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쪽에 출장이 잡혔다. 이 추운 겨울에요? 하얼빈이요..?
근데 동료가 일 끝나고 같이 하얼빈 빙등제에 가자고 살살 꼬셨다.
어어.. 추운데... 빙등제.. 티비에서만 봤던 빙등제.. 엘사가 사는 성 느낌을 느낄 수 있다는 빙등제
솔깃..한데..
그렇게 룰루랄라 하고 있는데 위에서 거기까지 가는 김에 다른 동네도 가라! 라고 연락이 왔다.
어... 거절 할 수 있는 핑계거리가 없네. 예.
여차여차 출장 2개가 연달아 잡히고 (머리는 빙등제 뿐) 열심히 일하다가보니 출장 가는 날이 다가왔다.
일하다가 급하게 마라탕 집에 들려서 포장해왔다. 이건이 본토 찐의 맛.
두부 종류를 워낙 좋아해서 중국에 올 때마다 이런저런 두부, 두부피 종류의 재료를 먹을 수 있는게 너무 좋다.
전에 일했던 동료 중에 근처 도시에 살고 있던 친구가 있어서 일 끝나고 만났다.
중국에서 지낸지 오래된 친구. 이미 중국의 무질서에 적응해서 매우 편한 삶을 살고 있었다. 포기하면 편하단다.
여기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다고 추천해준 맥주. 여기는 맥주 뚜껑도 신기해.
캔 딸 때 손가락 빌까봐 항상 두려운 나는 저거 마시다가 입술 베이는거 아닌가 걱정스러웠다.
컵 좀 주세요. 두려워요.
안주는 과일안주. 이래저래 수다를 떨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어딘지 모르겠지만 우선 한장. 화려하다 화려해.
저녁으로는 양꼬치!
다 구워져서 나오는 곳이었다.
친구가 자기는 무조건 밥을 먹어야된다고 해서 볶음밥.
고기 추가.
건두부피 파말이?
식빵 토스트. 구워서 위에 설탕을 뿌려 나온다.
불량식품 먹는 느낌.
꼭 먹어줘야하는 마늘가지구이.
잘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집어온 까눌레.
까눌레는 내가 원조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아직은 판단하기가 힘들다. 프랑스에 가봐야하나.
근데 프랑스는 하도 안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렇게 끌리지는 않아.
넘나 추운데 와서 몸이 적응을 못했는지 좀 많이 피곤했지만 일정을 정할 때 부터
이미 하루를 빼두었기 때문에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동네 구경 나가야지~ 그치만 일어나기 힘들었다.
출장가서 하는 짧은 여행들은 항상 꿀잼이다.
숙소에서 나갈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처음 보는 충격적인 숫자가 나왔다.
에어 콸리티... 224..?
나 저 아포칼립스 용 마스크 쓰라고 나온거 처음봐. 나 저런 마스크 없는디..
뭐라도 있겠지하고 뒤져서 이제는 비행기 탈 때마다 챙기는 KF94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비행기 탔는데 누가 퀄럭퀄럭!! 이러면 반자동으로 쓰게 됨. 역병에 걸리고 싶지 않다.
으아아아 너무 추워요..
너무 추웠는데 유명한 궁이있다고 해서 티켓을 사서 들어갔다. 50원 정도였나.
저 돌들은 왜 저렇게 해둔건가요. 설명서 없나요.
- 띠용, 이거 유네스코 세계 유산 그거인가본데?
- 헐 근데 티켓 너무 싼거아니냐..
좋아 구경을 해보겠다. 얼핏봐도 겁나 넓다. 열심히 걸어야겠군.
급하게 찾아보니 청나라의 첫 수도 였고 2004년에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원래 노란색인가? 새로 칠한건가?
새로 칠한거지만 색 한번 화려하다.
한국이랑 뭔가 비슷한 거 같으면서도 다르다.
근데 .. 관리를 좀 .. 안하는 느낌.. 이랄까..
이렇게 먼지 쌓여가는 버려진 박물관 스타일 괜찮은겁니까. 기둥 무슨 일이야.
판빙빙 언니가 옛날 옷입고 나오던 화려한 중드 배경을 기대했는데 이거는 약간 미라 중국판 느낌이잖아요.
일부러 리터치를 안하는건가? 근데 밖은 하는 것 같은데.
저게 도대체 뭔지 감이 안왔다. 이런거는 설명을 쭉쭉 일어가며 역사에 대해 배우는 재미가 있어야되는데
약간 방치된 듯한 (아니겠지만) 느낌의 건물들을 보다보니 흥미가 떨어졌다.
아니 밖에만 무슨 중국 드라마 세트장처럼 화려하게 칠해놓고 안은 잘 안보인다고 저렇게 그냥 냅둬도 되는겁니까.
이거 약간 부동산 사기 매물 같은 느낌이라구요. 세계유산인데 안쪽도 관리 좀 해주세요.
그리고 여기도 중국 스케일이라 그런지 매우 넓다. 넘 추운데 넘 넓어유..
열심히 걸으면서 뭔가를 막 보는데 내가 뭘 보는 건지는 모르니 답답허다.
고궁을 뒤로 하고 점심을 먹으러 왔다.
더 보고 싶어도 너무 추워서 돌아다니기가 힘들었다.
제가 뭘 시킨건가요. 뭔지는 모르지만 마신다.
친구의 추천을 받아 시킨 새우+얇은 녹두국수?
고기는 언제먹어도 맛있지. 생마늘이 같이 나와서 쌈장에 깻잎이 생각났다.
마파두부도 맛있었지만 청두에서 먹은 원조는 잊지못해.
점심을 잘 먹고 기차시간 전까지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근처 쇼핑몰에서 이런저런 구경을 하면서 돌아다녔다.
기차표를 너무 늦은 시간으로 예약해서 추운데 기다리기 힘들었다.
가서 또 일해야되는데 스케쥴을 너무 만만하게 봤어...
저녁을 먹기에는 시간이 어정쩡해서 기차역에서 패스트푸드로 간단하게 군것질.
아 중국 타로 파이 맛있다구요. 다른 나라에도 팔아 달라구요.
이 와중에 유제품 맛있다고 들어서 아이스크림...
냉면도 그렇고 아이스크림도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죠.
기차에서 간식들이랑 물을 줬는데 뭔지 몰라서 먹기가 두려웠다.
하얼빈 도착! 와 더 추워!
하얼빈 역 앞에서 기념사진 한장 찍으려고 했는데 너무 추워서 전부 저렇게 흔들린 사진 밖에 없었다.
나중에 숙소가서 보고는 한참을 웃었다. 그치만 정말 추웠어요..
숙소 들어가기 전, 금방 배고파져서 또 패스트푸드.
중국까지 와서 맥도날드와 KFC를 먹다니.
근데 신기하게 이동네 KFC는 중국 맛이나..
'Travel Log > As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하얼빈 출장 #3 (2) | 2025.02.17 |
---|---|
중국 하얼빈 출장 #2 (0) | 2025.02.09 |
인도네시아 발리 출장 #4 (7) | 2024.09.29 |
인도네시아 발리 출장 #3 (7) | 2024.09.04 |
인도네시아 발리 출장 #2 (8) | 2024.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