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투어의 마지막코스이자 대만여행의 그랜드피날레인 지우펀.
2024.05.14 - [Travel Log/Asia] - 대만 가족여행 #3
지우펀은 동생이나 나나 대만여행을 준비할 때 가장 기대했던 곳이었다.
정보를 찾아보는 동안 "다 사진빨이다", "생각보다 별로다", "사람들한테 밀려서 죽는줄 알았다" 등등
약간 걱정스러운 후기를 많이 봐서 아주 살짝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하는게 좋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어두워졌을 때 홍등이 켜져야 멋지니 택시투어에서 지우펀은 항상 맨 마지막 코스이다.
즉, 수많은 관광객이 비슷한 타이밍에 다 이곳에 모인다. 아주 그냥 박터짐!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아저씨가 지도를 주시고 끝나면 어디에서 만나야 하는지 설명해주셨다.
우선 지도는 찍어놔야 나중에 편하다. 사람이 많아서 소매치기 조심을 해야한다는 곳.
하도 사람이 많다보니 꾸역꾸역 지나가서 소매치기가 뭘 빼가도 잘 모를것 같았다.
아저씨랑 이따 보자고 인사를 하고 넷이서 열심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야하나 걱정 할 필요 1도 없었다.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그냥 흐름을 따라 쓸려가면 된다.
근처에 버스정류장이 있긴 한데 여기도 산중턱에 있는 곳이라 교통편이 많이 쉬운 것 같지는 않았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도 엄청 많았던 걸 보니 그렇게 자주 오지는 않나보다.
가족들도 이미 지쳐있는 상태라 택시를 타고 온게 정말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택시투어만세.. 두 명 이상이면 정말 가성비 최고인거같다.
입구로 들어오면 약간 동대문 같기도하고 이태원 골목 길 같기도 하다.
아니면 중국 서안에 있는 화족거리?! 서안에 갔다와본 사람이라면 무슨 느낌인지 금방 캐치하실듯.
구불구불 좁은 길을 두고 양 옆에 가게들이 빡빡하게 있다. 군것질, 기념품 등등 구경하면서 열심히 걸어가면 된다.
지우펀 하면 홍등의 이미지만 떠 올라서 그런가, 이런 길을 뚫고 가야된다고는 생각도 안해봤다.
솔직히 첫인상은 그냥 그랬다. 막 이쁜것도 아니고 홍등이 많은 것도 아니고 사람들만 북적거리고
하도 좁은 동네에 온갖 가게들과 동물들과 사람들이 몰리다보니 가끔 이상한 냄새도 났다.
도대체 얼마나 더 가면 그 멋진 장소가 나올까. 나는 지우펀이라는 동네가 다 산속에 홍등 번쩍번쩍 한 줄 알았지.
거기다 "센과 치히로의 배경"이라는 문구가 머리에 박혀서 계속 그런 이미지를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아쉽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어쨋든 유명한 포토존을 찾으러 열심히 걸어갔다.
걷다가 단체관광객들이 지나가면 벽에 바짝 붙거나 그냥 같이 움직여야된다.
길은 좁은데 한쪽으로만 움직이는게 아니니 가끔씩 엄청난 트래픽이 걸리더라.
멍때리고 딴짓하다가 타이밍 놓쳐서 단체 관광객들에 휩쓸려 모르는 가게에 들어왔다.
여기는 어디인가요.. 피곤해서 막 뚫고 나갈 마음도 없어 그냥 멍하니 서있었다.
직원한테서 샘플을 받은 가이드가 막 나눠주기 시작하는데 낑겨있다가 나도 얼떨결에 하나 얻어먹었다.
띠용.. 젤리 맛있엉.
급하게 밖에 있던 동생을 찾아서 너도 하나 얻어먹어보라고 했다.
냠냠. 젤리 맛있다. 둘다 오 맛있는데?
질러~
빨리 불이 켜졌으면 좋겠는데 아직 드문드문 켜있었다.
벌써 어두운데 좀 켜주시지. 전기세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나?
유명한 찻집이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을 여유는 없으니 그냥 빨리 구경하면서 지나갔다.
한참을 걸어가다 보면 드디어 앞이 뻥 뚤린 장소가 나온다. 계단이 좀 많다.
앞은 뚫렸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길은 막혔다.
낑낑대면서 가다보면 그 유명한 찻집도 옆에 보이고 사람들이 다 사진을 찍고 있는 장소가 나온다.
여기구나! 약간 사진이랑 다르다. 허허.. 왜 사진빨을 받는 곳이라고 하는지 정확히 알겠더라.
바로 옆이 지우펀하면 제일 익숙한 광경이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다보니 홍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불이 들어오니까 더 이쁘다.
근데 정말 사람이 많아서 사진 찍으려고 서 있는 동안에도 계속 누군가와 부딪히거나 밀쳐져 다들 쏘리쏘리를 반복했다.
누가 지은 별명인지는 몰라도 지옥펀이 뭔 뜻인지 100% 공감할 수 있었다.
누가 날 쳤는데도 쏘리를 하는건 거의 반자동이기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무슨 일인지 확인도 안했는데 우선 돌면서 암쏘리가 나온다.
불이 켜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더 몰리기 시작했고 이러다가 정말 다칠 것 같아서 더 정신없어지기 전에 내려가기로 했다.
엄마아빠는 이미 예전에 내려가셨다.
밑에서 찍은 모습, 걸어 내려가는데 해가 지면서 불이 다 켜져서 예뻤다.
전체적인 소감은 불 켜지니까 이쁘다, 멋진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걱정에 다른 생각은 하기가 힘들었다.
계단도 많고 길도 좁다 보니 위험하다는 느낌도 몇번 받았다.
그래도 대만에서 가장 기대 했던 곳이라 이번 기회에 와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이번에 봤으니 다음에는 안올 것 같다.
천천히 내려가고 있는데 흰둥이가 우리를 쫓아서 걸어왔다. 통통한 꼬리를 흔들면서 내려갔다.
우리를 바래다 주나보다, 귀엽다 귀여워! 되게 순해보였는데 어느 순간 꼬리를 팍 세웠다.
영역 싸움 중이었는지 누렁이가 올라가려고 할 때 마다 흰둥이가 아주 사납게 으르렁 거렸다.
얘두라 싸움은 우리가 지나가고 해줘..
가방 가게에 있던 다른 멍멍이.
피곤한건지 심심한건지 누룽지처럼 바닥에 붙어서는 누가 오던 관심을 1도 주지 않았다.
꿈쩍도 안해..
지우펀에 가죽 제품을 파는 가게가 많았다.
안그래도 엄마가 가방을 하나 사고 싶다고 하셔서 하나 골라봐!! 라고 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가죽가방을 파는 가게마다 다 들어가서 가방을 보셨다.
꽤 많은 가방을 봤는데 딱 마음에 드는 제품을 하나도 찾을 수가 없었다. (안습).
성격상 딱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지 않는 엄마는 그렇게 가방을 얻는데 실패하셨다.
마음에 안든다는데 뭐 어떡해요.
아쉽게 대만 찬스를 놓치셨는데 얼마 안있다가 베트남 찬스도 놓치셨다.
취향이 너무 까다로우니까 사준다고 해도 못사는 우리 엄마.
내려가는 길에 있던 다른 가게. 음청나게 큰 고양이.
만나기로 한 장소를 향해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나이드신 일본 단체 관광객분들이 계단을 올라가고 계셨다.
아니 왜 반대로 오시지.. 계단이 꽤 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힘들어하고 계시는게 보였다.
가이드분께서 조금만 더 가면된다고, 간바떼요~~ (힘내세요) 하하하 하는데
차마 한참 남았다는 사실을 알릴 수는 없었다. 저 웃음은 거짓이야!!
택시아저씨한테 카톡을 보냈더니 5분뒤에 도착 하신다고 알려주셨다.
이렇게 모든 일정이 다 끝났고 이제는 다시 시내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돌아가는 길에 아저씨가 본인 폰으로 찍은 사진을 에어드랍으로 보내주셨다.
엄마랑 아빠도 많이 지치셨는지 택시에 타자마자 조금 쉬어야겠다고 하시고 동생이랑 나도 피곤해 눈을 감았다.
감고 저녁에 뭘 맥여야 좋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눈을 번쩍 떠서 다시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저녁에 뭐가 먹고 싶냐고 물어봤더니 다들 넷이 보내는 마지막 날인데 뭔가 맛있는걸 먹자고 했다..
아니 맛있는 거 뭐, 뭘 먹어야 맛있다고 할건데..
그 사이 우리 호텔에 도착햇다. 헤어지기 전에 예약할때 얘기 한 금액 + 원하면 팁을 드리면 된다.
팁까지 포함해서 미리 준비해놓은 현금을 꺼내서 드렸고 엄마는 고맙다고 내가 드린 돈 외에 팁을 따로 챙겨주셨다.
대만돈은 다 내가 들고 있었기 때문에 돈이 어디서 나서 팁을 줬지 하고 물어봤더니 한국 돈으로 주셨다고,
엄마는 고마움을 전하려고 한건데 혹시라도 아저씨가 안좋게 받아 들이지 않았을 까 걱정이 됐다.
오해란건 너무 작은 것에서도 생길 수 있는거니까.
우선은 호텔에서 좀 쉬었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로 했는데 엄마빼고는 다 출출했다.
하루종일 걸었더니 배가 금방 고파졌나 보다.
엄마랑 아빠는 방에서 먼저 쉬고 동생이랑 다시 나와 호텔 근처에 있던 만두집에서 군만두를 사왔다.
엄마아빠 방에 모여 만두를 나눠먹으면서 저녁에 갈만한 식당을 찾아봤다.
그렇게 고민고민을 하다 가기로 한곳은 타이페이에서 유명하다는 향식천당에서 먹기로 했다.
가서 배터지게 먹어봐라는 느낌으로 뷔페를 골랐다.
솔직히 부페는 어디든 괜찮거나 망하거나 둘중 하나라 그냥 포기상태로 갔다. 이 인간들의 요구를 다 맞출 수 없어.
백화점 3층인가 4층에 있었는데 우리는 저녁시간이 조금 지난 타이밍에 갔더니 줄도 없었다. 다행!
우선 음식 종류가 많아서 좋았다. 스시 종류도 많고 따뜻한 종류도 많고.
딤섬이랑 시샤모 튀김같이 미국 부페에서 먹기 힘든게 많아서 좋았다.
그 중에 제일 맛있던건 기대 1도 안 한 수프.
위에 돔이 있길래 프렌치어니언인가 하고 갖고왔는데 크림수프였다.
살짝 뿌셔서 먹어봤다.
크으으으으으으
한입 먹자마자 엄마한테 "이거 페이스츄리가 막 레이어가 와 살아있는데
수프랑 먹었더니 촉촉, 오와! 빨리 먹어봐"라면서 강요했다.
이거만 세번먹었다.
한가지 더 좋은 점은 음료랑 맥주도 포함이었다.
거기다 과일맥주야! 약간 호로요이랑 비슷한 종류인가보다.
포도, 파인애플, 망고 보이는 대로 집어와서 벌컥벌컥.
개인적인 생각에는 아시아는 대부분 맥주가 독하지 않은 편이다.
가끔 미국 맥주에 비하면 물탄거 같은 맥주도 많았다. 유명세에 비해 맛없는 맥주도 꽤 있더라. (라오스..)
그렇게 맥주를 몇캔씩 마시고 음식도 더 갖고왓다. 집어놓고 보니 안주와 밥의 경계선에 있네.
그렇게 넷이서 신나게 먹고 디저트까지 꾸역꾸역 갖고왔다. 디저트 종류가 엄청많아서 엄마랑 동생이 정말 좋아했다.
거기다 아이스크림이 하겐다즈야! 우리는 커피맛을 제일 좋아하는데 그냥 커피맛은 없었다.
베이커리 종류가 매우 많으니 좋아하는 사람들은 디저트만 먹어도 뽕 뽑을듯.
나는 단걸 그렇게 즐기지는 않아서 딤섬이랑 고기 종류로 뽕을 뽑았다.
가격은 중간급 정도 였던 것 같다. 의외로 먹을 종류도 많고 음식 퀄리티도 나쁘지 않아서 잘 먹는 사람들을 와도 좋을듯.
우리는 엄마가 그만 먹으라고 할때까지 먹었으니 할만큼 했다 ^^
그렇게 잘 먹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 미뤄뒀던 기념품 쇼핑을 했다.
길거리에도 파는 카트? 가게들이 많으니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호텔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며 내일 아침 일정을 정했다.
사실 이 전날 중정기념관에 가보려고 했는데 타이밍이 어긋나 못갔다.
아침을 먹기 전에 아침산책 겸 둘이 후닥 갔다오자고 얘기를 하고 대충 짐을 정리 한 뒤 잠에 들었다.
애기처럼 기절하고 싶었는데 전에 말했듯 이 호텔 방음이 너무 후져서 몇번이고 깻다. 잠좀 자자!! 아오!!
동생이 돌아가는 날의 아침이 밝았다. 둘다 잠을 설쳐서 피곤이 덕지덕지 붙은 얼굴로 일어났다.
-넌 좀 잤어?
-아니 쟤네들은 왜 이렇게 시끄러워 잠도 안자나
방음이라는 컨셉이 존재하지 않는 호텔이었다. 잠 좀 자자 이것들아. 무거운 머리를 흔들면서 주섬주섬 일어났다.
잠도 못잤는데 아침에 좀 타이트하게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빨리 준비해야 한다. 엄마 아빠랑은 8시에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처음에는 방으로 찾아갈까 했는데 밖에 나갔다 오면 그냥 식당에서 만나는게 나을것 같았다.
그 전에 중정기념당을 보고 와야하기 때문에 급하게 씻고 옷만 갈아입고 호텔을 나섰다.
- 거리가 얼마 안되네, 걸어서 한 15분 정도면 갈거같으니까 파워워킹으로 빨리 걷고 오자.
-좋아 아침 먹기 전에 운동도 하고 좋네
30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우리가 중간에 공원을 뚫고 가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치만 가는 길이 다 큰 차도인데다가 이날은 평일 출근시간이라 길에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
중정기념당이 있는 쪽은 정부 건물이나 회사들이 많은지 출근하는 사람들이 진짜 많았다.
도중에 돌아가야하나 잠깐 고민 했다. 그치만 반을 넘어왔기 때문에 이제는 돌아 갈 수도 없어.
직진이 답이다. 더 빨리 걷는다!! 정말 열심히 걸어서 도착했다.
이미 우리가 예상했던 시간을 훌쩍 넘었기때문에 최대한 빨리 돌아보면서 사진을 찍어댔다.
이곳에 대해 배우고 구경하러 온건지 아니면 그냥 사진만 찍으러 온건지..
중정기념당의 포인트라면 저 건물 위를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건데 시간이 정말 없었다.
올라가느냐 마느냐로 잠시 고민을 했는데 시간도 없고 아침도 안먹어서 올라갈 힘도 없었기때문에 그냥 밑에서 사진만 찍었다.
아쉽기는 한데 뭐 그렇게 기억에 남는것도 아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대만여행 중 임가화원? 이라는데도 가보고 싶었는데 딱 공사중이었다. 이거는 조금 아쉽다.
콘서트 홀이었나? 최대한 빨리 걸어서 정중앙까지 왔다.
꽤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다들 여행 오셨나?
우리도 지나가는 분들한테 사진을 부탁했는데 슬프게도 멀쩡하게 나온 사진이 없었다.
여행갔을 때 모르는 분한테 사진 부탁하고 나중에 확인햇을 때 걱정반 기대반
가끔 정말 잘찍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또 가끔 완전 꽝이면 정말 슬프다.
하.. 이걸 어떻게 이렇게 찍었지??? 또 누구한테 물어봐야되지?? 내가 이렇게 못생겼구나 등등
사진 한장에 온갖 생각들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간다.
중정기념당에 보바밀크티의 원조라는 춘수당 지점이 있다고 해서 구글맵을 키고 찾아갔다.
오리지날이라니.. 1일2밀크티 원정대 출동.
비슷비슷해보이는 건물을 뒤져서 갔는데 뭔가 쎄한 느낌이 들었다.
- 가게가 많이 어둡네??
-불을 안켰잖아!
망할 망. 너무 이른 아침이라 가게가 안열었다.
아 왜 오기전에 미리 찾아보지 않았을까.
아직 오픈을 안한 가게 앞에 서서 이래저래 찾아보다 공항에도 지점이 있다는 걸 알고 빨리 움직였다.
아무래도 늦을 것 같아 엄마아빠한테 먼저 올라가서 먹고 있으면 가겠다고 문자를 보내고 파워워킹으로 걸었다.
어제 먹은 칼로리를 다 빼는 기분이군.
돌아가는 길은 왔을 때랑 다른 길로 가봤다.
시내구경도 하고 현지 아침 식사를 먹게 해주고 싶었다.
그동안은 전부 호텔 조식만 먹었기 때문에 뭔가 좀 authentic한 음식을 체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물론 위생이나 맛이 개런티가 안된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그것도 여행의 한 부분이니까.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사람들이 많아보이는 식당을 찾아 두리번 거리면서 열심히 걸었다.
아침 메뉴는 내가 중국에 있을때 자주 먹었던 딴삥으로 골랐다.
딴삥을 맛있게 먹은 기억이 좋았기 때문에 동생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었다. 가능하면 요우티아오랑 다른것들도!
그러다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하고 빨리 길을 건넜다.
가게에서 샌드위치랑 다른 음식도 많이 팔고 있었다.
사람들이 꽤 사가는걸 보니 그냥 동네에서 아침먹기 좋은 집인가보다.
알바생처럼 보이는 남자애한테 딴삥이랑 차가운 밀크티를 주문했다.
나는 그냥 계란 들어간 보통 딴삥을 주문했는데 여기는 반죽이 초록색이었다.
시금치일까나. 호텔로 갖고와서 우선 호텔 조식을 냐금냐금 먹고 딴삥도 먹었다.
동생은 처음 먹는건데 나름 입에 잘 맞았는지 괜찮게 먹었다.
먼저 가야하는 동생과 아쉬운 인사를 하고 설마 공항에서 문제가 생기지는 않겠지,라는
작은 걱정을 하면서 우리는 호텔로 돌아왔다. 동생이라 그런지 항상 걱정이다.
우리는 아직 하루가 남았는데 뭘 하고 싶냐고 물어봤더니 아빠가 국립고궁박물관에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중국에서 도망나오면서 부피가 작고 비싼 보물들은 다 들고 와서 여기 박물관에 있다고 한다.
중국 관광객들도 자기들 보물보러 가는 곳이라니 우리도 가봐야지.
가기 전에 호텔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아빠는 계속 아무거나 상관없다고 하고 엄마는 입맛이 정말 까다롭다.
제일 힘든 유형 둘을 붙여놨더니 식당을 정하는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
근처에 있는 식당을 다 돌아다니면서 여기는 어때, 저기는 어때, 하다가
막판에는 엄마가 "난 별로 안먹고 싶으니까 아무대나 가" 라고 한 말을 들으면서 폭발했다.
아 그럴거면 그냥 처음에 갔던데서 먹으면 되는데 왜 여태까지 계속 반대만 한거야!!
결국 한번 지나쳤던 국수집으로 돌아왔다. "사람이 바글바글하니까 로컬 맛집일꺼야" 라는 검증되지 않는 말을 하면서 앉았다.
자리가 없어서 기다려야되나 했는데 주인처럼 보이는 아저씨가 테이블에 혼자 계시던 분이랑 합석을 시키셔서 바로 앉았다.
그 분이 싫어하실까 걱정했는데 자주 있는 일인지 아무 관심도 주지 않으셨다.
엄마는 계속 입맛이 없어서 안먹는다고 해서 그냥 2개만 시켰다.
우육면은 아빠랑 나랑 둘다 좋아하기때문에 하나 시키고 다른 메뉴는 그냥 깔끔한 야채 국수라길래 시켰다.
이집 국수 맛있다! 국물도 괜찮고 면도 은근 탱탱하다. 면 크기가 두껍고 들쭉날쭉한게 수타면인거 같기도 한데
그걸 물어볼 정도의 중국어 실력은 안되니 그냥 먹었다.
생각보다 저 야채국수가 깔끔하니 맛있었다. 딱 엄마 취향이었다.
안먹는다더니 엄마도 한 입 먹고는 열심히 드셔서 결국 부족했다 (..) 이럴거면 그냥 시키라고해!
부족한 배는 나중에 간식으로 채우기로 하고 버스를 탄 뒤 박물관으로 갔다.
여기 박물관은 하도 커서 다 보려면 몇일이 필요하다는데
우리는 그런 시간적 여유는 없으니까 제일 유명한거만 콕콕 찝어서 보려고 지도를 받았다.
비싼 보물들 여기 다 있다더니 크긴 정말 크더라.
계단을 올라가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티켓을 살 수 있다. 계단도 많네 ^^..
티켓은 그렇게 싼 가격은 아니었는데 뭐 언제 또 와보겠냐면서 사서 들어갔다.
현금이 간당간당 했기때문에 티켓 카운터에 가자마자 카드가 되는지부터 물어봤다.
미리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는 했지만 언제 뭐가 바뀌었을지는 모르기때문에 다시 물어봤다.
카드가 되서 다행이었다. 잘못하면 한명 못들어갈 뻔.
유명한 옥배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중국 관광객들도 엄청 많이 온다더니 정말 쓸고 다녔다.
박스 주위에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기다리고 기다렸다가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저 배추에 심지어 벌레도 붙어있는데 벌레 다리의 가시? 까지 섬세하게 조각이 되어있었다.
실제로 봤을때는 잘 안보였는데 나중에 팜플렛 설명을 읽어보면서 알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미리 좀 읽어 볼 껄 하면서 뒤늦게 후회했다.
무늬가 너무 이뻐서 찍어왔다.
유명하든 안하든 그냥 저 꽃이랑 복숭아랑 색이 다 너무 맘에 들었다.
뭘 엄청 많이 봤는데 남은 사진은 이 두개 밖에 없다.
근데 층별로 볼거리가 엄청 많고 안에는 카페랑 식당도 있다고 하니 여유가 있으면 하루종일 둘러보기 좋은 곳 같다.
엄마랑 아빠는 어제 피로가 덜 풀리셨는지 금방 피곤해하셔서 우리는 유명한거만 쌱 둘러보고 나왔다.
나오는길에 직원아줌마가 웃으면서 말을 거셨다.
- 다시 오냐어쩌구어쩌구? (중국어) < 제대로 이해못함
아 또 보러 오라는건가?
- 네네 (중국어) 또 보러 올게요!(한국어)
라고 대답을 했더니 손에다가 도장을 찍어주셨다. 호에?
또 들려달라는게 아니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건지를 물어보는 거셨나보다.
예상하지 못한 도장을 득탬!해서 엄마랑 아빠를 뒤쫓아갔다.
-엄마 이것봐 나 도장받아썽!
- 왜 난 안찍어주지?
- 글쎄..
전날 좀 많이 돌아다녔더니 다들 좀 피곤해하셔서 마지막 밤은 쉬기로 하고 저녁에는 내가 나가서 음식을 포장해왔다.
다들 피곤해서 쉬느라 사진도 없다.
이렇게 대만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잘 돌아왔다.
뭔가 정신없었던 대만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
기회가 되면 한번 더 가보고 싶다.
'Travel Log > As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도네시아 발리 출장 #1 (5) | 2024.08.29 |
---|---|
중국: 닝보 출장 (2) | 2024.06.04 |
대만 가족여행 #3 (1) | 2024.05.17 |
대만 가족여행 #2 (0) | 2024.05.16 |
대만 가족여행 #1 (2) | 2024.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