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해가 떴.. 을 줄 알았는데 날이 구리구리했다.
눈폭풍인가 날씨가 왜 이려. 여기 겨울은 날씨가 항상 이런가.
난 도대체 어디를 지나가고 있던 걸까?
전날 아침에 먹으려고 했다가 못먹은 요우티아오 (튀긴 빵)이랑 도우장 (두유)를 먹으러 나왔다.
클래식 중국 아침! 여기에 삶은 계란 먹어줘야 하는데.
바로 튀긴 밀가루가 맛이 없을 수가 없죠. 캬.
처음에 뜨거운 두유에 빵을 찍어먹으라고? 띠용? 이랬는데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다. 고소함이 두 배.
이날은 오후부터 일정이 있어서 아침에 안중근의사 기념관을 보러 가기로 했다.
어제 기차를 타고 온 하얼빈 역이랑 가까워서 우리 호텔에서도 금방 갈 수 있어 아침에 짬 났을 때 가기 딱 좋았다.
그래도 하얼빈까지 왔는데 역사적인 장소는 봐야지 않겠는가.
새로 리모델링을 했다는데 안이 정말 넓고 깨끗하게 잘 정리되어있고
전날 갔던 고궁이랑은 다르게 설명이 잘 되어있어서 관람하기 좋았다.
창문을 통해 하얼빈 역 플랫폼이 보이는데 실제로 저격했던 장소가 표시되어 있었다.
위에 시계가 저격한 9시 반을 상징한다고 한다.
유언으로 한국에 묻어달라고 하셨다는데 일본이 어디다 암매장을 해버려 찾지 못했다는 게 가장 충격적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장례식이 남은 사람들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미 사형이 뻔히 정해진 재판이 끝나고 시신이라도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마지막 방명록을 작성하고 기념관에서 나왔다. 오래 걸리지 않으니 하얼빈까지 갔다면 들리기 좋을 것 같다.
얼마나 추운지 밖에 얼음이 녹지 않는다..!! 나중에 알게된거지만 아이스크림도 그냥 박스에 넣어서 팔고 있었다.
냉장고 따위 왜 필요하죠?
아침에 먹은 튀긴빵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서 백선생님 방송에서 나왔다는 식당을 가봤다.
친구가 김치찌개 킬러라서 이것도 잘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와봤다.
수완차이탕이라고 약간 백김치?비슷한 걸로 탕을 끓이고
세트로 장조림 같은 고기랑 밥이 나온다. 먹다보니 느끼하긴 함.
한세트씩 해치우고 나왔다.
산책 겸 유명하다는 러시아 소피아 성당을 보려고 했으나 너무 추워서 후다닥 지나갔다.
관광이고 뭐고 얼어 죽겄어요.
건축물은 지나쳐도 내 최애 밀크티 가게는 지나칠 수 없다.
양손 가득 행복. 이 아름다운 가격이여.
중국에 밀크티, 과일티 종류 + 토핑 진짜 너무너무 다양하고 맛있으니 중국까지 갔다 하면 꼭 먹어보시길.
오후에 일해야 하기 때문에 호텔로 다시 돌아왔다.
전날은 밤에 도착해서 기절하듯 쓰려져서 신경도 안썼던 웰컴 과일.
새벽에 배고플 때 바나나 잘 먹었다.
일 열심히 하고 중간에 붕 뜬 시간에 후다닥 만두를 먹으러 나왔다.
여기도 방송에 나왔던 곳이라는데 100년된 만두집이라길래 안가볼 수가 없었다. 만두 좋아함..
뭔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해서 찍었다.
들어가서 두부만두, 갈비만두, 뭐..였더라 를 시켰다.
고소하고 맛있었다.
만두가 얇은 피가 아니고 한국 왕만두 느낌이다. 두꺼운 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엄청 좋아할듯.
만두 먹고 나왔더니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저녁 일정이 있어서 시내 쪽으로 걸어나왔다. 너~무 추워요.
저녁 일정까지 끝나고 다른 동료들이랑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내가 고른 오늘 저녁 식당은 꿔바로우의 원조라는 라오츄지아.
먹는 걸 좋아하는데 이런저런 나라를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찐 원조를 먹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본점이 젤 맛있대서 일부러 본점으로 갔다. 근데 사람이 매우 많네요.
다행히 안에서 기다릴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사진 구경 좀 하고 (영어 설명이 없었다).
서안에서 자주 먹었던 량피. 그냥 무난하다.
땅콩 알러지가 있는 동료 한명은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애가 생각도 안하고 집으려고 젓가락을 들이밀길래 다들 급하게 말렸다. 여기서 쓰러지면 답이 없다.
량피는 동북음식이 아니니 여기까지 왔으니 동북요리로 드시고 가세요~
홍차이탕. 딱 먹는 순간 유럽에서 먹었던 보르시 맛 난다.
러시아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 졌으니 당연한건가? 어쨋든 존맛탱.
뜨끈뜨끈하니 후루룩 먹기 너무 좋았다.
오크라 볶음.
인도요리에서 오크라 볶음 정말 맛있는게 있는데 항상 이름을 까먹는다.
원조의 꿔바로우.
바삭바삭바삭! 진짜 잘튀겼다.
가지, 감자, 피망 볶음 = 지삼선. 이건 뭐 어디서 먹던 맛있죠.
중국에서 가지요리는 실패하기 정말 힘들다.
밥! 정말 잘 먹고 나왔다.
밥 잘먹고 호텔로 돌아와서 바로 씻고 침대에 기어들어갔다.
아까 준 귤 까먹자 귤~
푹신한 침대에 누워서 티비 보면서 귤 까먹으니 기분이 좋았다. 아이고 나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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