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스콘을 후다닥 먹고 버킹험 궁전을 보러 가려고 일어났다.
2024.04.09 - [Travel Log/Europe] - 런던 #2
원래 궁전에 가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것도 예약을 안해놔서 딱히 궁전에서 할 건 없었지만
해리포터 시스템이 나에게 예상하지 않은 시련을 줬기 때문에 그냥 보러간다.
빨간 모자 쓴 근위병들이라도 보러가야지.
여왕이 계실 때 왔었어야되는데 왕으로 바뀌어버렸네.
요새 전세계 늙은 할아버지들이 난리다.
열심히 걸어 버킹험 궁전 앞에 도착했다.
유명하다는 근위병 교대식이 보고 싶었는데 딱 맞춰서 놓쳤다.
아, 다음거까지 기다릴 온기와 여유가 없다. 늠흐 추워요.
날씨도 오락가락. 아니 아까 해떴잖아. 왜 이래~
영국 날씨 좋은날 보기가 힘들다더니 정말 날씨가 완전 변덕이다.
그냥 겉만 휙 보고 다음 코스로 넘어갔다.
하도 미디어에서 버킹험 팰래스, 버킹험 팰러스를 들어서 그런가 뭔가 기대를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 전에 유럽을 열쉼히 돌아다니면서 수많은 궁전들을 봐서 더 감흥이 없었는지도.
이날은 하루종일 대영박물관을 구경하려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바로 출발했다.
박물관도 미리 예약하고 티켓받아놓으면 된다. 무료!
전세계에서 얼마나 야금야금 잘 훔쳐놨는지 내 눈으로 봐야겠다.
다시 해가 떴다. 오락가락 그만..
어김없이 버스를 타고 박물관으로 향하는 중.
동생이 모으는 인형? 뭐라고 해야되지?
하도 얘는 이게 귀엽고 쟤는 저게 귀엽고 하면서 자랑을 해서 그림을 보자마자 어!하고 찍었다.
런던 에디션이라도 있으면 하나 사다줄까 했는데 정신없어서 까먹었다.
그리고 저거 랜덤인데 나는 워낙 그런 운이 꽝이라 그냥 돈 아끼기로 ^^..
박물관 근처에서 내려 좀 걸었다. 아 나 또 흐려졌네. 하나만 해라 좀.
서점 좋아한다. 책 읽는 걸 좋아하는데 E-book은 아무리 봐도 뭔가 그냥 그렇다.
나는 종이책이 좋아. 손에 들고 글을 훑으면서 볼 수 있는게 좋다.
다시 걷다보니 박물관 앞에 도착했다. 여기도 짐검사하고 슉 들어가면 된다.
근데 아무도 내 티켓을 확인 안 해주다니... 확인해줘라..!!
멋지구리한 박물관. 이 기둥.. 로마에서 뽑아왔나?
합리적 의심.
겉에서 봤을 때는 들어가면 콜로세움 느낌나려나 했는데 갑자기 서울국립박물관 느낌이 났다.
모던하다는 그런 얘기.
박물관에 갔으면 지도랑 설명서 하나는 챙겨줘야한다. 저는 종이가 좋아유. 올드감성.
핸드폰으로 보면 잘 읽히지도 않아. 요새 너무 화면을 들여다 봐서 그런가 눈이 계속 침침하다.
이렇게 먹어야하는 비타민이 늘어나는 건가 ㅠㅠ.. 위가 못버티겄다.
정말 수많은 볼거리가 있지만 내가 가장 궁금했던건 이집트관, 모아이 석상, 그리고 아즈텍관이었다.
살면서 이집트는 정말 한번 직접 가보고 싶다. 요새 카이로 박물관 리모델링 중이라는데 가서 이집트를 느껴 보고 싶다...!!
건축에 관해 아는게 없지만 유럽 궁전이나 박물관들 입구에 가면 다 이런식인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도 저런 느낌이었고 바티칸도 비슷했다. 이래서 뭐든 직접 보고 느끼는게 중요한가보다.
박물관의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너무 좋다.
자박자박 계단을 올라가는데 옆에 사자상이 눈에 들어왔다.
어디를 지키고 있던 애들일까.
뒤에 보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원래 어떻게 생겼었는지 몰라도 훔쳐오기 쉽게 그냥 두부 자르듯이 잘라옴...
나머지 반 어디있냐구요..
체력이 쌩쌩할 때 이집트관을 먼저 보러 갔다. 제일 꼭대기층이었나 했다.
여기에 엄~청나게 훔쳐놨다고 하니 한번 봐야지.
보면 볼 수록 너무 신기한 이집트 고대 문명.
근데 또 생각해보면 남의 무덤에 들어가서 관째로 빼 온거라서 생각이 많아진다.
설명을 보니 공주로 추정되는 사람의 미라부터 그냥 그 시절 귀족이었다고 추정되는 사람의 미라까지
아주 알뜰하게 집히는대로 다 갖고왔나보다.
나는 옆에 써있는 설명을 열심히 읽는 타입이라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갈 때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다.
설명을 읽고 다시 보면 안보였던게 눈에 들어오는게 너무 신기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걸 실시간으로 느낀다.
어떻게 뜯어 왔지?..
나름 학교를 다닐 만큼 다녔지만 기회가 있다면 고고학을 배워 보고 싶다.
이집트 상형문자를 배워서 박물관에서 볼 때마다 해석해보고 싶어..!!!
이건 아무리봐도 벽화인데.. 이건 또 어떻게 뜯어왔을까? (미친넘들..)
이집트관 진짜 넓어서 사진으로 올리려면 끝도 없을 정도다.
사진에는 없지만 로제타 스톤도 여기 있는데 이집트에서 달라고 하고 있는 걸 걍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거 말고도 우리 선조들 좀 돌려달라고요,해도 우리껀데요? 라고 우기면 뭐 장땡인가.
이집트에 돌려주고 거기서 대여해서 전시하면 될 걸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걸까.
앞구르기 열번하고 버피를 하면서 봐도 이집트라고 박혀있는 걸 안주려고 우기니 좀 웃긴다.
번쩍 거린다 하면 다 집어왔다 이거야. 전시하면 우리꺼다 이거야..
잠시 쉬러 밖으로 나왔다.
저거는 어디다 실어서 바다 건너왔냐.
잠시 앉아서 쉬다가 다시 보러간다.
노르딕 문명 물건도 꽤 많았다.
바이킹에 관련된 미드나 다큐를 본 사람이라면 알아볼 듯.
상아로 만든 체스 말.
체스판을 통째로 갖고 왔다.
이집트에서 람세스 석상도 잘라오는데 체스게임정도야 놀랍지도 않음.
고대 로마/그리스관도 짱짱하다. 진짜 많이 갖고 왔다.
그리스나 로마에 갈 시간이 없으시다구요?
여기로 가세요.
힘들게 이탈리아까지 가서 볼 필요가 없었네.
그리스의 유명한 파르테논 신전에서 들고 올 수 있는 것들은 다 여기있다.
그리스도 돌려달라고 한다던데..
우리도 돌려줘요 3.
모아이 석상.
뒤가 이렇게 납작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뒤에도 문양이 있어서 신기했다.
너어무 신기해..!! 사진으로만 보다가 이렇게 보니 너무 신기했다.
여기서도 설명을 열심히 읽는데 뭔가 기승전결이 이상해.
2018년부터 반환해달라고 해서 대표들이 박물관까지 와서 석상을 보고 갔다고..?
2019년에 아직 얘기 중이라고 끝났다. 뭐지? 이걸 자랑이라고 써놨냐.
몇개월전에 다시 돌려달라는 반환 요구 덧글 때문에 덧글창을 닫았다는 뉴스를 봤다. 좀 돌려줘라..
온김에 중국관도 가봤다. 여기도 엄청 크다.
옥으로 만든 장식품이 잔뜩!
어디 절에서 뜯어왔냐.
얘는 배타고 오다가 손이 떨어졌나보다.
건물 2층높이의 불상을 도대체 어떻게 챙겨왔지?
이런걸 갖고오면서 별 생각이 안들었나??
한국관도 있었는데 다행(?)이도 매우 작고 중요한 문화제나 보물같은건 없어보였다. 일본에 다 가있으려나.
뭔가 살짝 허접한게 아쉬우면서도 별로 안털렸군~ ^^ 이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사랑방? 처럼 꾸며놧는데 주전자가 너무 모던해..
조상님들이 저런데다가 드신거 맞아유?
스콘 파는데서 본 영국 티세트처럼 생겼는디..
토템폴
얘도 피라미드 같은데 붙어있다가 여기까지 왔겠지?
칸쿤 리조트 많이 가시던데 칸쿤까지 가시면 꼭 마야 피라미드 보러 가세요!!
보다가 영국 역사에 관련된 전시가 보고 싶어서 직원분께 영국관은 어디있어요? 했더니 없다고 하셨다. 아, 예..
1층에 있는 도서관이 너무 멋있어서 이런대서 공부하고 싶어졌다.
논문 쓰기 싫을 때 이런데서 하면 괜히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 같아..!!
(이런 도서관에서 해봤는데 숙제는 어디서 하든 하기 싫다)
기념품도 한번 쓱 보고 나왔다.
얘네 것도 아닌걸 굳이 사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나왔다.
또 오게 된다면 아직 못본 곳들을 더 보고 싶다.
박물관 바닥에 있던 유명하다는 글귀.
아마 여기가 처음 생겼을 때는 굳이 저 후진국들을 신경 쓸 필요가 있냐,였겠지만
이제 시대는 바뀌고 있다. 견학을 온 어린 학생들이 많던데 이게 어디 나라의 뭐다~ 라고 설명만하지말고
어떻게 이 구석에 있는 섬나라까지 오게 되었는지, 왜 저 나라에서 계속 반환을 요구하는지,
현재 정부는 이런 노력을 하고 잇고 어떻게 하면 계속 배우면서 다른 나라를 존중 할 수 있을지도 학생들과 얘기했으면 좋겠다.
박물관에서 나와 다음 코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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