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Log/Asia

동남아 여행: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엥으로

Dulcet. 2022. 10. 3. 02:42

 

 

 

 

 

 

이날 오후는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엥으로 넘어가는 버스(라고 쓰고 봉고차라고 읽는다)가 예약이 되어있었다.

아침에는 여유있게 동네 구경을 하면서 야시장을 가다 봤던 사원도 보고

의도치않게 길거리에서 머리띠랑 원피스도 하나씩 샀다. 

야시장에서 못산 원피스를 그냥 낮(?)시장에서 사다니! 득템! 

 

볼때마다 지나치지 못하고 하나씩 사먹은 과일 스무디. (얼마 안지나 장의 심판을 받게 된다) 

픽업시간에 맞춰서 미리 화장실도 갔다가 까먹은거 없는지 한번 더 확인하고 호텔 로비에 앉아서 멍하니 기다렸다. 

픽업시간은 오후 3시였는데 아무 연락도 없고 ..

시간을 잘못 봤나 싶어 영수증을 확인하는데 역시나 오후 3시였다. 

흠, 조금 더 기다려보지 뭐. 10분.. 15분이 지나도 아무도 안왔다. 

 

헉 불안해. 호텔 리셉션에 영수증 들고가 한번만 확인해달라고 했더니 

우리가 산 오피스의 이름을 보고는 조금 늦는다고 괜찮을 거라고 했다. 

하긴, 이 작은 동네에서 관광업하는 사람들은 서로 대충 아는 사이인가. 

 

그렇게 앉아서 기다렸지만 40분이 지났는데도 안 왔다. 

 

 

 

망할 사기아녀? 

리셉션에 한번 더 물어봤더니 이번에는 전화를 해줬다. 

뭐라뭐라하더니 오고 있다고 그냥 기다리란다. 

이것이...라오스 타임인가? 차이나 타임만 있는 줄 알았더니 여기도 비슷한가보군. 

 

거의 한시간 정도가 되서야 봉고차하나가 앞에 섰다. 

빨리 타라길래 문을 열었더니 이미 사람들이 꽈꽉 차있었다. 탈자리가 없는데?? 

맨 뒷자석은 원래 3명이 탈수있지만 가방이 꽉 차서 1.5자리 정도 밖에 없었고 그나마 앞좌석은 비어있었는데

운전기사가 우리보고 뒤에 타라고했다.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유럽애들은 절대 옮길 맘이 없었고 (영어도 잘 못함) 

자기 스케쥴이 늦었다며 우리를 재촉해대 어쩔 수 없이 뒤쪽에 둘이 앉았다. 

앞자리 비었는데 뭐야 하면서 짜증내는데 우리 뒤로 네명이나 더 픽업했다. 

그 중두명이 엄청난 떡대를 자랑하는 미국인 커플이었는데 운전기사가 좀 마른 유럽애를 보고는

너가 중간에 좀 앉아라 했더니 내가 왜 거기로 가냐면서 절대 싫다고 버티는 바람에

급 미국 애들이랑 운전기사랑 유럽애들이랑 서로 컴플레인을 하기 시작했고 

이미 가득차서 짜증이 난 애들은 너네 여행사에 물어보라면서 더 화를 냈다. 

아주 개판이었다. 

 

결국 어떤 여자애 한명이 앞으로 옮겼고 유럽애들은 끝까지 안움직여 엄청 큰 등빨의 미국 애는 중간에 끼어서 갈 수 밖에 없었다.

이기적이지만 딱 잘라 거절하고 말싸움까지 갔던 유럽애들만 편한 이동이 되었다. 

3시 픽업이었는데 4시반이 넘도록 아직 동네를 떠나지도 않았다. 

원래 계획은 방비엥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는 거 였는데 도대체 얼마나 걸릴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뒤쪽에 쭈구려서 가다가 짜증이 나서 가방을 막 옮겼다. 어떻게든 자리를 넓혀보려고. 

테트리스 하는 기분으로 맞추다보니 아주 조금 자리가 더 생겼다. 

봉고차는 산길을 넘어갔는데 가끔식 제대로 된 길이 아닌 곳을 지나다보니 옆이 낭떨어지였다. 

삐끗하면 여기서 뒤지겠군 ^^ 

 

 

 

 

화장실도 없어서 당연히 덤불사이에 들어가서 다들 볼일을 봤다. 아 진짜 빨리 내리고 싶다. 

우리는 루앙프라방에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보내려고 제일 늦은 오후 출발로 했는데

길을 보니 그냥 안전하게 아침 출발이 안전 할 것 같다. 

여기서 사고나면 정말 노답이고 불빛은 없어서 차가 기어가기 시작하니 원래 예정 시간보다 훨씬 더 오래걸렸다. 

보통 4시간정도라는데 우리는 5.5시간이 훌쩍 넘은 거의 6시간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시간낭비였다. 선택미스였네. 

 

 

 

 

 

 

GPS로 어디쯤인지 확인하는데 1/4 정도가 남은 상황에서 갑자기 어느 가게로 들어가더니 여기서 밥을 먹으란다. 

애들이 그냥 다 가자고 하는데도 운전기사는 끝까지 여기서 먹고 가라면서 버텼다. 

이자식이 이제는 강매까지해? 

 

원래 저녁먹으로 가려고 했던 시간을 훌쩍 넘긴 상황. 그렇다 동생이 배가 고프다고 징징대기 시작했다. 

아 우리 샤브샤브 먹으러 가야되는데!! 

 

 

 

 

 

얼마 남지도 않은 거리라서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더니 안된다길래 바나나라도 사먹으라고 돈을 줬다.

몸은 너무 피곤하고 있는대로 짜증은 낭 상태였는데도 애플바나나는 맛있었다. 

내가 살면서 먹어본 이런저런 종류의 바나나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우리동네도 애플바나나 팔았으면.. 

 

벤치에 앉아 영상을 편집하던 남자애랑 얘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미디어 쪽 일을 하다가 관두고 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중간중간 일을 받아 다음 여행 자금을 만든다는데 동생이 엄청난 관심을 가졌다. 

더 이야기하면 좋았겠지만 그 애는 다른 차를 타고 온 애였고 우리는 나머지 1/4를 간신히 버텨 방비엥에 도착했다. 

 

 

이미 깜깜한 밤.

하도 지쳐서 배가 고픈지도 잘 모르겠고 둘다 몸살이 오려는지 몸이 으슬으슬했다. 

거기다 밤에 본 방비엥은 싸구려 다운타운 느낌이라 많이 실망했다. 낮에 보면 좀 다르려나. 

정리가 안되고 술인지 약인지 뭔가에 맛탱이가 간 애들은 길거리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 우리가 생각했던 라오스와는 좀 많이 다른데.

 

더 큰 문제는 내가 예약한 호스텔이 완전 파티타운이였다는 것. 어느정도 시끄러운 건 알지만 여기는 정말 개판이었다. 

내가 가 본 호스텔중 가장 최악이었다. 체크인을 하려는데 주인인지 직원인지 모를 사람은 관리할 마음도 없고 

정신나간 유럽애들은 딱 봐도 맛이 가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음 저건 술에 취한게 아닌것 같은데.. 

 

동생이 호스텔에 가본적이 없다고 해서 일부러 찾은건데 이번 여행의 제일 큰 미스였다. 

여기서 이틀이나 있어야되는데 ..ㅠㅠ.. 버틸 수 있을까.  

심지어 둘이 같이 부킹했는데 침대도 없어서 동생이랑 다른방에 집어넣었다. 

장난하냐고. 같은 방에 가겠다 했더니 이미 다 taken이라면서 내일 바꿔준단다. 

 

샤워고 화장실이고 다 정리가 안되서 별로였고

정신나간 히피애들이 약에 쩔어서 돌아다니는게 제일 꼴 보기 싫었다.

모르는 사람은 잘 모르지만 냄새도 참 거지같다.

문앞에 마약은 불법이라고 안된다는 안내문이 있지만 이미 애들은 쩔어서 돌아다니는게 어이가 없었다.

그 와중에 리셉션에서 돈 냈는데 왜 예약이 안됬냐,

버스를 예약했는데 차가 없다니 뭔 소리냐, 라면서 리셉션이랑 싸우고 있었다.

와.. 정말.. 이건 노답이야..

 

그 와중에 동생이 들어간 방은 에어콘이 너무 쎄서 힘들다길래 내 방이랑 바꿔주고 (진짜 나 같은 언니 없다) 

대충 짐만 던져두고 그놈의 저녁밥을 먹으러 나왔다. 

너무 피곤해서 맛집이고 나발이고 그냥 눈앞에 보이는 집으로 들어와서 신닷을 시켰다. 

 

 

 

 

 

 

신닷은 바베큐랑 샤브샤브가 합쳐진건데 뜨끈한 국물이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서

이미 넉다운이 되서 입맛이 없다는 동생을 끌고 갔다. 잘먹고 푹 쉬어야 내일 덜아퍼!! 

음식은 맛있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쉬고싶다는 생각만들어 대충 먹고 호스텔로 돌아갔다. 

아직도 이날 컨디션만 좋았다면 고기를 더 먹었을 거라면서 얘기를 하곤 한다. 

 

 

 

 

 

 

 

기절해서 쉬고싶었는데 너무 춥고 시끄러웠다.

에어콘은 계속 돌아가는데 선풍이를 누가 켜서 너무 추워 새벽이 일어나 껐는데 누가 다시 틀었다. 

이불이 아예 없어서 덜덜 떨면서 밤을 보냈다.

 

눈뜨자마자 목이 너무 아팠다. 아 백프로 감기다 (코로나 시절 전임) 

밤새 덜덜 떨어서 그런가 몸도 너무 아파서 그냥 다 짜증이 났다.

침대에서 기어내려와 옆방에 가보니 동생도 마찬가지. 

 

 

 

 

 

 

 

좀만 더 쉬기로 하고 다시 침대에 올라가서 누웠다. 너무 추워... 

동생이랑 각자 다른 방에 누워서 카톡으로 대화를 했다. 이게 뭐하는 짓이지..ㅋㅋ 

이것도 웃겨서 좀 키득키득대면서 (해탈)  오늘 뭘 할지 열심히 얘기를 하는데

아침부터 겁나 시끄러운대다가 애들이 로비에서 담배를 하도 펴대서 방안까지 담배냄새가 가득이었다. 

으아아아!! 짜증나!!!! 매너없는 유럽애들 진짜 ... 살짝 백인 우월주의 있는 애들도 많아서 더 나댄다. ^^ 하... 

 

 

 

안되겠다해서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했는데 근처 왠만한 호텔들은 다 예약이 꽉 차고 비슷비슷한건 호스텔뿐이었다. 

하.. 그나마 이 다음에 예약한곳이 호텔이니까 하루만 더 버티자,하고 나갈 준비를 했다. 

정말 많이 기대한 방비엥이었는데 뭔가 하나하나 다 무너지고 있는 느낌이라 속이 답답했다. 

 

아침이 포함이라 따뜻한 차라도 마셔야겠다면서 로비로 내려왔다. 

셀프바에서 차나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주문하면 식당에서 간단한 아침을 만들어줬다.

오믈렛이랑 빵, 옆에 오이랑 토마토가 조금 나온 아침을 먹고 시내로 나갔다. 

 

 

 

 

 

 

 

아직까지 유심을 사지 못한 동생은 여기서는 무조건 인터넷을 써야겠다면서 유심을 사기위해 시내를 누비고 다녔다. 

11월인데도 이렇게 뜨겁다니; 루앙프라방보다 더 뜨거운 느낌. 

 

 

 

 

 

 

몰랐는데 어제 저녁에 먹은 신닷 집 간판이 한국어였네. 

 

 

 

 

 

 

유심을 사서 드디어 동생폰에 넣어주고 방비엥에서 할 액티비티 이것저것 예약하러 돌아다녔다. 

튜빙은 안하려고 했는데 하든 안하든 가격이 똑같다고 해서 하기로 하고,

이미 튜빙을 해본 동생은 그냥 엉덩이가 아프고 별거 아닌걸 알게 될거야 라고 했다. 

살면서 무언가를 판단하기 전에 한번은 해보고 판단하자,라는 마인드라서 여기까지 온거 함 해보자! 하면서 예약했다. 

그치만 살면서 굳이 안해도 되는건 있지. 목숨갖고 배팅하기, 불법인거 하기 이런거. 

 

이래저래 돌아다니다보니 점심시간이라 호스텔쪽으로 돌아가는데

버기카가 4시간에 40불이라는 사인을 보고 들어가서 물어봤더니 진짜란다. 

한인쉼터는 오후 1시 시작에 $60불이라고 했는데

여기는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해서 점심을 먹고 오기로 했다. 

 

 

 

 

 

 

 

 

지나가다 봤던 샌드위치 가게에 점심을 먹으러 왔다. 가격은 다 비슷비슷하고 메뉴가 엄청 많다. 

선택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매우 고통을 줄 수 있는 메뉴판이다. 

우리는 베이컨 치킨 오믈렛 베지터블 샌드위치를 먹었다. 

 

 

 

 

 

 

바게트빵에 토마토랑 오이, 상추를 넣고 계란 치킨 베이컨 양파를 마가린에 구워서 올려준다. 

넣는게 아니고 그냥 위로 쌓는 느낌이다. 그위로 소스를 엄청 많이 뿌려서 주신다. 

이거 소스맛이군..! 

라오스 샌드위치를 엄청 기대햇던 동생은 여기서도 살짝 실망했다. 

방송에 블로그.. 전부 다 오버였어.. 

이 동네에서는 굴러다니는 수준인 애플 바나나도 하나씩 주셔서 애피타이저로 먹었다.

 

 

샌드위치랑 같이 먹을 과일쉐이크를 하나씩 골랐다.

나는 망고코코넛을 샀는데 코코넛은 가루였다... 앗 아쉽. 레알 코코넛인지 기대했는데..

 

 

 

 

 

그래도 맛있었다. 

 

샌드위치는 우선 하나만 시켜서 반씩 나눠먹자고 했더니 자기는 배가 엄청 고픈데 하나로 되냐고 짜증을 냈다. 

이렇게 쓰다보니.. 이자식 밥먹을 때마다 지 맘에 안드면 짜증부터 내내.. 내 동생, 화가 많은 아이구나?? 

맛 없을 수 있으니 먹어보고 부족하면 하나 더 시켜먹으면 되지 했더니 계속 틱틱댔다.

 

 

 

한대 쳐버릴까.... 

 

 

웃긴게 내가 조금만 짜증을 내거나 뭐라 하면 자기한테 소리 치지말라면서 (소리 친적 없다)

지는 조금만 틀어지면 아주 끝도없이 찡찡댄다. 

 

 

 

 

 

 

결국 하나 시켜서 먹는데 반씩 나눠먹는데도 질렸다.

이것봐! 보라고!! 두개시켰으면 어쩔 꺼였냐고!!! 

(여행가면 그날그날 일기를 써두는데 이날 일기는 정말 많이 서운했었나보다.) 

하나 더 먹을거야?? 먹을거냐고!! 햇더니 안먹어! 훽 하길래 뒤통수를 보며 아 진짜.. 한대만 쳐버릴까 고민하다가 

예약한거 결제하고 버기카나 타러 돈을 들고 돌아갔다. 

 

 

 

 

대충 알아보고 대충 설명하면 다 통한다.

 

$100를 달러로 들고갔는데 달러 안받는단다. 아니 그럴꺼면 왜 $40불이라고 써놓냐 라오스돈으로 써두던가..

어쩔 수 없이 환전 할 만한 곳을 찾아 헤매다가 작은 동네 슈퍼에서 환전을 했다. 

액티비티 예약할 때 full day가 맞는지 얘기했던게 다 포함된건지 꼭 확인을 해야된다고 하길래 

동생이랑 둘이 번갈아가면서 매의 눈으로 영수증을 쳐다봤다. 이럴때는 또 꿍짝이 잘맞지. 

 

우리가 예약한 건 짚라인, 동굴튜빙, 점심, 카야킹. 

블루라군은 오늘 버기카를 타고 갈거라서 패스했다. 

 

 

 

 

 

 

예약도 잘 하고 영수증 잘 챙겼으니 버기카를 타러 갔다. 

지금 바로 할거에요 했더니 직원들이 급하게 준비하기 시작했다. 

수술용 마스크 (먼지때문에)도 하나 얻어서 쓰고 모자랑 선글라스까지 챙겨서 출발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