바 하나 없어서 "누가 열받아 밀면 바로 떨어지겠다"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얼마나 깊은가, 살아남을 수 있는가, 내일 뉴스에 나오는거 아닌가..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이 프로도랑 샘 댈꾸가던 그 늪지대 생각이 나서
괜히 밑에 해골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 한참을 쳐다봤다.
풍경을 즐겨야하는데 떨어질 생각에 앞만 보고 직진함.
중간에 단체관광팀들이 지나가려고 하면 정말 아슬아슬하니 조심해야했다.
무슨 수로 시스템이 있을텐데 뭔지 궁금했다.
여기서는 뭐를 하려고 호수 위에 사원을 지었을까?
물어볼 사람이 없엉서 많이 아쉬웠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불안불안한 다리를 다시 건너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다음 사원으로 넘어가다 본 동상.
그 옛날 사원을 어떻게 지었는지 보여주는 것 같았다. 코끼리 ㅠㅠ
옆에 있는 아기코끼리가 왠지 안쓰럽다.
헐리우드 영화에 나올 것 같다.
사원 안쪽에 있는 공주. 와 화려하다 하면서 보는데 지나가시던 경비원 (유니폼을 입은) 분께서 갑자기 손짓을 하셨다.
- 따라와 따라와~
- ?? 어디가요?
더 깊은 곳 숨어계시던 공주
지진때 건물이 망가지면서 겉에서는 안보이게 되서 아는 길로 잘 들어가야 볼 수 있다.
운이 좋았다.
마음에 들었던 장소. 분위기가 너무 멋있다.
여기도 영화에서 나올 것 같아.
막 찍어도 블록버스터 하나 뚝딱이다.
너무 멋져!!!!
이집트에 가서 봐도 이런 느낌일까? 죽기 전에 한번 꼭 가보고 싶다. 아부 심벨 꼭 가보고 싶어요.
툭툭아저씨와 사원들을 보는데 아침이 잘못된건지 동생이 다시 배가 아프다고 해서
근처에 있는 화장실을 찾아 후다닥 들어갔다.
사원 중간중간에 관광객들을 위한 화장실이 있었는데 엄청 걱정했던 것보다는 나름 괜찮았다.
전기가 안들어와 많이 어두워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 해골물 느낌. 모르면 괜찮다.
아침에 챙겨나온 마스크랑 스카프, 입장권을 한번 더 체크하고 다음 사원으로 향했다.
투어의 마지막은 이번 여행에서 제일 맘에 든 사원.
사원앞에서 여유있게 쉬고 있는 소들.
그 소들을 찍으려고 노력하는 동생.
결국 동생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법한 사진을 건졌다. (이 사진 아님)
- 언니 저기 가서 앉아봐
- 저기..? 어디? 저기..??!
- 쩌어기..? 여기는 안돼?
- 아니! 저기 끝에 가서 앉아보라고!
-.. 안될거같아.. 쏴리.. 무서움
결국 동생이 가서 앉았다.
이 사원 정말 멋있고 사자 동상 있어서 진짜 추천하는데 이글루 셧다운 되면서 급하게 옮기느라 사진이 다 사라졌다. ㅠㅠ.
만약 스몰투어랑 빅투어 중 하나를 선택하야한다면 빅투어를 할 것 같다.
관광객이 확실히 적어서 구경하기도 좋고 사원들도 멋있었다.
빅투어만 한다면 선셋이나 선라이즈로 앙코르와트에 가면 딱 좋을듯!
아 근데 바욘도 너무 멋잇어서.. 이왕 가면 빅투어 스몰투어 다 하길 추천한다.
피..피곤해...
결국 한곳은 그냥 건너뛰고 지나쳤다.
- 여기서 내려줄까, 가서 볼래?
- 아뇨 그냥 멀리서 볼래요. 안가도 될거같아요..
새벽부터 움직이다보니 너무 피곤해서 그냥 패스.
생각보다 빅투어가 훨씬 일찍 마무리됐다. 한군데를 건너뛰어서 그런가.
시간이 넉넉해서 호텔로 돌아가지 않고 인터넷에서 봤던 북한 냉면집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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