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Log/Asia

대만 가족여행 #2

Dulcet. 2024. 5. 16. 00:53

 

 

 

 

 

불광사에서 내려와 밀크티랑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잠시 쉬다가 다음 장소인 렌츠탄으로 출발했다. 

 

 

 

 

2024.03.31 - [Travel Log/Asia] - 대만 가족여행 #1

 

대만 가족여행 #1

(옛날 옛적) 가족 해외여행으로 대만에 가기로 했다. 센과 치히로의 배경이 된 장소가 있다는 것, 중국과 힘든 역사와 관계, 더운 섬..외에는 많이 아는게 없었다.  처음에 다같이 해외여행을 

joelsdulcet.tistory.com

 

 

 

 

 

구글맵으로 찾아봤더니 걸어 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너무 덥고 아무리 봐도 길이 좀 이상해 보여서 

그냥 안전하게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줘잉역에서 동네 버스를 타면 렌츠탄 바로 앞에서 내리는 버스가 있었다. 

구글에서 타라고 한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기 직전 기사아저씨께 물어봤다 

"렌츠탄?" 

아저씨가 예쓰!라고 하시면서 얼른 타라고 손짓을 하셨다. 

걸어가려고 했으면 클날뻔. 에어콘이 빠방하게 나오는 버스에 우리 셋만 앉아서 시내를 구경했다.

멍 때리면서 앉아있다가 점점 공원 같은 곳에 가까워지길래 아 슬슬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긴가, 하고 기사아저씨를 슥 쳐다보면 아저씨가 백미러로 보시더니 노노~ 라고 하셨다. 

연못같은 곳이 나와서 아 여긴가, 하고 아저씨를 다시 봤더니 아저씨가 또 백미러로 날 보시고 노노~ 하셨다.

여기도 아니에요? 어디서 내려요? 라는 느낌의 표정으로 아저씨를 쳐다봤는데

너는 걱정말고 앉아잇어라 하는 눈빛을 보내주셨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결국 렌츠탄 바로 앞에서 아저씨가 여기야! 라고 하셔서 땡큐땡큐를 외치면서 내렸다.

엄마는 쿨하게 한국말로 고마워요~ 하고 내리셨다. 아저씨가 알아들으셨을 것 같은 느낌. 

 

 

 

 

 

 

 

 

정류장에서 내려서 그냥 쭉 걸어오면 바로 렌츠탄이다. 한국말로는 연지담이라고 읽나보다.  

용호탑을 처음으로 왔다. 좀 더 멀리 무슨 장군같이 생긴 아저씨랑 다른 곳도 있다. 

용으로 먼저 들어가서 호랑이로 나오는 거였나. 반대였나. 

탑을 올라갈 수도 있고 그냥 옆으로 빠져서 바로 나올 수도 있다. 

저 계단을 다 오르려면.. 힘들고 덥겠지. 응 고생길이 보인다.

나는 꼭 올라가고싶은데 둘중에 한명만 그냥 가자고해도 어쩔 수 없이 가는 척을 해야겟다고 생각하면서 슬쩍 질문을 던져보았다. 

 

 

 

 

 

 

 

 

- 어떻게... 탑에 올라가볼래? 

- 온김에 올라가자 

 

 에라이. 더운데 계단을 올라가려니 숨이 턱턱 막혔다. 

셋이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다시 같은 계단으로 내려왔다. 

올라가고 내려가는 사람이 같은 계단으로 다니다 보니 북적북적 거리고 안착한 사람은 잘 비켜주지도 않는다. 

 

 

 

 

 

 

 

 

용의 엉덩이로 나와서 호랑이의 엉덩이로 들어갔다 호랑이 입으로 나온다. 

안이 터널처럼 되어있는데 되게 꿉꿉해. 후다닥 튀어나왔다. 

따로 입장료는 없었고 터널안에 도네이션 통이 있던 것 같다. 

연못옆의 길을 따라서 쭉 가면 다른 곳으로 연결된다. 

모기가 많을까봐 걱정했는데 아무도 물리진 않았다. 

 

 

 

 

 

 

 

 

 

거리가 조금 멀지만 그래도 연꽃 구경도 하면서 열심히 걸어간다. 더워서 흐물흐물 녹아가고 있었다.

너어무 습하다. 동생은 자꾸 온김에 다 보고 가야된단다. 덥다고!! 덥다니까!!! 

 

 

 

 

 

 

 

 

 

연못옆으로 가기 전 용호탑 건너편에 과일 가게가 있는데 단체관광객들이 들려서 사는 곳 같았다. 

우리가 과일가게 옆을 지나갈때는 일본인 아주머니들이 잔뜩 오셔서 샘플을 먹어보고 계셨는데 

우리도 옆에 있다가 같이 온 줄 알았는지 망고를 한쪽씩 주셔서 얻어먹었다. 

과일가게 아주머니가 일본어를 꽤 잘하시더라. 코레 고쥬, 아레 나나쥬, 하면서 일본인 아주머니들을 사로잡으셨다. 

과일 맛은 엄청 맛있지도 그렇다고 맛이 없지도 않을 맛이었다. 

맛있으면 좀 사려고 했는데 살짝 어정쩡하구만. 

 

 

 

 

 

 

 

 

 

그때 옆에서 노래방 소리가 들리길래 뭐지 하고 봤더니 

노래방기계+스피커를 가져다 놓고 신나게 한곡씩 뽑고 계셨다. 야외노래방인가보다!

 노래는 다 처음 들어보는 노래였는데 부르시는 아주머니가 트로트삘 충만한 느낌으로 몇곡이나 연달아 부르셨다. 

중년 트로트 가수의 개인콘서트에 온 느낌이야. 

오리도 있고 모기도 있고 무슨 벌레인지 모르겠는 벌레도 많고. 시원한대로 도망가자.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딤섬이 먹고 싶다는 동생을 위한 팀호완. 

가오슝 한신아레나에 팀호완 레스토랑이 있다고 한다.  

아레나에 도착해서 푸드코트 쪽으로 왔다. 딤섬집이 딘다이펑도 있고 팀호완도 있다.

어짜피 둘다 웨이팅이 있어서 어디로 갈까 물어봤더니

한국에서 드셔본 딘다이펑이 별로 였다면서 엄마가 팀호완으로 가자고 하셨다.

팀호완에 가서 3명이라고 했더니 얼마 안기다려서 들어갈 수 있었다. 회전율이 꽤 빠른가보다.  

 

딤섬을 먹었는데 왜 사진이 없니. 

허가우도 먹고 유명한 거는 하나씩 시켜서 먹어봤는데 솔직하게 그냥 그랬다. 

역시 본점에서 먹을거 아니면 다 거기서 거기인가보다. 미슐랭은 여기가 받은게 아니니까.  

 

 

 

 

 

 

 

 

 

잔뜩 기대했던 동생도 반응이 그냥 그랬고 

엄마는 뭔가 맘에 안들었을 때 특유의 meh↘  반응을 보이며 우리 셋의 기운을 빠지게 만드셨다. 

동생은 먹은게 허했는지 백화점 푸트코트를 누비면서 이것저것 먹기 시작했다. 

 

 

 

 

 

 

 

 

 

 

슈를 하나 사먹고 또 구경하다가 동생이 "어머 이건 먹어야돼!" 라면서 줄에 섰다. 

홍콩.. 대만식 에그 타르트군. 줄에 서있던 사람들과는 반비례로 맛은 그냥 그랬다. 

 

 

 

 

 

 

 

 

백화점 안에 있던 마켓에서 본 화장품 밀크티.

화장품 통 같이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다는데 이것도 맛은 그냥 그랬다. 

후.. 밀크티는 대륙이 맛있는 것인가. 

맛있어 보이는 요거트도 하나 사서 호텔로 갖고 돌아갔다. 

 

 

 

 

 

 

 

 

한신아레나로 온 이유 중 다른 하나는 근처에 야시장이 있어서 였다.

저녁을 먹고 소화시킬 겸 걸어서 갈 수 있고 야시장 근처에 지하철 역이 있어서

호텔로 돌아오기 쉬울 것 같았기 때문에 일부러 일정을 이렇게 잡았다.  

 

구글맵을 켠뒤 가장 가까운 출구로 나와서 총총 걸어가기 시작했다.

말이 총총이지 백화점 건물 뒤쪽으로 빙 돌아가는 약간 이상한 길이었다. 

엄마랑 동생이 "언니 이 길이 맞는거야?"하면서 계속 물어봤다. 

속으로 덜덜 떨면서 "이 길이 맞아, 걱정하지마"하고 계속 가는데 인도가 사라졌다.

 

 

 

 

 

 

아이고. 이 길이 아닌..가.. 

다행히 조금 더 갔더니 인도가 다시 나왔고 바로 앞쪽에 시끌시끌 야시장이 보였다. 

이런저런 군것질을 많이 한 우리들은 딱히 뭔가 먹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선물용으로 살만한게 있나 구경하다가 동생이 병에 링같은 고리를 던지는 게임을 하자고 했다. 

한 섹션이 아예 다 같은 게임인데 가격도 다 단합햇는지 세군데 정도 물어본 결과 똑같았다. 

그냥 삘이 오는 집에서 하라고 했더니 동생이 한곳을 골라서 나무로 만든 링을 병에 던지는 게임을 골랐다. 

 

인형을 따서 친구들한테 선물로 주겠다던 동생은 수많은 시도 끝에 한가지를 따낼 수 있었다.

거의 가장 앞줄에 하나가 걸렸다. 무슨 이상한 연필깎이인지 이상한 장난감이엇는데 게임비로 삿으면 한 10개 살 수 있었겠지만..

동생은 그래도 나중에 이런게 다 추억이 될거라면서 괜찮다고 했다. 

포스팅하다가 간신히 생각난 걸 보니 그닥 추억으로도 남지 않은 것 같다. 

 

돌아오는 길, 로손에 들려서 클렌징폼을 샀다. 

시간도 늦었고 다들 피곤해서 더 늦기전에 호텔로 돌아갔다.

지하철을 2번 탔더니 이제는 여기 사는 사람 같았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봤던 상점. 

사랑이 .. 푸석푸석한가보다. 원래 단어가 뭐였을지 궁금하다. 

 

 

 

 

 

 

 

 

 

셋째날 아침. 또 눈을 뜨자마자 대충 씻고 조식을 먹으러 갔다. 

어제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몸이 은근 찌뿌둥하고 다리도 땡기는게 빨리 맛있는 음식을 입안에 넣어야겠다.

야호야호, 맛있는 조식이 기다린다는 걸 알아서 그런가 몸은 힘들지만 아침에 눈뜨는게 즐겁군. 

조식은 여행의 꽃이라잖아요. 샐러드랑 빵, 계란에 소세지까지 열심히 먹었다. 차가운 밀크티는 러브.

살짝 밍밍한 감이 있는게 그것조차 매력이었다. 역시 여행의 시작은 맛있는 조식.

 

이날 오후에 아빠가 타이페이 도착이어서 우리도 기차를 타고 올라가는 일정이었는데

그냥 이렇게 가오슝을 떠나기는 너무 아쉬워서 아침에 짧게 예술특구에 갔다 오기로 했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후다닥 준비 한뒤 체크아웃을 하면서 캐리어를 호텔에 맡겼다. 

나가려고하는데 비가 조금씩 오기시작해서 호텔 직원분이 우산을 챙겨주셨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그쳐서 결국 우산은 애물단지가 되기는 했지만..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어제 저녁에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초조함에 시달렸던 기억에 아주 살짝 걱정을 했으나

다행히 어제 저녁이랑은 다르게 이번에는 제대로 된 정류장이었고 버스도 금방 와서 잘 타고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부두터까지 걸어갔다. 이게 꽤 안쪽이라 지하철이든 버스든 내려서 조금 걸어가야한다.  

 

 

 

 

 

 

 

 

초입에 있던 공중전화 부스. 빨간색이 예쁘다.

근데 안에 들어있는 애는.. 뭔가 겁나 느끼해서 빵터져 웃었다.

역삼각 몸매 어쩔건데. 저 스키니진 어떡할꺼야. 

표정이 버터 10스틱 먹고 우수에 차 있는 느낌이다.

 

 

 

 

 

 

 

 

 

예술특구라길래 뭐하는 곳일까 궁금했는데 옛날 부두를 개조해서 아트스튜디오나 스토어로 쓰고 있는 곳이었다. 

오래된 창고랑 웨어하우스의 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건물 안만 플립했다. 

거기에 이런저런 동상같은걸 세우면서 art district이 만들어졌나보다. 

실제로 걸어다니면 이런저런 신기한 동상이나 장식을 많이 볼 수 잇었다. 사진 찍기 좋다.

중간중간 큰길도 건너가야 할만큼 사이즈가 꽤 되니 시간은 넉넉하게 잡고 오는게 좋을듯. 

더운날 짐 끌고 오면 완전 헬이니 그냥 몸은 가볍게 하고 가세요. 

 

 

 

 

 

 

 

 

 

당시 일하던 사람들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라고 어디서 봤다. 

 

 

 

 

 

 

 

 

 

 

 

 

대만은 습도가 높아서 선글라스를 쓰고 있으면 너무 불편했다. 얼굴이 축축해져 선글라스 줄줄 흐르는 느낌. 

처음에는 열심히 썼는데 이날따라 들고 나오기 귀찮아서 안갖고 나왔더니 앞이 안보이는 쨍함에 눈을 찡그리고 다녔다.

햇빛때문인가 동생이랑 같이 찍은 사진들을 보면 다 눈을 힘겹게 뜨고 있다.. 귀찮아도 챙겨서 나오는 건데!

 

 

 

 

 

 

 

트랜스포머! 

범블비가 보고싶다!! 

 

아침에 비가 아주 잠깐 와서 그런가 구름도 없고 햇빛이 완전 쨍쨍했다. 

거기다 습도가 올라가서 후덥지근해!! 흐어어어어

동남아는 정말 여름에 오면 힘들구나 라는 생각이 팍팍 들었다. 

겨울에..겨울에 와야겠다.

 

 

 

 

 

 

 

 

사람들이 꽤 많이 온다던데 우리는 아침 일찍와서 그런가 텅텅 비어있엇다. 

사람도 없겠다 우리끼리 신나서 사진을 열심히 찍고 다녔다.

동생은 예술쪽에 관심이 많아서 여기에 오고싶어 했고

나는 펑리수로 유명한 Sunny hills 가게가 있어서 여기에 오고싶었다. 

세상에, 글쎄 그냥 가기만 해도 샘플을 준다네. 펑리수 먹으러 가자! 

 

잠시 그늘에 앉아 있는데 동생이 열심히 구경다니다가 돌아오면서 찍어줬다. 

장우산을 한명 당 한개씩 챙겨와서 매우 귀찮았다. 나는 동생 가방에 걸어버렸다. 

엄청나게 짜증내면서도 결국에는 장우산 2개를 가방에 걸고 열심히 돌아다닌 동생에게 치얼스.

 

 

 

 

 

 

 

 

오픈하자마자 왔더니 벌써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저 사람들은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걸까. 자리는 널널했기때문에 우리도 바로 앉아서 샘플을 받았다. 

심지어 차도 한잔 준다! 멋져부렁! 거기다 에어콘도 빵빵. 흑흑 너무좋아. 

 

 

 

 

 

 

 

 

샘플을 준다는 건 알았지만 작게 자른 조각을 주는 줄 알았는데 하나를 다 줬다. 

세상에나! 통째로 다 먹는건가요!! 

히히 차도 맛있군. 에어콘이 시원한 곳에서 따땃한 차를 마시니 좋았다. 

그렇게 앉아서 펑리수를 먹으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옆에 직원이 왔다. 

 

 

 

 

 

 

 

저것은 무엇인고. 직원언니가 또 뭔가를 주섬주섬 주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일본인처럼 생겼나 일본어로 우메잼이랑 카스테라라고 알려주셨다.

우리끼리 한국말/영어를 섞어 썼더니 한국말로 다시 알려주셨다.

-매실쨈이에요! 

-그렇군요!

 

여기 언니들을 도대체 몇개국어를 하는거야.

아직 펑리수도 못먹어봤는데 카스테라까지 한조각씩 더 얻었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는 구만.

 

그리고 이 집 펑리수는 진짜 맛있었다. 

거의 느끼할 정도의 진하고 고소한 맛과 안에 달달한 파인애플 필링. 

거기에 쌉쌀한 티를 딱 마시면... 간식으로 진짜 펄펙이다.

카스테라도 나쁘지는 않았는데 펑리수가 갑이였다. 

샘플만 얻어먹으려고 했었는데.. 안되겠다.. 

선물도 사야하고 너무 맛있어서 결국 1인 1박스, 총 세박스를 샀다. 

 

 

 

 

 

 

 

 

여기 지점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샀더니 꽤 튼튼한 에코백에 넣어서 주셨다. 

만약에 가오슝에서 시간이 된다면 와서 구경도 하고 펑리수도 하나 먹고 가시길.

여행자금에 여유가 잇다면 한박스 사가도 안아까운 맛이었다. 이것도 개인취향이겠지만.

 

이렇게 예술특구 구경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갔다. 

짐을 찾고 우산을 반납하고 이틀동안 열심히 탔던 지하철을 타고 쭤잉기차역으로 갔다.

3일권 패스랑 여권을 꺼내서 좌석을 맡아놓고 기차시간을 기다리면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엄마는 배가 안고프다고 하셔서 돈까스덮밥 하나랑

 

 

 

 

 

 

 

 

철판볶음정식 같은걸 하나 시켜서 나눠먹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왜 기차도시락을 사지 않았던 걸까. 

기차를 타고 가면서 먹으면 좋았을 것을. 아쉽다. 

소풍갈 때 = 도시락

기차탈 때 = 도시락 

다음에는 도시락을 먹을 수 있기를. 

 

다행히 이번에는 세명이 같이 앉았다. 애기도 아니고 셋이 꼭 같이 가야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명이 혼자 떨어져있으면 (특히나 엄마일 경우) 은근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가 외국인인 곳에서는 안전빵으로 조심조심 같이 다니는게 차라리 속편하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다같이 뭉쳐서 다닌다. 

 

 

공항이 있는 타오위안을 지나서 더 올라가면 타이페이 시내에 있는 메인 기차역에서 내린다. 

아빠랑은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갑자기 역으로 나온다고 했다. 이것은 매우 잘못된 판단이었다.

우선 타이페이 메인역이 어어어엄청 크다.

그냥 동네 지하철 역 수준이 아니고 지하상가 + 백화점 입구도 있는데다가 우리는 다 이곳이 처음 아닌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빠는 인터넷도 안잡히는 상황이었는데 도대체 왜 역으로 나온다고 하고 연락이 끊겼다.

와이파이가 간신히 잡힌 스타벅스 옆에 있다고 해서 동생이랑 엄마랑 한곳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스타벅스까지 폭풍 워킹해서 갔더니 또 그새 다른곳으로 가버렸다. 

 

 

 

 

 

 

 

그냥 거기 있으라고!!!  

나 진짜 환장. 

 

결국 역안을 돌고돌다 어찌어찌 간신히 만났다.

다들 피곤한대다가 찾는다고 지하 상가를 쒹쒹대며 누볐더니 너무 지쳤다. 

원래대로 그냥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었으면 우리도 벌써 도착했을 거다. 아빠는 편한 호텔 로비에 앉아있었을거고. 

물론 빨리 보고싶어서 역까지 마중나온거는 알겠는데

굳이 처음와보는 곳에 마중을 나오는게 모두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서 엄청나게 시간을 낭비했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넷이 간신히 모였을 때 분위기가 그냥 그랬다.

오히려 보자마자 "왜 한자리에 있지 자꾸 돌아다녀서 더 힘들게 만드냐고" 따지면 따졌지.. 

처음 가는 곳이라면 그냥 안전하고 안복잡하고 가장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곳에서 만나자. 

 

 

 

 

 

 

 

 

지하상가 가게에 있던 피카츄. 

시선이 느껴져서 돌아봤는데 쟤가 저러고 있었다. 쟤 왜 짜부됐냐.

근데 이 피카츄 뭐가 좀 어색해. 뭐지. 캐리어를 끌고 빠워워킹을 하면서 지나가다가 갑자기 멈춰서서는 쳐다보고 있었다. 

얘 뭔가 이상한데 뭐가 이상한거지.도대체 뭐지. 

 

코가 없어! 코가 없는 것만 봤는데 눈도 작았다. 눈 코 어디갔어!! 

급 성형당한 피카츄가 너무 웃겨서 사진을 안찍을 수가 없었다. 

옆에 이상해씨도 눈이 사라졌어.. 

 

전에 친구랑 포켓몬 얘기를 하다가 한국어 이름을 알려주는데 이 거북이 이름은 뭐냐고 물어봤다. 

- 이상해씨

- ? 왜 욕해

- ?? 

내가 저 포켓몬을 보고 이상해, 이씨. 라고 한 줄 알았다고.. 아냐.. 이름이야.. 나를 욕쟁이로 만들었다.

 

그렇게 넷이 번화가 사람들을 뚫고 호텔로 걸어가는 데 작은 카트같은 곳에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엄마: 저게 뭐니! 뭐 파는데 사람들이 서있어?

가서 바로 확인한다. 

 

 

 

 

 

 

 

 

 

 

풀빵같은 음식이었다. 한국 국화빵 같은 느낌으로 만드는 방법도 똑같았다. 

반죽을 굽고 팥이랑 크림을 넣은다음에 반죽 부어서 익히면 끝. 

할아버지가 장인의 포스로 만들고 계셨는데 맛집인지 사람들이 줄을 꽤 길게 서있었다. 

엄마가 팥 들어간 디저트 종류를 좋아하셔서 관심을 보이심. 

우선 짐을 호텔에 놓고 다시 나오기로 했다. 호텔에서 걸어서 한 3분 거리에 있었다. 

그 다음날도 비슷한 곳에 계신걸 보니 여기가 메인 구역이신가보다.

 

 

 

 

 

 

 

 

 

있는 잔돈을 털어서 풀빵을 사와 엄마아빠 방에 모여 나눠 먹었다. 

크림이 생각외로 맛있지 않았다 (슬픔). 팥은 괜찮았다. 

팥을 직접 만드시는지 많이 달지 않아서 좋은 간식이었다.

매우 착한 가격이라 .. 사실 컴플레인하기 힘든 간식. 

오느라 힘들었으니 각자 방에서 잠시 쉬었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로 했다. 

반강제 가이드인 나는 다른 사람들이 쉴 시간에 미리 다음 일정을 준비해야 한다.

아빠가 환전해온 돈을 추가해서 현재 갖고 있는 돈을 확인하고 남은 일정을 정리했다.

그리고 슬슬 저녁시간이 다가오니 오늘 저녁 먹을 식당을 구글맵에 찍엇다. 

 

 

 

 

 

 

 

 

미리 정해놓고 온 식당은 진천미. 키키레스토랑 대신 가는 곳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 

별로 안걸릴줄 알고 호텔에서 걸어갔는데 걷는걸 매우 좋아하지 않는 이상 그냥 택시타고 가는게 좋을것 같다. 

먹은 간식도 소화해야했고 우리 가족은 앤간해서는 다 걸어간다. 

경비아낀다고 총무인 내가 택시를 잘 안태워준다 (..^^..) 

조금 힘들지만 대신 걸어가면 이런저런 구경을 많이 할 수 있다고 가족들을 세뇌시킨다.

 

 

 

 

 

 

 

 

 

 

가다보면 큰길 옆 골목길에 이런 간판이 보인다. 

홍콩영화 포스터같은 색감. 두 군데가 있는데 둘다 같은 곳이라고 들었다. 

장사가 너무 잘돼서 하나 더 오픈한거라고? 아닐 수 있으니 너무 믿지는 마시길. 

우리는 기다리기 싫어서 그냥 큰 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들어왔다. 

같은 곳이냐고 물어봤는데 다른집이랑 같은 곳이라고 했다. 

 

 

 

 

 

 

 

 

비 뚫고 오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다들 차를 한잔씩 마시면서 음식을 주문했다. 

아예 한국어가 옆에 써있는 메뉴판을 갖다 주셨다. 구글 번역기 실패작 느낌이기 때문에 중국어로 요리 이름을 알면 좋을듯.

그냥 사진을 보는게 더 편하다.  메뉴를 주시면서 한국사람들이 많이 시키는 요리를 팍팍 집어주시는데 

우리가 그걸 안시키고 다른걸 시켰더니 몇번이고 다른게 유명한거라고 계속 다른걸 집어주신다. 

괜찮아요. 다른거 먹을게요!! 하고 시켰다. 

네이버 블로그에 찾아보면 자세한 메뉴판 사진들이 많다. 나는 그런 정성은 없어서 메뉴판 사진은 음슴. 

 

연두부 튀김이랑, 파 볶음. 누가 새우 종류가 먹고 싶다고 하길래 카슈 새우볶음. 마파가지. 

그닥 입맛이 없다고 하길래 많이 안시켰는데 나중에 모잘라서 후위꿔로우도 시켰다.

후위꿔로우는 내가 중국 갔을때 맛있게 먹은 거라 기대하고 시켰다. 

약간 삼겹살 같은 부위의 돼지고기를 야채랑 볶아먹는 요리.

 

 

 

 

 

 

 

 

 

파랑 마늘쫑? 마늘, 고추 종류랑 잘게 다진 고기가 조금 들어갔었나?  (기억이..) 

보기에는 별거 없는데 밥이랑 먹으니까 정말 맛있었다. 생각 외로 엄마가 많이 좋아하셧다. 뇸뇸. 

드시는 내내 집에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더니 대만 뜨는 순간 까먹으신 듯. 

간식 보급했는데 좀 많이 걷게 했더니 다들 배가 많이 고팠는지 허겁지겁 먹었다. 

입맛 없다던 사람들 다 어디갔냐! 

 

 

 

 

 

 

 

 

쌀밥은 따로 시켜야 합니다. 

밥에 샥샥 비벼먹으면 꿀맛.

 

 

 

 

 

 

 

 

일하시는 아줌마가 반강제 추천하던 메뉴는 아니었지만 탱글탱글하고 카슈가 고소하니 맛있었던 요리. 

엄청난 임팩트는 없지만 슴슴하니 좋았다. 간이 센걸 안좋아하는 우리 식구들 입맛에는 잘 맞았다. 

 

 

 

 

 

 

 

 

 

중국에서 먹었던 가지 요리들이 너무 맛있던 기억이 있어서 가지 요리도 시켰다. 

내가 원하던 줄기콩이랑 같이 볶는 요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어릴 때는 그닥 안좋아했는데 나이를 먹을 수록 가지가 더 좋아지고 있어. 고기랑 볶아먹으면 그리 맛이 좋아 허허.

소스가 딱 마파두부 소스인데 거기에 고기랑 가지를 넣은 느낌.

요리중 한가지는 매콤한 양념이라 좋았다. 밥이랑 먹기 딱 좋은 맛.

나중에 시킨 돼지고기요리는 사진이 없네.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동생이랑 나는 키키 레스토랑에 가보고 싶었는데 일정 상 못가서 와본 곳이었지만

괜찮은 가격에 도란도란 앉아서 밥먹기는 나쁘지 않은 곳이었다. 

시간이나 거리상 힘들다면 굳이 꼭 들려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저런 요리를 시켜서 한끼 먹기 좋은 집 같다. 

우리도 넷다 동네 집밥 느낌으로 잘 먹고 나왔다. 큰 기대를 안하면 실패안할듯. 

지하가 있는 자리는 안가는게 좋다는 리뷰를 봤는데 우리는 1층이었고 한국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 

대만 가면 한번쯤 더 갈 것 같다. 

 

밥을 잘 먹었고 비도 그쳤으니 소화한다고 다시 걸어왔다. 

동생이랑 나는 돌아오는 길에 또 밀크티를 하나 샀다. 히히. 또 먹어. 

엄마가 그런거 자꾸 먹으면 살찐다고 뭐라했는데..  이미 쪄서 괜찮다고 먹었다.^^

내일은 여행 시작 전 미리 예약해둔 택시투어를 하는 날!

오늘은 이만 쉬고 내일 조식 먹을 시간을 정해서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Travel Log > As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만 가족여행 #4  (0) 2024.05.22
대만 가족여행 #3  (1) 2024.05.17
대만 가족여행 #1  (2) 2024.05.14
몽골 울란바토르 #5  (0) 2024.03.29
몽골 울란바토르 #4  (2) 2024.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