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이 같이 살다보니 먹는 양이 엄청 났다.
엄마아빠 + 동생 셋 다 군것질까지 많이 하는 편이라서 (나는 밥 파) 먹는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어..
전에는 말도 안통하고 아직 동네도 잘 모르다보니 걱정이 되서 꼭 다같이 갔었는데
안되겠다 싶어 엄마아빠한테 비상용 카드를 드렸다. 심심하면 알아서 사오세유.
그래도 뭔가 많이 사야하면 다같이 마트에 간다. 짐 날라야되니까~
석회물이 너무 심해서 물을 사다 먹어야하는게 너무 귀찮았다.
다들 물을 많이 마시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 ㅠㅠ 또륵. 지내는 동안 팔근육이 빵빵해졌다.
여기 오기전에 정보 찾는다고 블로그를 많이 찾아봤는데 한국에서 잘 안보이는 납작복숭아를 많이 드시더라.
그것도 맛있긴 하지만 황도도 정말 맛있다. 그냥 복숭아 종류가 다 맛있더라구요.
유럽 사방에서 온 버터들이 많아서 이건 어디나라 버터지? 하고 먹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가족들이 다 빵도 좋아하고 버터도 좋아해서 버터를 엄청 먹는다.
동생은 토스트 할 때 버터에 굽고 그 위에 또 버터를 발라먹는다.
익혀서 껍질까지 까둔 비트..!! 너무 좋다.
비트 달달하니 샐러드로 먹으면 너무 좋은데 사방에 빨갛게 물 드는게 싫어서 자주 안먹는다.
어렸을 때 비트 처음 먹고는 화장실 갔다가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아직 안드셔보셨으면 한번 드셔보시길. 달달해요.
치즈랑 호두랑 꿀 뿌려서 먹으면 크으..b
아빠랑 동생이 정말 열심히 먹던 하몽이랑 각종 햄 종류.
나는 콜드 컷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몇번 먹고 흥미가 떨어졌다.
하몽 다리가 통으로...? 가정용입니까??
빵 가격도 미쳤지만 잘고르면 정말 맛있다. 종류도 많아서 골고루 먹어보고 나중에는 취향에 맞는 빵을 샀다.
빵 말고도 온갖 과자, 군것질 용 케이크 등등 이건 뭐지 저건 뭐지 하면서 많이 사기 시작했다.
입맛도 비슷한거 같으면서도 또 다르니 한명이 한두개씩만 사도 갑자기 냉장고가 터진다.
총무이자 일정의 지배자인 나는 냉장고에 남아있는데 또 사는거 극혐하는 1인.
음식 낭비하는거 정말 싫어하는데 사람도 많고 여행와서 처음 보는 것들도 많고 하다보니
약간 휩쓸리듯 많이 사게 되는 것 같아서 나중에는 본인이 산 건 책임지고 다 먹을 때까지 사지 않기로했다.
도전하는 것도 좋지만 본인의 소비에 대한 책임을 져라.
동생이 올리브 샀다가 이건 별로네 하더니 다 먹지도 않고 새로운 브랜드를 산 걸 보고
이미 오픈한거 다 먹을 때까지 오픈 금지령을 내렸다.
그 뒤로도 냉장고에서 소비가 안되고 놀고 있는 음식을 보면 "이거 누가 샀어!!!"를 외쳤다.
각자 방에서 쉬거나 딴짓하고 있다가 어어 어떤거?? 하고는 아 내가 산거 아니네 ^^~ 하고 총총 방으로 들어간다.
이날은 다같이 장을 보고 집에와서 저녁을 먹고 일찍 쉬기로 했다,
아까 사온 비트로 샐러드를 만들었다.
토마토랑 생모짜렐라 치즈를 같이 잘라 넣고 발사믹 리덕션을 뿌렸다.
메인으로는 파스타 2종류.
하나는 소고기랑, 호박, 토마토, 마늘을 뚜드려 넣었고 (이동네 마늘이 맵다)
고기 별로 안좋아하는 엄마가 있으니 하나는 호박과 치즈, 올리브오일 베이스로 만들었다.
둘다 호박이 들어간 이유는 호박이 정말 맛있다.
다들 아니.. 이 동네는 호박이 왜 이렇게 맛있어?? 하면서 잘먹었다.
왜 맛있는지 아직도 모름.
올리브오일 진짜 종류도 많고 가격도 짱 좋아서 열심히 먹었다. 특히 엄마가 올리브 오일 없으면 못산다.
가끔 그냥 스페인 제품 이렇게 써있는 것들도 있는데 세비야 (영어로는 세빌) 랑
코르도바 올리브가 좋다고 해서 우리도 이쪽 지역 제품으로 샀다.
엄마가 올리브 오일은 cold press로 내려야 좋다고 해서 열심히 제품 레이블을 보며 "Extracción en frío"를 찾았다.
이번 목적지는 몬세라트 수도원. 검은 성모상으로 유명한 성지라고 한다.
가는 방법은 기차 + 산악열차 아니면 버스가 있었는데 버스는 아침에 1대 오후에 1대가 있다고 했다.
아침부터 기차타고 또 환승하기 귀찮으니 아침에는 버스타고 졸면서 가고 돌아올 때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바르셀로나 기차역 옆 버스터미널에서 한방에 가는 버스가 있다. 가격도 굳.
근데 아침 9시인가에 1대만 있으니 시간 맞춰서 잘 가야한다.
버스는 예약할 필요없고 그냥 줄서서 들어가니 미리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기사아저씨한테 현금으로 드리면 된다.
잔돈 없다고 안줄 수 있으니 딱 맞춰 가세요!
몬세라트 수도원이 전에는 무료개방이었나 했는데 이제는 티켓 사서 가야한다.
몬세라트 수도원은 소년 합창단으로도 유명하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여기에 들어오려고 노력하는 애들이 많다는 설명을 봤다.
음, 저 산꼭대기까지 올라갔으면 한번 들어봐야겠군.
합창단을 보려고 하면 티켓을 살 때 꼭 포함 된걸로 사야한다.
성당 입장만 되는 걸로 사서 그 시간대 들어가려고 했다가 입구에서 티켓 검사당하고 빠꾸당하는 사람들을 몇명 봤다.
https://www.montserratvisita.com/en/index.html
맞춰둔 알람소리에 슬금슬금 일어나서 씻고 아침을 먹었다.
요거트랑 과일, 뮤즐리. 초코맛이라고 해서 초코가 코팅되어있는줄 알고 샀는데
안에 초코칩이 정말... 잔뜩 들어가있었다.. 이렇게 인심좋게 많이 넣었다니..^^.. (안좋아함..)
내가 샀으니 내가 책임지고 먹는다... 젠장...
쏘쉐지 존맛~
우리는 전날 밤에 내일 아침은 몇시에 출발 이라고 정하면 각자 알아서 일어나 준비하고
정해진 시간에 다같이 움직이는 시스템을 이용했다. (늦으면 두고 가버리겠다)
다행히 화장실 2개인 숙소라서 크게 문제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
커피는 거기 가서 마시기로 하고 버스를 타러 갔다.
너무 좋은게 그냥 졸다보면 수도원 주차장이다. 올라가면서 경치 구경하기도 좋다.
아침에 버스 타고 가는거 정말 강추헤요.
시간 맞춰 줄서서 4명이요! 하고 돈드리고 자리에 앉아있다가 9시 땡하고 출발한다~ 했는데
남자 한명이 운전 기사한테 뭐라뭐라 영어로 얘기를 하는게 보였다.
버스 이미 움직이고 있는데 위험하게 뭐하는거지 하고 보니 자기 친구가 아직 오고 있다는 것 같았다.
기사님 노 하고 주차장에서 빠져나가는데 그 친구가 막 달려서 버스 앞으로 왔다.
솔직히 칼같이 자르고 안녕~하시고 갈 줄 알았는데 마음이 약하신 분이었는지 태워주셨다. 운좋네.
여기까지는 뭐 좀 늦게 출발 한다고 뭐가 크게 잘못되는 것도 아니고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이 두분 하필 우리 앞에 타서 한국말로 떠드는 게 들렸다. 내용이...
전에도 느낀거지만 요새 전세계 어디를 가든 한국어 알아듣는 사람 많다. 말조심해야한다.
주차장에서 내리자마자 뷰가 정말 환상적이다.
근데.. 보시면 알겠지만 산 꼭대기에 있다. 나름 따뜻하게 입고 온다고 했는데 겁내 추웠다.
캬... 새해에 해뜨는거 보러 여기에 오려나? 너무 멋있을 듯.
계단을 따라 총총 내려가서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절벽 밑에 산악열차가 보인다.
- 동생: 나 여기서 사진 찍을래! 앉아있는거 찍어줘
- 나: 미쳤나봐
아빠가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고 가서 잡고 있었다.
다행히 안떨어졌다.
이제 수도원을 보러 갑니다. 다리를 따라 걸어가면 멀리 수도원이 보인다.
가는 도중에 꿀이랑 치즈 파는 테이블이 많은데 샘플도 잘 주니 먹어보고 맘에 드는 걸로 사세요.
이동네 꿀이 괜찮다.
누가 여기다가 수도원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
너무 춥고 다들 커피를 못마셨기 때문에 카페테리아에 먼저 갔다.
스페인에 온 이후로 주구장창 마시고있는 카페 콘 레체 (커피 with 우유).
먼저 유명한 검은 성모상을 보러 갔다.
메인 성당이 아니고 그 옆에 입구가 있다. 정해진 길따라 쭉쭉 가면서 구경하다보면 기도실이 나오고 그 뒤에 성모상이 나온다.
길이 좁고 계단도 있으니 걷기가 불편하신 분이라면 다른 통로가 있는지 알아봐야 될 것 같다.
열심히 길을 따라 올라간다.
쭉쭉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트래픽이 보이는데 거기에 검은 성모상이 있다.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짧다. 10초정도?
스탭이 줄이 안밀리게 빨리빨리 가라고 하니 순식간에 보고 휙 지나가야한다.
우리 차례가 와서 우리도 후다닥 볼 수 있었다. 순식간에 지나가서 사진을 못찍었다.
다시 길을 따라 나오면 된다.
스테인글래스들 환상적.
성모상은 순식간에 지나갔지만 다른 곳들은 여유있게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합창단 공연이 끝나고 나와서 다른 장소들을 구경했다.
볼거리가 은근 많은데 정말 추웠다. 옷 따뜻하게 입고 가세요!!
몇년전 터졌던 카톨릭교 스캔들 이후로 어쩔 수 없이 저런 걸 볼 때마다 계속 생각이 난다.
시간에 맞춰 합창단을 보고 시내로 돌아왔다.
왔다갔다 시간이 꽤 걸려서 숙소에 돌아오니 이미 오후였다.
다들 피곤하니 숙소에서 쉬고 저녁은 간단하게 먹기로 했다.
귀찮으니 동생이랑 나가서 뭐 사오자하고 구글맵을 보는데 근처에 피자집이 있어서 한 번 먹어보기로.
생햄+블랙 트러플로 선택한 다음 근처 마트에 가서 루꼴라 (영어로는 아루굴라)를 사왔다. 샐러드랑 피자, 굳.
손에 아루굴라 봉지를 들고 벽에 붙어서 기다리고 있다가
저게 우리꺼냐고 했더니 맞다고 하셨다.
사진 찍어도 되요했더니 어어 기다려봐 하고 바질을 올려주셨다ㅋㅋ.
원래 바질 올라가는건가?
집에 있던 맥주랑 함께 피자. 치얼스.
좀 짰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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