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정리하다 전에 제주에서 짧게 지낼 때 열심히 먹고 다닌 기록을 찾았다.
제주 에디션 먹는 일상 이야기.
제주에 가자마자 삼겹살~을 외치면서 고깃집으로 갔다. 제주까지 갔으니 근고기에 멜젓을 찍어먹어야지.
처음에 멜젓을 먹어봤을 때는 아니 젓갈에.. 고기를 찍는다고?? 하면서 부담스럽지 않을까? 했는데
육즙 팡팡 터지는 돼지고기를 양념된 멜젓에 콕콕 찍어 먹으면 입에서 파티가 벌어진다.
이제는 제주 근고기라고 써두고 멜젓 안주면 신뢰도가 팍 떨어진다.
이때 동생이랑 같이 가게 되서 멜젓을 먹어야한다!!를 외치며 내 최애 식당으로 갔다.
아름다워..!!
다 익었나? 하면서 기웃기웃 괜히 건드리면 직원분이 오셔서 그냥 두세요!! 알아서 잘라줌!! 이라고 혼내신다.
제주 사투리 안쓰고 떠들고 있으니 육지에서 왔냐고 물어보셨다.
육지라는 단어는 아무리 들어도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자꾸 토끼랑 거북이가 생각나서 용궁을 가야할 것 같아.ㅋㅋ
노릇노릇 구운 돼지고기를 쌈에 올려서 (깻잎 완전 좋아함) 한입에 와앙~하고 먹어야한다.
돈 많이 벌어야지. 오늘도 다짐한다.
배터지게 먹고 후식으로 무화과.
동생이 생 무화과는 처음 먹어본다고 해서 박스로 샀다.
샐러드에 올려먹고 샌드위치에 넣어 먹고 열심히 먹었다.
날씨 좋은 날, 바다를 보러 갔다.
그냥 버스에 타서 멍하니 앉아만 있어도 바다가 보이다니. 너무 좋아.
바다 내음을 킁킁 맡다가 음식으로 섭취하러 갔다. 내 위장도 이 바다의 향기를 느끼게 해줘야겠어.
동생이 전복이 먹고 싶다고 해서 전복죽을 먹으러 왔다.
한참을 검색하다가 그냥 다 비슷비슷하다고 해서 우리도 아무거나 골라서 가봤다.
전복죽이랑 전복돌솥밥을 시켰다.
고등어가 통으로 나왔다. 둘다 생선구이에 환장하는지라 신나서 메인이 나오기 전에 해치워버렸다.
집에서는 생선을 굽기가 쉽지 않아유...
전복죽! 내장이 들어가서 그런가 초록색인데..
더 맛있을거 같아. (식탐)
솥밥도 나왔다.
둘 다 맛있었다.
후식으로는 차를 마시러 갔다.
자리에 앉아서 종을 짤랑짤랑하면 오시는데 너무 부담스러웠다.
동생은 따뜻한 밀크티,
나는 아이스.
동생이랑 같이 후식을 먹으러 간다는 건 빵이나 스위츠 종류가 꼭 함께한다는 것.
이건 뭐 나눠 먹을 것도 없이 동생이 두 입만에 해치웠다.
저자식 사이즈 보더니 내 눈치 쓱 보고 입에 순식간에 꾸겨넣는거 내가 다 봤어..
야식도 야무지게 먹으러 간다.
밥 추가요..!!
어느 날 밤에 해장국이 너무너무 먹고 싶었는데
요새는 너무 늦은 시간에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는지라.. (20대가 그립다)
내일 눈뜨자마자 해장국을 먹겠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겠다, 라고 다짐했다.
제주 해장국 진짜 맛있다.
유명한 곳들이 꽤 있는데 한번씩 다 가봐서 내 입맛에 제일 잘 맞는 곳을 찾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그냥 평소에도 국밥종류를 너무 좋아한다.
빨리 잠에 들려고 눈을 꽉 감고 누웠다. 해장국 하나.. 해장국 둘..
해장국!!
6시에 세수만 하고 후드티 뒤집어쓰고 나왔다.
해장국 하나요!!!
왼쪽 위에 다진마늘 보세요. 한숟가락 푹퍼서 넣어줘야한다.
근데 이날은 어디 나가면 안된다. ㅎㅎ.. 마늘냄새...
행복해.
내 최애인 은희네해장국이다. 여기가 탑임.
나중에 동생과 커피를 마시러 갔다.
제주에 아기자기한 카페가 많아서 돌아다니기 좋았다.
분위기 쥑인다~
사진 찍기 좋아서 후기를 보면 항상 사람들 바글바글하던데
우리는 평일에 가서 그런가 우리 밖에 없었다.
한참을 수다떨고 사장님이랑도 이런저런 얘기하다 사진찍고 고양이랑 실~컷 놀았다.
굳이 어디에 가기 귀찮은 날은 족발을 포장해와서 먹었다. 이것도 흑돼지인가?
시장에서 사온건데 밑에 스티로폼 접시 깔린거보고 사기당한 느낌이 들었다.
그냥 족발 가게에서 시켜먹는게 제일 나은듯.
이건 진짜 사기 아닌가...
어디다 신고하고 싶었다.
화나는 마음은 아이스크림으로 달래봅니다.
요거트 맛!! 이것저것 다 들어간 요상한 이름보다는 그냥 간단한 맛이 제일 좋다.
미리 예약을 해두고 스시를 먹으러 갔다.
근데 메인 사진이 없네.
튀김이랑
마무리로 모밀. 쯔유가 너무 짜서 어우 짜.. 하면서 물을 탔더니
옆에 앉아 계시던 분도 날 보고는 되게 조심스럽게 물을 타셨다.
그러더니 갑자기 그 옆에 계시던 친구분들도 도미노처럼 물을 타기 시작했다.
왜 쟤 눈치를 보세요. 짜면 짜다고 말하세요!! ㅎㅎㅎ
밥먹고 카페 투어.
동생이 커피랑 디저트를 매우 좋아하는 지라 열심히 찾아둔다.
이날은 케이크.
나는 런던포그, 동생은 커피.
이 날도 신기하게 카페에 우리 밖에 없어서 근처에 있던 영어책을 들어 음료가 나오기 전까지 오디오북처럼 조곤조곤 읽었다.
나중에는 동생이 자기가 읽어보겠다고 갖고갔는데 뭔가 어색해.
너 발음이 센다 세~ 하면서 이것저것 고쳐주다보니 어느 순간부더 영어발음 교정 과외처럼 바뀌었다.
너무 뭐라고 했나 동생이 읽다가 쒹쒹하더니 안읽어! 하면서 책을 치웠다.
또 어느 날은 미친 뷰의 카페에서 커피랑 쿠키도 먹고
우리 둘 다 너무 좋아하는 녹차빙수도 먹었다.
저녁에는 해변가에 가서 산책을 했다.
이 넘치는 여유, 어떡할꺼야.
해변에서 만난 귀여운 멍멍이 사진으로 포스팅은 여기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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