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뭔가 느슨해지는 달이다. 바쁘던 매일매일이 조금 멈춰지는 느낌이랄까.
사방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에 캐롤이 들리고 선물을 사러다니고
평소에 연락이 뜸하던 사람들도 같이 만나 안부를 묻고 맛있는 음식들을 먹는다.
그래서 살이 다시 찌기도 하는 그런 한달.
1월부터 빼면 되니까? 라는 생각으로 매년 12월을 방탕하게 보낸다.
아주아주 오랜만에 동생과 만나 저녁을 먹었다.
동생이 가보고 싶다던 타파스 집이었는데 리뷰가 좋다고 해서 둘다 기대를 엄청 하면서 갔다.
가게가 작은 편은 아니었는데 테이블이 아주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조금 불편한 느낌이 있었다.
시작으로 칵테일 한잔씩 주문하고 메뉴를 보면서 열심히 골라 두가지를 우선 주문했다.
키조개 요리. 몰랐는데 바게트가 같이 나와서 소스에 찍어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좋은데.. 좋은데 양이 너무 적어 ㅎ..
타파스라서 양이 적어요~ 라는 얘기를 듣긴 했는데 가격은 그냥 요리 값이라 이정도 일줄..
스페인에서 타파스는 양이 적긴 하지만 가격도 딱 그정도인데요. 여기는 양만 따라했나보다.
스페인 요리를 먹으러 가면 꼭 시키는 문어 (뿔뽀!)
얘네는 야들야들하면서도 약간 불향이 나는 그릴 요리로 잘 만들어서 좋아한다.
안되겠다해서 시킨 파스타메뉴. 버섯 & 뇨끼였나?
기억이 1도 없는 거 보니 그냥 무난했나보다.
여기서 더 먹을까 했는데 그냥 맛도 다 평타인데다가 양이 너무 적어서
우리가 만족할 만큼 먹으면 지갑 털리겠다 싶어
그냥 2차로 다른 곳을 가기로 하고 여기서 마무리했다.
2차로 넘어온 다른 바. 그냥 근처에서 찾아 사람이 바글바글 한곳에 들어갔다.
구운 비트와 복숭아 샐러드가 맛있다고 해서 신나서 주문했는데
나중에 바텐더가 오더니 복숭아가 떨어져서 자두로 대신 나온다고 했다.
그 외에는 딱히 끌린 메뉴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오케이 하고 받았는데
자두가 너무 셔! 비트랑 복숭아의 궁합을 기대했는데 아쉬웠다. 오늘 뭔가 아니네..
시그니쳐 칵테일은 맛있었다. (근데 사진이 왜 이러지?)
여럿이서 만날 때는 부페나 무제한이 제일 편하다.
본인이 원하는 거 각자 주문해서 먹으면 되고 가격도 인당 딱 정해져있어서 뭐 계산하고 말것도 없으니.
이날도 스시를 먹으러 가서 본인 취향 대로 이것저것 주문해서 신나게 먹었다.
롤도 주문해서 나눠먹고
원하는 스시도 이것저것 주문해서 먹었다.
살몬스킨 핸드롤.
바삭바삭하게 구워서 말아줘야하는데 제대로 못하는 곳이 많아서
하나 시켜보고 맛있으면 후다닥 더 주문한다.
장보러 마켓에 갔는데 빵 굽는 냄새에 솔솔 끌려가서 사온 붕어빵이랑
만쥬까지.
장보는 동안 쌱 먹어버려 증거를 없앤다.
연말에 모이면 고기를 구워야지.
밖에 그릴에서 불을 피우면 이것저것 열심히 호일에 싸서 구우면 된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 비트, 등등
석쇠를 구해와서 석쇠구이를 해먹었다.
불 맛을 제대로 내보겠다!!!
디저트 겸 아침 겸으로 만든 에그타르트는
오버쿡이 되서 아주 그냥 바작바작 해졌다.
근데 맛은 좋아서 조금 식자마자 다 먹어치웠다.
어린이 손님들이 많아서 애들 취향에 맞춰서 산 크리스마스 케이크
평소에는 잘 먹지도 않는데 연말 분위기에 취해서 같이 먹게 된다
으른들은 와인과 초콜릿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진저브레드 하우스 키트를 사와서 다같이 옹기종기 앉아 열심히 만들었다.
젤리는 추가로 더 사와서 각자 테마에 맞춰 곰세마리 집을 만들었다.
(Run....)
연말이니까 아무것도 안해도 된다.
왜냐면. 그것이. 연말이니까.
하루죙일 소파에 누워서 핸드폰이나 뒤적뒤적하다가 낮잠을 자고 또 일어나서 딴짓을 해도 괜찮다.
연말이니까. 12월이자나요.
그리고 그 위에서 같이 버티시는 강아지 (아직 어림) 한마리.
내 위에서 뼈 조각 날리지 말아줄래.. 내 배 위에서 버티지 말아줄래...
하루종일 누워있다가 슬금슬금 일어나려고 했더니 후다닥 가서 인형을 들고온다.
- 놀아줘
- ㅇㅋ
!!
저..저기요..
팔이 빠질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너무 힘들어서 니 주인하고 놀아라 하고
딴데로 가버리면 쭐래쭐래 따라와 다시 애교를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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