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좀 늦게까지 놀다보니 좀 피곤했지만 이날은 여행날이니 으랏차! 하면서 일어낫다.
2024.03.26 - [Travel Log/Asia] - 몽골 울란바토르 #3
출장이 주 목적이었지만 몽골까지 왔으니 동료들과 맞춰서 하루를 관광일정으로 미리 빼두었다.
단체관광으로 예약하고 결제까지 전부 다 해두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징기스칸 동상은 한 번 보고 가야하지 않겠나.
아침은 여전히 호텔 조식.
3일째라 조금 질리긴 했지만 그래도 음식 퀄리티 자체가 괜찮아서 무난하게 먹기 좋았다.
매번 말하지만 여기서 만든 요거트에 현지 꿀 + 로컬 베리로 만든 쨈. 진짜 존맛탱이다.
감성 카페에서 시켜먹는 요거트 느낌. 완전 맛있음.
프로틴을 위해 먹은 스크램블도 포실포실하니 나쁘지 않았다.
방에 올라가서 필요한 물건을 챙기고 (돈) 로비로 내려갔다.
이날 투어를 가기로 한 동료들끼리 로비에서 만나 작은 관광버스 같은 차가 와서 우리를 한방에 태우고 갔다.
커튼이 아기자기.
제대로 출발하기 전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에 들려 간식거리를 샀다.
채소를 너무 안먹어서 비타민이 부족한거 같아. 비타민 드링크..
이거슨.. 엄마손 쿠키!! 이건 먹어야해.
너희들에게 이 맛을 전도하리, 먹어봐 k-스낵..!!
예상했던 것보다 인기가 너무 좋아서 나는 하나밖에 못먹었다.
이 과자 이름이 뭐냐고해서 직역을 해줬다.
디스 이즈 마덜스 핸드 파이.
나중에 한국가서 사먹으렴 ^^..
다같이 여행하는 기분에 업이 되서 신나서 간식을 나눠먹었다.
달달한걸 먹어서 좋았던 기분도 덩컬거리는 차에 앉아 한참을 달리다보니 슬슬 지쳐갔다.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린다. 밖 풍경은 별다를거 없고 가끔 양이랑 말이랑... 땅이랑..
왜이렇게 오래걸리나 했더니 중간에 protected area가 있어서 국립뭐시기..
직빵으로 내려가면 빠를텐데 빙 돌아가느라 한참 걸리는거라고 가이드가 알려줬다.
징기스칸 보러 가기 전에 중간에 한번 더 멈추는데 휴게소는 아니고 그냥 로컬분들이 길에 이것저것 세워두고 장사를 하고 계셨다.
여기서 활도 쏴볼수 있고 낙타도 타보고 매랑 사진도 찍을 수 있다고 가이드가 설명해줬다.
아마 로컬들끼리 서로 얘기를 해두고 관광객들마다 들리는 곳..?
가족이 운영하는것 같던데 어린 애가 보이길래 좋은 사람인척하면서 휴게소에서 심심할 때 먹으려고 샀던 사탕을 들고 갔다.
(전형적 납치범 수법. 모르는 사람이 사탕 주면 받으면 안된다.)
애기 사탕 먹을래~? 나 나쁜 사람 아닌데~
애기는 사탕만 받아가고 대화를 거부했다.
똑똑한 아이군.
상처받은 가슴을 붙잡고 낙타를 보러 갔다.
침 뱉지 말아줘..
직접 타 볼 수 있도 있는데 멀리 가는건 아니고 그냥 한 번 빙 둘러 보고 인증샷 찍는 코스.
동료가 무서운데 친한척은 해야겠으니 빨리 찍어달라고해서 후다닥 찍었다.
그리고 이 동료는 손에서 계속 냄새가 나는 거 같다며 손세정제를 쏟아부었다.
낙타 냄새가 심하다고 들어서 나는 매랑 사진을 찍었다. 왜냐면 너무 멋있으니까.
전에 유목민들이 몽골 초원에서 말타고 매를 키우는 내용이 나오는 만화를 보고 뿅 반했는데
여기서 매를 만날 기회가 생겨 두근 거리는 심장을 붙잡고 다가갔다.
멋있어... 근데 진짜 와방 무겁다. 그리고 크다.
멀리서 나는 것만 봐서 그런가 이렇게 큰지 몰랐고 솔직히 이 정도로 무거울 줄 몰랐다.
하늘을 나는 동물이라 가벼울 거라는 편견이 있었나보다.
사진을 같이 찍으려면 두꺼운 장갑을 끼고 한 팔로 버텨야되는데 진짜 팔에 힘 빡! 주고 버텨야
매도 안정적으로 앉아 있고 날개도 피고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무게가 어떻게 되는지 물어봤더니 새마다 다르지만 5-10kg 정도 나간다고 했다.
여기 애들은 5kg 아닌거같은데요.
잠시 다른 사람들이 끝나기를 기다리다가 내 차례가 되서 갔다.
- 유 오케이?
- 노 프라블럼!!
내가 근수저는 아니지만 이런거 못 버티면 은근 자존심 상한다. 버티겠다.
호와아아~ 내 손에 매가 있어~~
그동안 열심히 들었던 아령은 이 때를 위한거구나! 하면서 팔에 힘을 주고 들어올렸다.
가만히 버티다보면 애들이 날개를 접고 그냥 앉아있어서
주인아저씨가 위로 올리라고 할때 맞춰서 사진을 찍었다.
무거워서 팔이 점점 내려가는데 너무 내려가면 얼굴에 맞을 수 있으니 조심.
동료 한명은 무게를 버티지를 못해서 휘청휘청하다가 주인아저씨가 팔을 잡아주셨다.
집에 가서 아령 더 열심히 해야지 라고 다짐했다.
이 아이 말고 다른아이들도 있었는데 유독 예쁜 아이가 있어서 주인분한테 쓰다듬어도 되냐고 했더니
엄청 착하다고 안문다고 해서 한번 쓰다듬어보았다. (물려서 내 손가락 잘려나갈까봐 심장이 벌렁벌렁)
하루종일 묶여있는 건가 좀 미안했다.
그렇게 또 한참을 달려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멀리서 봤을 때는 약간 모노폴리에서 사용하는 피스 같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안에 박물관처럼 이것저것 볼것들이 있다.
여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영상도 잠깐 보고
안에 텐트같은 곳에 앉아서 체험 느낌으로 사진도 찍었다.
생각보다 볼게 좀 있어서 좋았다. 그냥 동상만 덜렁 있었으면 많이 아쉬웠을 듯.
몽골 전통개들이 정말 온순하고 사람들도 좋아한다는데 여기는 왜이렇게 화났어..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동상 위쪽을 보러 갔다.
엘리베이터타고 올라가면 밖으로 나가서 클로즈업을 볼 수있다.
바람이 엄청 많이 불어서 오래 있지는 않았는데
이렇게 뻥 뚤린 광경은 정말 오랜만이라 기분은 좋았다.
추워서 들어와 2층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자 하고 주문을 했는데
얼마 안 가 정전이라 조리기구가 사용 불가능이라 주문 취소를 당했다...
또 정전이라니.
배고픈데.. 뭐.. 전기가 안들어오니 방법이 있나. 이 동네는 정전이 되게 흔한가보다.
어쩔 수 없이 밥 기다리면서 마셔버린 음료수 값만 지불하고 돌아가는 길에 뭔가를 사먹기로 했다.
돌아가는 버스에 타기전에 다들 화장실을 들렸는데 불이 안들어와~~ (당연함 정전임)
그리고 이상하게 물도 안내려갔다. 충격.
전기가 안들어오는데 물은 왜 안내려가는거지? 수도관이 전기랑 연결되어있나?
주차장 옆에 있던 승마체험. 승마를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말들이 다들 작은 편이라서 놀랐다. 아니면 그냥 여기서 키우는 애들 종이 작은 애들인가?
이 넓은 땅을 뛰어다녀야했으니 그럴리는 없고 얘들은 조랑말 같은 애들인가싶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쯤은 시간이 얼마 안남아서 나는 못탔는데
점심 안먹는다고 미리 나갔던 동료 한명은 타고 엄청 멀리 나갔다가 돌아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미리 나가서 나의 승마 스킬과 말과의 친화력을 뽐내볼 껄.
신기하게 말들이 나 좋아한다. 진짜임. 궁금하시면 만나서 승마 한 번 가시죠.
허벅지랑 엉덩이 터져가면서 배웠는데 이 멋진 곳에서 못타다니 많이 아쉬웠다.
내 죽기 전에 몽골에 다시 와서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리.
짧은 투어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는 근처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백화점에 들렸다.
다들 점심도 못먹은 상태라 배가 고파서 음식을 찾아 헤맸다.
이 백화점이 왜 유명한가 했는데.. 공룡화석이 있다.
하나도 아니고 여러개!
-이거시 찐입니까?
-예스.
그것도 정말 이동네서 발굴한 화석이란다. 이렇게.. 그냥 놔둬도 아무도 안훔쳐가나???
이날 동료 몇명들이랑 저녁 식사 예약을 해놔서 시간이 어정쩡했다.
배는 고프고 근데 지금 많이 먹으면 저녁을 못먹겠고.
간단하게허기를 달래보려고 왕만두를 샀는데 내 위는 이걸로 부.족.해.
그치만 저녁에 미리 허르헉이라는 전통 음식을 예약주문해두어서
단거라도 먹으려고 카페베네로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두스쿱..ㅎㅎ..
몽골에 카페베네가 있다니. 이것도 정말 신기하네.
그렇게 다시 우리의 울란바토르 최초의 파이브스타이지만 이제는 낡아서 좀 무서운 호텔로 돌아왔다.
잠시 각자 방에서 쉬다가 예약한 시간에 맞춰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저녁은 울란바토르 시내 중심가에 있는 식당인데 외국인들 전용인지 그냥 돈이 비싸서 그런건지 외국인들만 주로 있었다.
동료들이랑 저녁먹으러 갔었는데 뭘 하는지 경찰들이 못들어오게 주위를 다 통제했던 곳.
다행히 오늘은 별 행사가 없는지 문제 없이 들어갔다.
몽골에가면 꼭 먹어보고 싶던 것들 중 하나가 허르헉이다.
허르헉은 고기랑 야채에 뜨거운 돌을 넣어서 조리하는 음식이라고 봤었고
전에 웹툰에서 보고 너무 궁금해서 꼭 먹어보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감자랑 당근이랑 고기를 넣고 익혔대. 미친 듯이 올라가는 기대감을 멈출 수가 없구나.
비쥬얼봐 돌았어!
찾아보니 주로 캠핑이나 현지인 게르 체험? 같은 곳에서 많이 먹는데 우리는 출장 온거라 캠핑까지 갈 시간은 없고
운이 좋게 여기 식당에 미리 예약하면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이날 저녁에 먹으려고 미리 주문해두었다.
1인분 주문이 안되서 같이 먹을 사람을 구해야 한다.
먹는거 좋아하는 동료 두 명을 꼬셔서 파티를 만들었다.
근데 양은 별로 많지 않아서 둘이 충분히 먹을 듯 싶었다. 우리가 그냥 많이 먹는 건가.
음 한번 먹어본 걸로 만족한다.
내가 고기에 질리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지만 고기보다 감자가 더 맛있었다.
이동네 감자 진짜 맛있다. 이게 그 유명한 잉카감자인가..? 그 노오랗고 맛이 찐하다.
전체적으로 몽골에서는 고기 누린내에 민감하면 먹기 힘들 듯.
그치만 넓은 초원에서 하루종일 말타고 돌아와 별 보면서 먹으면 더 맛있겠지? 라면서
친구들이랑 같이 수다를 떨면서 나름 잘 먹었다.
애피타이저로 시켰던 튀긴만두. 메인보다 늦게 나왔지만 엄청 뜨겁게 나와서 맛있었다.
근데 비트피클이 맛있었다는 기억이 더 강하다. 다들 이거 피클 뭐냐고 하면서 열심히 먹었다.
튀긴만두는 전세계 어딜 가나 다 맛있더라.
탄수화물을 뭘 시킬까 하다가 이름이 끌려서 면요리를 시켜봤는데 말고기.. 냄새가 강했고
면보다 고기를 더 많이 줘서 평소같으면 좋았겠지만 우리의 이번 목적은 탄수화물이라 아쉬웠다.
내가 고기보다 탄수화물이 더 나오길 바라는 날이 오다니.
고기랑 유제품 안먹는 동료는 정말 힘들어했었다.
음료는 로컬 베리를 사용했다는 칵테일. 시원하게 마시기 좋았다.
신나게 밥을 먹고 마무리로 따뜻하게 차.
잘먹고 슬슬 마무리를 하려는데 어제 사고쳤던 동료 한명이 또 문제를 일으켰다.
분위기가 너무 안좋아져서 빨리 계산하고 나오려고 하는데
피날레로 자기 돈이 부족하다고 누가 돈 좀 내달라고 하는 부분에서 나랑 친한 동료 한명이 참다참다 빵 터졌다.
이런 넌씨눈은 정말 처음이라 다들 어떻게 반응 해야 할지 몰라 다들 당황스러웠다.
내일부터 돌아가는 동료들이 있어 이날이 다같이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
이렇게 끝내기 너무 아쉬워서 친한 동기들 몇명이 2차를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쟤도 여기에 끼려고 했다.
방금 돈 없어서 자기 저녁값도 남한테 내달라고 했으면서 여기는 왜 끼려고 하는거지.
다행히 다른 동료가 돈 없으면 그냥 다른 사람들 호텔로 돌아갈 때 같이 가라고 해서 얘도 돌아갔다.
불이 예쁘게 켜진 광장.
아이리쉬 펍을 다시 찾아갔다.
가는길에 본 울란바토르! 여기서 다같이 사진을 찍었다.
무엇을 마셔야하나~ 하는데 프라하에서 맛있게 먹었던 필스너가 탭으로 있길래 이게 왠일이여! 하면서 시켰다.
프라하에서 제일 맛있던건 맥주뿐.
최고는 체코 흑맥주! 도른자임.
Na zdraví!
넷이서 이래저래 수다떨고 열심히 마시고 하루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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