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면 반자동으로 준비하고 1층으로 내려가 조식을 먹는다.
동생은 한 두번 먹으면 같은 메뉴를 안먹으려고 하는데
나는 맛이 없는게 아닌 이상 같은 메뉴를 여러번 먹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서 그냥 생각없이 먹었다.
그냥 에너지를 섭취하기 위해 우적우적 먹는달까... 가서 일이나 하자.. 우적우적..
동료가 피자가 먹고 싶다고 해서 카페 비스므리 한 곳에 가서 간식 겸 시켰다가 완전 실패했다.
외국음식이라 비싸긴 또 드럽게 비싸.
그날 저녁에는 다시 중식을 먹으러 갔다.
배추고기볶음 존맛탱. 피자가 이 요리 값의 두배라니 믿기지 않는다. 쌀밥 주세요!
순두부에 면을 튀긴거같은 토핑.
근데 양념이 너무 맛이없어서 실패였다.
위샹로우쓰. 한국말로 어향육사.
살짝 매콤하니 완전 맛있다.
중국에서는 중국음식을 먹자.
슬슬 출장의 끝이 보이고 있었다. 즉, 마무리 할 일이 많다.
열심히 일하다가 Weijia라는 식당에 들려서 간식을 사왔다.
프렌차이즈 식당인 weijia는 깨끗하고 메뉴도 많고, 가장 좋은건 호텔에서 워킹 10분 안이라 자주 가서 먹었다.
서안의 음식 중 하나인 량피 凉皮
쌀면에 닭고기, 오이, 마늘, 고추 소스등이 올라가있다. 생각보다 매워! 좋은데 넘 맛있었다.
땅콩인가 깨소스가 밑에 있는데 고추가 넘 매워!
"고추소스빼주세요"를 중국말로 못해서 이런저런 시도 끝에 그냥 포기하고 걷어내고 먹었다.
옆은 량피랑 같이 먹으려고 사온 양고기 로우자모.
로우쟈모는 양고기 햄버거 느낌. 근데 빵이 맛이 없군요.
서안의 유명한 음식이라고 해서 이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어봤다.
량피는 토핑이 많이 들어서 든든하게 잘 먹었다.
중국 KFC는 중국맛이 났다.
프렌차이즈가 들어오면서 맛이 바뀌었구나.
실패!
출장의 끝이 다가올 때 쯤,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투어 기회가 생겼다.
서안까지 왔는데 그 유명한 병마용은 한번 봐야지요?
진시황 기다려. 내가 간다!
그렇게 동료 몇명과 투어를 예약해서 진시황릉에 병마용을 보러 가기로 했다.
투어로 가는거라 관광버스를 타고 가이드와 함께 갔다.
중국 가이드분들은 셀카봉 같은 스틱 끝에 인형 같은 포인트를 달아서 다닌다.
우리도 귀여운 곰돌이 스틱을 갖고오신 가이드분을 따라서 들어갔다.
-곰돌이를 쫓아오세요
-네!
우리 곰돌이는 노란 곰돌이었는데 나중에 갈색 곰돌이를 쫓아가다가 일행을 잃어버릴뻔했다.
국제 미아 될 뻔. 모르는 곳에서는 정신을 똑바로 차립시다.
투어는 화청지로 시작한다. 양귀비의 온천이라고 알려진 곳 이었다.
황제가 미모 유지하라고 만들어줬다는 온천탕.
주차장/입구 쪽에 있던 분수대. 중간에서 양귀비가 춤추고 있고 왼쪽에서 왕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실제로 왕이 직접 연주하면 옆에서 춤을 췄다고 한다.
일은 안하시고 며느리 만나서 연주만 하다가 나라를 말아먹었나보다.
여기가 그 유명한 목욕탕인가 했는데 메인 성 + 연못인가보다.
유명한 온천은 안쪽에 있다.
큰 느티나무? 비슷한 나무에 이렇게 걸려있었다.
붉은리본과 소원? 을 적은 나무조각들.
가격은.. 그닥 싸지는 않았는데 관광지이니 어쩔 수 없을 듯.
열심히 걸어서 안쪽으로 오면 양귀비가 있다.
- 저게 진짜 몸매일까?
- 마른 것보다 좀 글래머 한 몸이 었다던데
- 완전 글래머임
시덥잖은 이야기로 다들 열심히 고민햇다. 경국지색.
얼마나 매력이 넘쳤길래 왕이 며느리랑 만나서 나라에 신경도 못쓸 정도로 빠지게 된걸까.
안쪽 궁전에서 목욕탕을 보면 이런 느낌.
목욕탕 한번 화려하군요!
어마어마한 대륙 스케일의 목욕탕을 보고 드디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병마용을 보러갔다.
병마용갱으로 바로 갈 줄 알았는데 밥부터 맥여줬다.
도삭면이 쫀득쫀득 맛있었던 짜장면 비슷한 요리랑
이것저것 요리가 나와서 중국식으로 휙휙 돌려가며 먹었다.
이른 점심을 먹고 병마용갱으로 갑니다!
가이드분이 단체티켓을 처리하시는 동안 우리는 밖에서 기다렸다.
티켓을 하나씩 손에 들고 갑니다!
그리고, 드디어! 드디어! 들어왔다!
병마용은 영어로 Terracota warrior라고 한다.
병마용갱은 시골마을에서 농부가 땅파다가 머리가 나와서 발견되었는데
이때 이 머리가 땅의 신이라고 생각해서 모셔놓고 빌다가 공기와 닿은 표면의 색이 다 바래지는걸 보고 신이 노했다! 해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 마을 이장한테 말했더니 이 분이 고고학자한테 연락하면서
발굴이 시작되고 그 이후로 제대로 발견되었다고 가이드분께서 설명해주셨다.
진시황하면 완전 오래된 역사책에서나 볼 거 같지만 실제 이 농부는 아직 살아계신다.
이렇게 대단한 걸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로부터 제대로 보상 못받고 가난하게 살고 있었는데
클린턴이 중국가서 병마용 보러 갔을때 발견한 사람을 직접 만나고 싶다고 하자 미국대통령이 온다는데 그지꼴은 안된다 하면서
급하게 중국정부에서 아파트도 새로 사주고 에어콘 등등 신제품으로 가구도 넣어주고 했다고 한다. 사람 인생 참 신기하다.
이 농부아저씨는 병마용갱 입구 쪽 기념품파는데서 앉아서 관광객들한테 돈받고 사진찍어주고 기념북에 싸인해주고 있다.
현재 발굴하고 있는 현장.
1-3호갱, 아직 시작도 못한 면적도 많다고 하니 내가 상상했던 스케일을 훨씬 뛰어넘는 사이즈였다.
진시황릉은 사실 병마용갱에서 좀 멀리 떨어져있다.
주로 진시황릉 + 병마용갱은 같이 부르다보니 둘이 같이 있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 진시황릉은 다른곳에 있었다. 차타고 가야함.
병마용갱은 정말 군사들을 모아놓은 장소.
우리도 차타고 가면서 진시황릉을 슥 봤는데 정말 동네 뒷산같이 생겼다.
이 안에 진시황의 관이 있는데 안에 중국대륙 모양에 중요한 강을 파서 수은이 흐르게 해놨다고 한다.
관이 수은을 타고 중국대륙을 돌고 있는 시스템이라는데 이 수은을 컨트롤 하면서 건드릴수 있는 기술이 아직 없어서
진시황릉은 아직 터치를 못한다고 설명을 들었다. 저 시대에 어떤 기술로 만들었을까. 신기하다.
손상이 없는 병마용을 전시해놨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간신히 사진을 찍음.
병마용은 파트마다 구워서 합친 거라고 한다.
이 수 많은 병사들의 포즈, 얼굴 모양 등이 다 다르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과 자원이 들어갔을까.
하나하나 실제 인물을 모델로 삼아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처음 발굴 했을 때는 채색도 되어있었는데 당시 보존이 제대로 안되서 색이 다 없어진 상태.
이 당시 QC(콸리티컨트롤) 방법이 대단했는데 병마용의 손에 문제가 생기면 손을 만든 장인을 찾아서 손을 자르고
발에 문제가 있으면 발을 만든 사람을 찾아서 발을 자르는 식이었단다. 미친 방식이지만 퀄리티 보장은 확실하다.
본인이 만든 파트에는 본인의 마크가 들어가서 누가 만들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는 것.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냉방이 안된다는 사실. 가을이나 겨울에 왔으면 좋았을 걸. ㅠㅠ.
제대로 구경하고 싶은데 너무 습하고 더워서 휙휙 보고 지나갔다.
너무 더워서 에어콘이 빵빵하게 돌아가고 있는 기념품샵으로 갔다.
입구쪽에 있는거 말고 안쪽에 또 있는데 이곳은 강냉방!!
신기한게 중국의 긴 점심시간이라 직원들이 다 엎드려서 자고 있었다.
몰랐는데 중국도 점심시간이 꽤 길다고 한다. 1시간 반 - 2시간.
점심먹고 휴식하는게 생활의 패턴인듯 싶었다.
직원분들이 다들 손님들이 들어오던 말던 노관심이라 나도 눈치안보고 앉아서 여유있게 냉방을 즐겼다.
제일 기대했고 제일 재미있었던 병마용갱 구경을 마치고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서안에 가게 되면 병마용갱은 정말 가 볼만 하다. 추천!
저녁에는 무제한 훠궈를 먹으러 갔다.
더워 죽겠지만 이열치열의 느낌으로 팔팔 끓는 국물에 대친 야채를 먹겠다!
개인 냄비에 벨트로 돌돌 돌고있는 재료를 마구마구 넣어서 먹었다.
야채 좋아하는데 다양하게 먹을 수가 있어서 너무 좋다.
버섯이랑, 유부랑, 청경채랑, 언두부가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감자면도 탱탱하니 너무 맛있었다.
전에 출장갔다 현지직원이 알려준 레시피인데
땅콩소스에 마늘, 파, 고추기름 조금 섞으면 와따지요. 츄라이 츄라이.
밥먹고 소화 할겸 시내 구경을 하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항상 먹던 식당말고 뭔가 새로운걸 먹어보고 싶어서 도전! 먼궈입니다.
이름이 특이하다. 먼궈. 이게 뭔궈?
죄송. 개그욕심이.
훠궈집처럼 메뉴판에 재료이름이 써있어서 원하는걸 선택하면 저렇게 세팅해서 갖고 온다.
재료를 냄비에 깔고 옆에 보이는 저 갈색 소스를 부어준다.
익히기 전에 갈색 소스를 부어주는데 직원이 낫토 섞는거처럼 찐득찐득한 소스를 마구마구 휘져어서 올려준다.
살짝 매웠는데 맛있었다.
맛살은 내 취향이 아니지만 그래도 이미테이션 크랩을 드셔야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시는 분이 있어서
어어, 그래 먹어 먹어하면서 추가했는데 소스랑 꽤 잘어울려서 나쁘지 않은 초이스였다.
고기는 윙이랑 양고기. 내가 좋아하는 파프리카가 많아서 좋았다.
이 식당은 서안에 있는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젓가락 사용비를 내라고 했던 집이었다.
처음엔 제대로 못알아듣고 젓가락을 안준다는건가, 중간이 빈 쇠 부분으로 먹는건가 했는데
직원이 나무 팁을 들고와서 끼는걸 보여줬다. 아하!
돈 내야된다는 거는 또 이해못해서 나중에 영수증 보고 알았다.
간식으로 부리또 느낌의 삥? 종류를 사봤다.
안에 양상추랑 만두피를 튀긴거같은 바삭바삭한 튀김, 그리고 본인이 원하는 고기를 넣을 수 있는데
그날은 치킨이랑 생선이 있어서 안전하게 치킨을 넣어달라고했다.
중국에 처음 갈 때 서바이벌 중국어를 찾아서 고기종류를 열심히 외웠다. 지로우, 뇨로우, 야로우...
안에 두반장스러운 매운 소스랑 겉에 또띠야같은걸 만들면서 계란도 하나 넣어준다.
나름 프로틴 빵빵한 간식이라 반정도 먹으면 배부르다.
드디어 출장 마지막 날,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짐을 대충 싸서 캐리어에 자리가 얼마나 남는지 확인했다.
외국 출장 가면 기념품 사야하잖아요~
서안은 실크로드로 유명한 곳.
이미 전날 동료 몇명이랑 같이 선물 용 실크 스카프를 줄줄 샀다.
서안 중심에 있는데 종루 (bell tower)도 있고 고루 (drum tower)도 있다.
입장료 내고 들어갈 수도 있는데 우리는 근처에 기념품 사러 간거라 밖에서만 구경했다.
그래도 야경이 정말 멋있다.
종이든 북이든 야경은 멋있고 우리는 근처 야시장에서 기념품을 열심히 질렀다.
중국에서 흥정은 별거 없다. 계산기와 뻔뻔함만 있으면 가능하다.
기술은 개뿔 덤탱이 씌인거 같지만 이것도 하나의 추억이 될거라면서 서로 웃으면서 넘어갔다.
종루에서 돌아와서 호텔 근처 단골이 된 식당 (우리만 그렇게 느끼는 걸 수 있음) 에서 마지막 저녁을 먹었다.
내 사랑 가지줄기콩볶음. 茄子豆角
이 식당에서 내가 젤 좋아하는 메뉴.
가지 정말 좋아. 치에즈만 보이면 우선 주문해봤다. 중간중간 실패도 있었지만.
중식에서 가지요리가 강하구나 라고 느끼게 해준 요리. 콩도 아작아작 맛있다.
우리 동네에서 팔아줘~~
부추가 들어간 찜만두. 존맛탱.
근데 다른분들은 부추향이 싫었는지 잘 안먹었다.
이것도 나혼자 열심히 먹은 메뉴. 오징어랑 마늘쫑 채썬 고기? 가 들어있었다.
좀 매콤했는데 오징어도 쫀득쫀득하고 마늘쫑은 아작아작해서
쌀밥이랑 먹으니까 완전 맛있었다. 이야. 이것도 우리 동네에서 팔아줬으면.
빼먹으면 큰일나는 탕추리지.
가끔은 짜고 가끔은 많이 달았는데 이날은 바삭바삭하니 정말 맛있었다.
나온 김에 마지막 밤을 불사르지마녀서 2차로 꼬치집에 갔다.
대부분 안주메뉴라 식당스러운 술집이구나 했다.
즉석에서 꼬치를 구워주길래 닭날개랑, 양고기, 소고기. 팽이버섯이랑 파도 먹었다.
근데 신나서 먹고 마시느라 사진이 없다.
맥주는 냉장고에서 직접 갖고 오면 되는데 안시원해 ㅠㅠ 맥주가 안시원하다니 ㅠㅠㅠ
그래도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저녁 내내 즐거웠다.
혼자 있으면서 살을 좀 빼서 돌아가야지 했는데
하루하루 끼니마다 다 챙겨 먹고 간식까지 먹으니 오히려 살이 쪄서 돌아갔다.
재밌는 출장이었다. 안녕 서안!
다시 놀러오고 싶은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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