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욘을 보러 출발.
앙코르와트를 스쳐가는데 관광객들을 태운 많은 버스랑 툭툭이 그쪽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우리가 옳은 선택을 했다며 좋아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보다 하나씩 앞에 있으니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거야.
바욘, 바이온, Bayon, 베이욘.. (원하는 발음으로 하나 선택), 바욘은 앙코르톰 안에 있는데 그 유명한 얼굴이 있는 사원이다.
둥글둥글 뭔가 귀엽게 생긴 얼굴이 웃고있는 그 곳!
앙코르톰으로 가는 도중 다리.
워낙 이른시간이라 멀리서 해가 올라오는게 보인다.
다리 장식이 악마가 뱀을 당기고 있는 모습이다.
전쟁 때 많이 망가지고 머리가 몸 부분을 잘랐다고 툭툭아저씨가 설명해주셨다.
불상들 머리 자르는거랑 같은 걸까.
착한 얼굴은 천사, 무서운 얼굴은 악마.
다리 끝에는 머리가 여러개인 뱀이 있다.
이 뱀은 자주 보인다.
나한테 캄보디아는 이번 아시아여행의 로망같은 곳이었는데 이렇게 직접 와보니까 느낌이 묘했다.
책에서만 배운걸 직접 느끼게 되서 그런가. 정말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옛날로 돌아온 것 같았다.
이렇게 오래된 유적에 직접 들어오고 걸어 올라가고 만져볼 수 있다니.
보존하기 위해 줄을 치고 사람들을 못들어오게 막고 멀리서만 보세요, 라기보다는
앙코르와트 안에서 소가 풀도 뜯고 원숭이들이 돌아다니고.
관광 상품이면서도 생활의 한 부분 같기도 하고 오히려 이 동네 사람들은 관심이 1도 없는것 같기도 하고.
여러가지가 섞여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졌다.
그 옛날 이런걸 어떻게 만들었을까. 얼마나 잘 만들었는데 아직까지 이렇게 남아있을까.
그러다 갑자기 몇년전 남대문을 불태웟다는 한국 아저씨 얘기가 생각났다.
무슨 생각으로 한 나라의 역사를 불태워버릴 생각을 했을까?
다행히 우리 예상대로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없었고
우리는 느긋하게 사진을 찍고 여러가지를 보면서 돌아다닐 수 있었다.
책으로 봤을때는 이게 도대체 어떤 스케일인지 감이 안오는데 직접가서 보면 압도당한다.
뒤에 나무와 산을 배경으로 그 옛날 지어진 사원을 보고 있다가
30분이면 EDM이 뿜뿜나오는 클럽이 있는 시내가 나온다는걸 떠올리고는
우리가 참 묘한 시대에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늪지 위의 사원.
캄캄한 복도를 지날때마다 뭔가 새로운 곳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두근거렸다.
향을 계속 피우고 있던 곳.
정교한 조각들.
손가락으로 슥 만져보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했다.
병마용 만들게 시킨 진시황은 퀄리티 컨트롤 (QC) 을 할 때
병마용의 팔이 망가지면 장인의 팔을 자르고 다리에 문제가 있으면 다리를 자르면서 햇다는데
여기는 어떤 방식으로 이런 퀄리티를 만들어 냈을까?
우리끼리 원하는 대로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이런 역사적인 부분을 배우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
앙코르와트 입구에는 여행객들을 상대하는 가이드들이 있으니 들어보는것도 좋을듯.
아 공부를 조금 더 하고 왔어야하는데 아쉽다.
오후가 되자 급격하게 더워졌다.
세상에 11월에도 이렇게 더우면 여름에 여행오는 사람들은 어떠게 돌아다닐까.
마지막으로 어제 봤던 앙코르와트를 구경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새벽 5시부터 일어나 돌아다녔더니 둘다 제대로 지쳤다.
거기다 사람들을 피해 후다닥 돌아다니다 보니 점심도 못먹었다.
쉬고 밥을 먹으러 나가야겠다!
다시 다리를 건너 툭툭아저씨가 호텔로 잘 대려다주셨다.
내일은.. 7시에 만나자고 얘기를 하고 오늘 투어 비용은 언제 드리는게 좋을지 물어봤더니
그냥 내일 한꺼번에 주라고 하셨다. 내일 아침에 보자고 인사를 하고 우리는 호텔로 들어왔다.
아침에 프론트에 맡겨놓은 짐을 찾으려고 했더니 벌써 방에 갔다두셨다. 센스쟁이들~
어제 지냈던 호텔보다 조금 더 좋은 호텔이었다. 깨끗하고..엘리베이터가 있어. 흑흑.
하루종일 걸어다닌 다리에는 매우 필요한 조건이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침대를 하나씩 차지하고 뻗어서 다음에는 뭐를 해야하나 고민했다.
여기서도 마사지를 받기로 해서 5시에 예약을 해두고 우선은 밥을 먹으러 나가기로 했다.
하루종일 돌아다니느라 끈적끈적해졌으니 샤워를 하고 옷도 갈아입고 밥을 먹으러 출발.
이 호텔의 단점은 시내에서 조금 멀다는 점.
그치만 길거리에 나가자마자 사방이 툭툭이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 펍스트리트!
-2불
- 놉. 1불, 왕복 2불
- 어쩌구저쩌구
- 아 됐어요~ 그냥 다른 툭툭이랑 감
- ㅇㅋㅇㅋ 렛츠고
처음에는 제대로 시내쪽으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엉뚱한 곳 주차장에 파킹을 했다.
동생이랑 멍때리고 있다가 놀라서 뭐야? 하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딱 봐도 관광객 상대로 등쳐먹을것 같은 식당에서 직원들이 우루루 나와서는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 도라이같은 아저씨가 여기서 밥을 먹으란다.
- 여기 맛있어. 여기서 먹어.
- 싫어. 여기 펍스트리트도 아니고 여기서 밥먹을 마음도 없어.
- 그럼 펍스트리트는 훨씬 머니까 돈 더줘
..? 뭐 이런 미친x이?
아니 처음부터 펍스트리트로 가자고 했지 누가 니 맘대로 식당 추천해서 대리고 오라고했냐??
한참 실갱이를 하다 자기는 돈을 더 안주면 못가겠다고 어이없게 굴길래 그냥 짐챙겨서 내렸다.
여기까지 온 돈도 못주겠고 우리가 알아서 가겠다.
눈앞에서 지나다니는 툭툭아저씨들이 몇명인데 장난하나.
우리가 진심인걸 알았는지 그때까지 앞에서 눈치보고 있던 식당 직원들이랑 뭐라뭐라하더니 다시 타라고 했다.
아 싫다고 했더니 펍 스트리트로 대려다 주겠단다. 솔직히 여기가 어딘지 정확히 몰라 그냥 다시 타고 갔다.
어제 가봤다고 조금 익숙해 보이는 거리에 도착하자마자 여기서 내려달라고 했다.
끝까지 2불을 달라고 하길래 1불밖에 없다고 하면서 줬더니 돈을 받자마자 사라졌다.
아 진짜 시간만 낭비하고.. 이런 사람들 상대하기 싫다.
아침에 투어를 해주신 툭툭 아저씨가 알려준건데 왠만해서는 젊은애들은 타지말라고 했다.
정말 깡패나 양아치애들이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애들때문에 다같이 욕먹는다고 했다.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는건 좋은게 아니지만 ..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너무 껄렁해 보이는 애들은 피하기로 했다.
어디서 먹어야 좋을까 한참을 걸어다니며 보는데 동생은 어제 갔던 호텔에서 먹자고 했다..ㅎㅎㅎ..
그건 조금 무리고 해피아워라며 열심히 홍보를 하던 가게에서 먹기로 했다.
안쪽은 클럽 스테이지 같은게 있었다. 힙하고 싶은 욕망이 보이는 식당..
왜 인지는 모르겠는데 동생이 집착을 하고 있는 에그롤을 하나 더 시키고
어제 먹었던 캄보디아 소고기 요리랑 카레도 시켰다. 배고파서 막시킴.
동생은 아직 물갈이가 안끝났는데도 또 수박주스를 시켜 먹었다.
저런거 먹으면 배탈 난다는데도 말을 안듣는다.
어제 호텔에서 먹었던 록락은 정말 맛있었는데...
여기는 맛없는 큐브스테이크 같은게 나와 조금 실망했다.
치킨 카레 비슷했던 요리는 꽤 맛있었다. 배터지게 먹고 마사지 받으러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식당앞에 툭툭아저씨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어서 문제없이 리턴.
호텔 이름을 잘 모르시는데 바로 근처에 시장이 있어서 거기 앞에서 내려달라고 했다.
마사지까지 시간이 살짝 남아서 시장구경을 하는데 동생이 망고스틴이 먹고 싶단다.
앗, 너 망고스틴을 못먹어봤구나..! ㅇㅋ 먹자!
근데 가게 아줌마가 .. 엄청난 값을 불렀다.
우선 괜찮다고 하고 시장구경을 하면서 미용실 언니들한테 물어봤더니 엄청 비싼거란다.
다시 가서 중간가격에 주세요 했더니 안된단다. 됐다 췟.. !
마사지 시간이 다가와 다시 호텔로 갔다.
호텔입구가 골목 안쪽에 숨어있어서 툭툭아저씨들이 하나도 모르심.
아직 망고스틴을 포기 못한 동생은 프런트 직원분한테 적정가격이 뭔지 물어봤고
넘나 친절하신 직원분께서는 엄마한테 물어봐서 알려주겠다고 하셨다.
-네?..아니 그렇게 까지는 안해주셔도 돼요
-내가 쇼핑을 안가서 잘 몰라요. 엄마한테 전화해봄 기달!
둘다.. 컴다운..
기다리다 마사지 시간되서 우선 마사지 실로 갔다.
마사지는 어제보다 훨씬 좋았고 1층에 수영장/스파 까지 있어서 챙겨온 수영복 입고 사우나까지 즐겼다.
새벽부터 걸어다니느라 피곤했는데 아주 딱이지!
저녁-밤시간에는 호텔 셔틀을 이용해서 시내에 나갈 수 있다. 막차라 돌아올때는 우리가 알아서.
이것저것 챙겨서 헤나를 받으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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