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에서의 한달이 얼마 안남았을 때, 마지막으로 당일치기 근교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저번에 멀리 갔을 때 몰랐던 공사로 인해 환승을 너무 많이 하느라
금방 피곤해져서 이번에는 환승 없이 갈 수 있는 곳을 찾았다.
Tarragona와 Girona, 두 군데를 두고 많이 고민했는데 이번에는 타라고라나는 옛 로마 도시로 골랐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라고 한다. 오.
바르셀로나 산츠역에서 기차한번 타면 편도 10유로 정도로 한방에 간다. 안바쁜 시간에 가면 8유로 정도에 갈 수 있다.
누리아나 몬세라트는 중간에 왔다갔다 좀 힘들었는데 여기는 한방에 쓕! 가서 너무 편했다.
산츠역에서 기차를 기다렸다가 후다닥 타면 된다.
플랫폼이 바뀔 수 있어서 시간에 맞춰 잘 가야하니 티켓을 잘 봐야함.
짜잔, 한방에 타라고나 역에 도착했다.
중심지 쪽으로 갈 때 만해도 그냥 동네같은데? 이랬는데
좀 걸어서 성당이 있는 곳으로 가면 분위기가 확 바뀐다.
아이디어가 좋았던 벽화.
좀 걸어가야했다.
그치만 구석구석 구경할게 많아서 여행하는 기분 폴폴.
주말에 갔더니 중세시대 축제 비슷한 게 열렸다.
신난다!
그치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커피와 디저트를 먼저 먹기로 한다.
케이크가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다.
도착!
타라고나 대성당이 나온다.
중세시대 테마의 마켓이 열린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그냥 데코레이션만 중세시대 느낌으로 해놓은 거였다.
그치만 이런 신기한 공연도 볼 수 있었다.
와방 큰 사이즈의 인형극.
바로바로 오븐에서 구워져 나오던 빵들.
카탈란어로 "Typical sweets Arabs" 이라고 적혀있다.
전형적인 아랍 디저트.
우리도 골라서 하나 사먹었다.
너무 달아서 사실 차를 마시면서 먹어야하는데 시간이 없으니 열심히 구경하면서 먹는다.
엄마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맘에 들던 할아버지 가게에서 꿀을 샀다.
진짜 꿀 맞나요 했더니 내가 직접 따와서 만든거야~ 라고 하셨다.
다른 가게들은 카드 기계가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캐쉬온리!
엄마가 꼭 여기서 사자고 해서 급하게 동전까지 탈탈 털어 샀다.
구경을 실컷하고 로마시대에 쌓았다는 성벽을 보러 갔다.
산책길처럼 잘 되어 있어서 쭉쭉 따라서 구경하면 된다.
로마 때 올리기 시작한 성벽인데 그 이후로 계속 증축하고 고치고 하다 보니
올라갈 수록 중간중간 벽 스타일이 달라지는게 보인다.
경계선이 보이시나요?
걷다 보면 중간에 작은 박물관 같은 전시장이 나온다.
이런거 가서 읽어줘야지~ 역사 배우는거 넘 재밌음.
여기 사는 야옹이인가?
애교가 철철 넘쳤다.
당시 타라고나의 모습.
로마 황제의 휴양지였다고 한다.
여기가.. 나가는 곳이 맞나? 하는 곳으로 나가면 된다.
열심히 걸어다녔으니 점심을 먹으러 갔다.
괜찮은 식당을 열심히 찾았는데 갔더니 그날 점심안하고 저녁만 한다고 했다.
줸장.. 급하게 어디를 가야하나 헤매다가 다들 너무 지쳐서 그냥 아무 식당이나 들어갔다.
아까 지나쳤던 시내 쪽 광장으로 돌아가는 길. 그냥 동네인데도 분위기있다.
관광객들이 가는 식당같지만 초이스가 없으니 그냥 들어갔는데
너무 더워서 에어콘이 나오는 안에 앉으려고 하다가 또 한참을 기다렸다.
우선 맥주부터 시켜서 자리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기다리다 늦게 먹게된 점심으로는 해물 파에야
스페인에서 자주 먹는 감자 + 소스
생선구이
치킨구이...도 있었는데 사진은 없고 저거만 남아있다.
엄청 맛집은 아니었지만 배를 채우고 나왔다.
디저트로는 젤라또 맛집을 열심히 검색해서 갔다.
유럽 젤라또 맛있더라구요. 자주 드세요.
벤치에 앉아서 젤라또를 해치우고 로마시대의 원형경기장을 보러 갔다.
당시 검투사 경기가 열렸던 곳인데 들어가 볼 수 있다고 해서
글레디에이터~~??? (영화 너무 좋아함)하고 신나서 갔는데 그날 문을 닫았다. 왜죠.
어쩔 수 없이 겉만 돌아가면서 구경하고 나왔다.
들어가서 보고 싶었는데 ㅠㅠ 너무 아쉽다.
지중해의 발코니라는 스팟을 보러 올라가는데 바다랑 원형경기장이 한 번에 다 보였다.
완전 멋짐. 왜 황제들 휴양지였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근처에 로마 수도교가 있다고 하는데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이라 우리는 패스했다.
갑자기 날씨도 흐릿해지고 엄마가 힘들다고 하셔서
원래 사둔 티켓을 들고 역으로 돌아가서 시간 바꿔 줄 수 없는지 안되는 스페인어로 떠듬떠듬 얘기한 결과
직원분이 네명 티켓 다 시간을 바꿔주셔서 문제없이 일찍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다.
즐거웠던 당일치기 구경을 마치고 바르셀로나로 돌아가서 한달 살기를 마무리했다.
하기 전에는 과연 이게 잘하는 건가...? 고민을 많이 했는데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잘한 선택이었다.
가족이라도 다 떨어져서 살던 어른 4명이 붙어있다보니 물론 중간에 살짝 트러블도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을 많이 했고 기억에 남을 여행이었다.
다음 스페인 장기 여행은 바르셀로나 말고 소도시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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