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Log/Asia

몽골 울란바토르 #3

Dulcet. 2024. 3. 26. 05:46

 

 
 
 
  
 
전날 식도의 소중함이 여기지 못한 나를 괴롭히던 목구멍의 가시가 사라졌으니 월급쟁이 도비는 다시 일 할 준비를 한다.
 
 
 
2024.03.22 - [Travel Log/Asia] - 몽골 울란바토르 #2

 

몽골 울란바토르 #2

몽골 출장 첫날을 잘 마무리하고 너무 피곤해서 기절. 2024.03.21 - [Travel Log/Asia] - 몽골 울란바토르 #1 몽골 울란바토르 #1 월급쟁이의 나날, 평소와 다를거 없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메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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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빽빽한 일정이 가득한데 직원 찾아서 병원 안가도 된다고 말하고 나니 시간이 좀 늦었다. 
음. 아침 첫 미팅은 못들어가겠군 하는데 늦잠 잔 친한 동기랑 로비에서 만났다.
 
 
 
 

 
 
 
- 굿모닝?
- 어어..
서로 보고는 너 여기서 뭐하냐면서 웃었다.
이 자식. 아주 꿀잠을 잤나본데? 
 
 
 
 
 

 
 
 
어짜피 둘 다 못들어가니 같이 근처 버거킹에가서 커피를 마셨다.
아이스 모카시켰는데 저 컵에 주셔서 잘못나왔나, 그냥 먹자 했는데 아이스였다.
두번째 미팅 시작하기 전에 시간 맞춰 돌아가서 일도 했습니다. 
오후 업무만 남아 있는 상태라 친한 동료들이랑 같이 근처 마켓에 구경을 가기로 했다. 
 
K: 마켓에 어떻게 가지? 
나: 택시타면 금방 간대. 
D: 우리가 택시를 잡을 수 있을까? 말 안통하면 어떡하지? 
나: 기다려. 나 거의 현지인 느낌이니까. 노프라블럼이다. 우선 질러본다.
 
실제로 젊은 현지분들은 약간 한국인 비슷한 느낌도 많이 났다. 유전자가 비슷한게 있어서 그런가? 
흔희 말하는 북방계 외모의 한국 사람들을 생각하면 비슷했다.
가끔 몽골 씨름 선수같은 분들이 보였는데 얼굴은 순한데 피지컬이 안 순해. 내 취향이야.
여기 사람들도 키가 엄청 큰건 아닌데 몸이 두껍다고 해야되나?
여성분들은 진짜 한국 스타일로 꾸민 분들 많았는데 다들 얘기하다보면 한국사람이냐고 알아보셨다. 신기. 
 
개인취향 이야기에서 돌아와서
신기하게 몽골은 우버처럼 개인기사들이 택시 일도 하는데 
그냥 차를 새우고 어디까지요해서 얼마/콜 하면 가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저 차가 그냥 지나가시는 동네분이지 택시인지 알 방법이 없음. 서주면 택시고 지나가면 민간인임.
좋아. 한번 해보자. 길가에 서서 팔을 휘적휘적 거렸다.
 
 
 

 
 
 
기사님: #*@$)(*#
나: 나랑톨! (마켓 이름)
기사님: ok
 
가자! 매우 쉬웠다. 적당한 금액은 호텔 로비직원분께 미리 물어봤다.
어마무시한 트래픽과 그 트래픽을 fast and furious 처럼 넘나드는 택시를 타고 시장에 도착했다. 
 
 
 
 
 

 
 
 
 
나랑톨 시장은 재래 시장, 5일장 같은 느낌이었는데 호텔에서 영어로 "black market" 이라고 설명을 해줘서 그런가
동기들이 너무 기대를 했다가 조금 아쉬워했다. 다들 어, 내가 생각했던 마켓이 아닌데..? 하며 계속 두리번두리번 뭘 찾았다. 
정확히 뭘 기대했던 걸까 ㅋㅋㅋ  정말 뭔가 있어도 우리같은 관광객이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을리가..
 
자주 보러 가던 블로거님이 몽골의 전통 옷인 델을 여기서 사셨던 걸 보고 
나도 몽골에 가면 꼭 델을 사서 입어보고 싶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오다니.
넘나 신기하고 기대되고.. 진짜 열심히 돌아다녔다.
 
한참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다 입어봤는데 옷이 생각보다 꽤 무거웠다. 추운 동네라서 그런가? 
출장이라 짐을 늘리는게 좋은 생각이 아닌데다가 가장 중요한게 체형이 안맞아서 안어울림 ㅠㅠ.. 
델이 거의 패딩느낌으로 긴데 내가 입으니 살찐 마트료시카 핏이 나왔다. 이건 입을 수 없어.
 
정말 사고 싶었는데 맞는 옷을 찾을 수가 없어서 포기했다. 
전 같으면 그냥 무턱대고 샀겠지만 이제는 억지로 무언가를 한다는게 
항상 좋은 선택은 아니란 걸 몇번의 시행착오로 인해 깨달았다. 
그치만 아쉽기는 정말 아쉬웠다. 흑흑. 나도 델 입고 싶었는데..!! 
 
사진이 1도 없는 이유는 노트북이 사망하면서 옮겨놨던 사진들이 같이 안녕히계세요~ 를 외치며 사라졌기 때문..
타이밍 좋게 핸드폰도 떨어트리면서 갈아버려서 남은게 없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다시 메인 시내에 있는 Hope 거리 근처로 택시타고 돌아갔다. 
동료 한명이 한식!! 한식을 먹어야해!!라고 쌩난리를 쳐서 다들 어어.. 한식먹자 (진정해) 하고 같이 와줬다.
 
 
 
 
 

 
 
 
야채를 먹어야한다고 동료들은 대부분 비빔밥을 시켰지만 나는 뚝심있게 제육덮밥을 시켰다. 
생각도 안했는데 밥에 계란후라이가 올라가 있다는 것만으로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나중에 계산 할때 알게 된건데 반찬값이 따로 받더라.
한국의 정 어디갔어. 
그치만 나물반찬 오랜만이라 행복했음. 채소~채소~~
 
음식은 전체적으로 맛있었는데 서비스가 좀 느려서 
마지막에는 늦을까봐 급하게 와구와구 먹고 후다닥 오후 업무를 보러 돌아갔다.
이날 워크숍 마무리를 하고 클로징 세레모니까지 잘 끝냈다. 그리고 드디어 프리덤!
전날 가려고 했었는데 생선가시때문에 못 간 바에 가려고 나왔다.
 
 
 

 
 
 
신난다~ 드디어 놀러 온 기분. (놀러온 거 아님).
 
 
 
 

 
 
 
 
우리가 간 곳은 울란바토르 시내에 있는 블루 스카이라는 호텔에 있는 라운지/바인데 
 몽골에 몇번 왔던 분이 강하게 추천해주신 곳이라 동료들이랑 가서 피자랑 파스타를 먹기로 하고 기분 좋게 걸어갔다. 
호텔에서 멀지 않아서 산책 겸 가기 좋았다. 시내 중심가에 있다.
 
 
 
 
 

 
 
 
저 멀리 보이는 반달모양 빌딩이 한국 건설회사가 들어와서 지은거라던데
나한테 말해준 사람도 어디서 전해 들은거라 확실하지 않음.
 
 
 
 
 

 
 
 
걸어가다 만난 마르코 폴로 아저씨 동상. 
 
베니스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이것저것 경험을 하고 돌아가서 책도 써내다니. 
물론 돌아가서 전한 이야기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정확한 가에 대한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저 시대 사람이 말도 잘 안 통하는 곳을 돌아다니면서 경험을 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요새 블로그나 유투브도 돈 받고 내용을 뻥튀기하는걸 보면
온갖 고생을 하면서 말타고 돌아다녔을 저 아저씨가 자기 경험을 살짝 부풀려 말하는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지 않을까.
저 사람이 살았던 시대의 몽골은 지금과 정말 다르겠지. 
그 당시의 칸들을 만날 수 있던 마르코 폴로가 바라보는 몽골이 어땟을지 궁금하다. 
아직 책을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는데 시간 날 때 한번 읽어봐야겠다.
 
 
 
 
 

 
 
 
 
라운지는 호텔 건물로 들어가서 로비를 쭉 지나 엘레베이터를 타고 23층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옆에 음식 심볼들이 너무 귀엽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라운지 입구 가기 전 오른쪽에 화장실이 있는데
여기 화장실에서 시내가 쫙 보인다. 굳이 뭐 스카이타워 이런거 찾아갈 필요가 없다.
 
 
 
 

 
 
 
부장님이 여기 바에 가게되면 맨 오른쪽 칸에 들어가보라고 해서 가자마자 들어가봤다. 
 오른쪽 벽이 유리다. 아니 벽이 유리면.. 밖에서 보이면 어떡해요!! ㅋㅋㅋ 

물론 안보이겠지만 그래도 뭔가 이상해. 다른 칸으로 넘어갔다.


바와 라운지에서도 같은 뷰를 볼 수 있다. 
근데 앵글이 화장실 뷰가 짱임. 손닦으면서 울란바토르 시내를 구경할 수 있다. 
여기까지 온다면 꼭 화장실에 가주세요.
 
화장실에서 나와  다같이 큰 테이블을 잡고 앉았다. 바 손님들은 다 외국인들이었다. 
그도 그럴게 몽골 물가에 비해 꽤 비싼 편. 
 
 
 
 

 
 
 
시트러스 계열 믹스에 럼이었나, 내가 좋아하는 베이스로 만든 칵테일. 
하루 늦었지만 생일 축하를 받으며 디너가 시작되었다.  
 
 
 
 

 
 
 
 
토마토베이스 펜네. 그냥 매우 상상 가능한 무난한 맛이었다. 
 
 
 
 
 

 
 
 
같이 나눠먹으려고 한 동료가 비건이라 치즈는 따로 부탁해서 나만 아주 잔뜩 올려먹었다. 
치즈가 맛있었음 :D 여기 유제품 다 맛있어~
다른 동기 두명이 밀크쉐이크를 시켰는데 맛있었다고 했다. 
 
다들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다들 피하는)동료 한명이 아슬아슬하더니 결국 입으로 사고를 쳤다. 
하. 아무도 초대 안했는데 어떻게 알고 온걸까. 
분위기가 싸~해져서 빨리 정리하고 2차를 가기로 했다. 
 
사회생활 하면서 말이 얼마나 무서운지 피부로 느낀다.
나도 항상 머릿속으로 스스로한테 말조심!! 을 외치는데 가끔 질러놓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아 왜 오버했지, 그런 말은 하지 말껄, 하면서 내가 했던 말들을 곱씹는 경우가 많다. 
입조심 말조심..ㅠㅠ... 
1차가 어정쩡하게 마무리되고 술 안먹는 동기들은 먼저 돌아가고 몇명만 남아서 2차로 다른 펍에 가기로 했다. 
 
 
 
 

 
 
 
나가기 전에 다시 들린 화장실에서 본 야경.
 
 
 
 

 
 
 
동기가 전날 가봤다는 아이리쉬 펍으로 가는 중. 
 
 
 
 

 
 
 
그래피티 가득한 힙한 거리에서 우리끼리 모델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내가 상상했던 몽골의 이미지와 매우 다르지만 이것도 새로워서 좋았다.
가는 도중 비가 좀 와서 후다닥 뛰어갔다. 
 
 
 
 

 
 
 
오페라 하우스 같은데 비 때문에 잘 못봤다. 
 
 
 
 

 
 
 
여기도 울란바토르 시내에 있는 펍. 엄청 크다. 
여기는 블루스카이보다 훨씬 괜찮은 가격이었다. 
 
 
 
 

 
 
 
같이 간 동기 중 한명이 어제 생일이었으니 축하를 하기 위해서 버블을 마셔야된다면서 샴페인으로 시켰다.
두 종류가 있었는데 독일 샴페인으로 시켜봄. 독일 샴페인은 처음이군. 
 칠링해서 마셨는데 맘에 들었다! 
 
 
 
 

 
 
 
Prost!
 
 
 
 

 
 
 
안주 겸 시킨 마늘빵. 
이집..마늘빵 맛집인듯. 빵이 너무 맛잇어... 
 
 
 
 
 

 
 
 
치즈케익은 맛이 없었다. 비추. 
 
내일..아침에 우리 일일투어 가야되는데 알콜을 계속 마시고 있네ㅎㅎ..
더 마실까 하다가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해서 여기서 접었다. 
 
 
 
 

 
 
 
돌아가는 길에 만난 서울의 거리! 
 서울의 거리는 뭐지? 신기했다. 
 
한국이 몽골과 교류가 많아졌다는 건 들었는데 이렇게 많이 보일 줄은 몰랐다.
나중에는 이마트도 갔다. 'ㅅ' 울란바토르에 이마트가 있더라구요!! 
 
 
 
 

 
 
 
 
그리고 (여전히 샤이닝이 생각나 무서워 하는) 호텔 복도를 지나 내 방으로 왔더니
동료들이 방문에 생일 축하한다고 장식을 해놨다. ㅠㅠ.  감동..
심지어 방 샤워에 문제가 있어서 저녁에 방을 바꿨는데 어떻게 알고 와서 한건지. 완전 감동이었다.
 
오늘 맛있는 음식도 잔뜩 먹고 좋은 사람들이랑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거기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이런 노트까지 받아서 기분이 마구마구 좋아졌다.
이날 씻고 꿀잠잤다. 
 
내일은 투어 가야한다! 징기스칸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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