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없어 버거워하는 내 노트북을 위해서 옛날 사진들을 정리하는데
옛날 옛적 대학원 친구를 만나러 갔던 아키타 사진들을 찾았다.
여행이라고 하기에는 당시 친구가 일하던 곳에 취직을 해야하나 고민을 할 때 였는데
직접 와서 한번 봐봐! 라고 하는 말에 혹해서 갔다.

겁나..먼데?
세상에.. 아키타가 이렇게 먼 줄 알았다면 비행기를 나리타 IN으로 사지 않았을 텐데.
저때는 미리 체크할 생각이 없었는지 급하게 사느라 그랬는지 그냥 기차를 타고 가면 되겠지! 하고 갔다.
젊어서 가능했다. 지금 하라면 못할 듯.

왜냐하면.. 기차를 미리 예약안해서 입석만 가능 했거든요.
티켓 오피스에 직원 분이 뭐라뭐라 설명해주셨는데 제대로 이해못했더니
standing only ticket에 동그라미를 쳐주셨다.
아하, 이해했습니다. 따흐흐흐흑.

입석은 사람들이 앉아 있는 복도에 서서 가는게 아니고 카트 사이에 빈 공간에 서서 가는 거였다.
나 살면서 기차 입석 처음해봐... 그것도 외국에서...
집이 기찻길이랑 너무 가까와서 찍었다. 소음 괜찮을까?
집이 있던건데 옆에 기찻길을 만든건가. 보상 제대로 해줬을까.
할게 없으니 쓸데 없는 생각이 계속 꼬리를 물었다.

도시에서 벗어나니 나오는 건 시골 뿐.

한참을 가는데 다리가 너무 아파서 그냥 바닥에 앉았다.
뭐라고 할까 걱정했는데 옆에 같이 가던 입석 동지 한 명도 앉아서 가길래 누가와서 뭐라하면 일어나지뭐 하고 앉았다.
말이라도 걸어서 수다떨면서 가면 시간이라도 좀 빨리 갔을텐데
극 내향적인 일본인 분이시면 너무 부담스러워 할까봐 나도 조용히 갔다.

그러던 와중에 도시락 카트가 지나가길래.. 홀린 듯이 하나를 샀다.
입석이라도 배가 고프거든요.
뭘로 살래? 라고 보여주셨는데 한자 보고 이게 생선이겠거니 하고 골랐다.

빙고.
서서 먹느라 너무 불편했는데 배가 너무 고파서 안먹을 수가 없었다.

드디어 도착. 으헝헝.
진짜 너무 힘들었다.

다행히 역으로 친구가 대리러 나와줘서 여기부터는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외국에서 일하면서 운전까지 하는 멋진 여성같으니라구.
저녁을 먹으러 갈까했는데 나는 너무 피곤했고 친구는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을 해야해서
집에 가기 전에 마트에 들려서 먹을 걸 사서 가기로 했다.

마트 스시지만 사봤다.
미국 마트 스시도 먹어봤는데 일본 마트의 스시는 걱정없이 기본은 하겠죠.

닭꼬치랑 뿌리채소조림.

친구가 준 마파두부.


우롱차도 큰걸로 사오고 호로요이도 사와서 한 캔씩 마셨다.
1일차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다음날, 나는 친구네서 늦잠을 자고 빈둥대다가 점심 때 친구랑 친구 동료랑 같이 점심을 먹기위해 나왔다.
친구 동료의 최애 돈까스집이 있다길래 오케이하고 따라감.

깨를 갈갈 갈아주고 고기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짜잔!
(밥 더 주세요...)

저 양상추 한 장이 뭔가 웃겼지만 맛있게 잘 먹었다.

밥 먹고 커피도 한 잔.
사실 옛날 찻집 분위기의 카페에 가보고 싶었는데
임신한 친구 동료가 꽂혀버린 스타벅스 메뉴가 먹고 싶다고 해서 아쉽지만 스벅으로 왔다.
맛은 뭐, 전세계 어딜가든 비슷한 스타벅스 커피 맛이었다.

잠시 수다를 떨다가 우리는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친구의 타이코 (북) 공연을 위해 출발했다.
친구가 활동중인 동아리?에 있는 분 고향이 완전 시골인데 그 동네 여름 축제에 초대되었다고 했다.
- 너도 갈래?
- 저걸 질문이라고. 당근이지.
이런 로컬 경험은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한다.
당시에 빠져있던 젤리도 챙겨갔다.

공연을 위해 오후 반차를 쓴 친구와 함께 출발.

나는 여기 번화가도 시골같다~ 했는데 이 동네는 더 멀리 떨어진 시골이었다.

가면서 대학원 때 힘들었던 이야기, 그 이후에 졸업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새 도착했다.
사실 나랑 대학원 동기였던 친구는 마지막 졸업 논문이 너무 이른시기에 빠꾸를 먹으면서
졸업이 취소가 됐었는데 분명 아직 고칠 시간이 있던지라 왜 기회를 주지않았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한참을 운전해서 저녁이 되어야 도착했다.
친구는 급하게 공연을 준비하러 갔고 나는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했다.
정말 작은 동네 축제라서 딱히 할 건 없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여름 축제에 금붕어..?! 실제로 있는 일이라니.

공연 세팅 중

공연은 문제없이 진행됐고 마지막에는 어린이들이 올라가서 같이 체험하는 코너가 있었다.
친구는 몇 번 틀렸다고 아쉬워했다.
짐 챙겨서 올라가려고 하는데 간식 주신다고 따라오라고 했다.

프로틴이 전혀 없던 야키소바.

주먹밥. 뭘까? 한자 공부 좀 열심히 할껄.
궁금했지만 배도 고프고 초이스가 이거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냥 먹어본다.

미역..? 충격적.
동아리 분들이랑 이런 저런 얘기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갔고 내일의 일정을 위해 다시 돌아왔다.
친구 동네로 돌아와서 늦은 저녁 겸 야식을 먹으러 갔다.
아까 주먹밥이 너무 충격적이었어. 단백질을 먹어야겠어.

단무지 양 충격적이다.

돼지고기 생강구이

사이드로 시켜서 나눠먹은 가라아게.
고기로 든든하게 또 하루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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