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이 여유가 넘친다는 소리는 몇번 들어봤었는데 텅 빈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는데 이러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나오자마자 바로 국립극장으로 걸어가는데 시간이 아슬아슬했다.
사실은 젤라토가 먹고 싶어서 극장 근처에 있는 젤라토 가게로 먼저 가고 있었다.
흠, 내가 젤라토를 사서, 다 먹고 시간에 맞춰 들어갈 수 있을지 전혀 감이 안잡혔다. 전에 와봤어야 알지.
열심히 걷다 보니 국립 극장이 나왔다. 와 건물도 멋져!
뉴올리언즈에서 봤던 French quarter의 빌딩들도 이런 느낌이었는데.
나는 인터넷에서 산 티켓을 프린트 해간거라 다른 티켓으로 바꿔야하는지도 헷갈렸다. 그냥 들여보내줄까?
그치만 젤라토가 먹고싶어! 유럽의 젤라토가 먹어보고 싶다고!!
국립 극장을 지나쳐 파워워킹으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멈춰섰다.
생각해보니 이게 내 여행의 장점이자 단점 인거같다. 최대한 우겨넣어서 많은걸 해보는 것.
가끔 그것때문에 나 스스로가 지치고 무리하다 다른 일정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내일도 먹을 수 있는데 굳이 지금 무리해서 갈 필요가 있을까.
잘 안신는 부츠를 신고 돌바닥을 걸어다녀서 발은 벌써 아파오고 입장시간에 늦는 것도 에티켓에 어긋나기 때문에
만약에라도 늦으면 나 스스로 엄청 실망하고 자책하걸 안다. 젤라토는 포기하고 오페라를 보러 가자.
티켓을 받으려고 서있었는데 체코는 줄을 설 때 앞뒤로 다닥다닥 서나보다.
티켓 부스에서 앞사람과 조금 떨어져서 서있었더니 내가 기다리는게 아닌줄 아신 할아버지가 내 앞에 섰다.
왓더, 이쒸 이놈의 유럽 할아버지들이 왜 이렇게 새치기를 하는거야!!
라고 생각하는데 동행이신 다른 할아버지가 체코어로 어쩌구저쩌구 하시니까
깜짝 놀라서 돌아보시더니 영어로 미안하다고, 줄에 서있는지 몰랐다고 하시고 뒤로 가셨다.
아니에요. 저도 오해했어요. 속으로 욕해서 죄송해요 할아버지. 다음부터는 다닥다닥 서야지.
오늘의 오페라는 Le Comte Ory.
Stavovske divadlo 빌딩에서 공연했다.
미리 예약해 온 이날의 내 좌석은 1st balcony opera box의 정중앙! 왛핳핳!
이게 790코룬이었다. 스에상에.
물론 여기 물가에 밥먹으면서 790코룬을 공연에 쓰려면 큰 돈이지만 달러로 계산했더니 하나도 안비싸게 느껴졌다.
위에 갤러리쪽은 가격이 어마무시하게 저렴했는데 굳이 내 생일을 위해 보는 공연에서 갤러리에 앉고 싶지는 않았다.
보니까 학생 할인도 따로 있고 한거 보니 국제학생증? 이 있는 사람들은 같은 좌석이라도 더 싸게 살 수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대학 졸업한지 한참...지나서 패스.
굳이 티켓 부스에서 기다릴 필요없이 그냥 이메일로 온 종이만 뽑아서 가면 됐다.
티켓을 보여주면 직원분들이 어디로 올라가라고 알려준다. 나는 얼마 안올라가지! 1층 발코니거든!
문도 멋져. 매우 좋아.
문을 열면 막 멋진 이브닝드레스 입은 공작부인들이 나올거같고 007 다니엘아저씨가 앉아 있을 것 같고 그래.
내 좌석을 찾아가서 앉았는데 작은 오페라 박스 앞줄에 5명이 있다보니 옆사람이랑 좀 다닥다닥한 감이 있긴 하더라.
벌써 네분이 앉아계셔서 중간이라 비집고 들어가야했다. 양옆으로 할머니할아버지 커플이 앉아 계셨다.
귀여운 정장을 입은 할아버지들과 곱게 입고 나오신 할머니들.
나를 쳐다보시더니 체코어(라고 찍는다)로 여기가 너 자리냐고 물어보시는 듯했다.
죄송해요 잠깐 뚫고 갈게요.
끙차끙차들어가서 앉았다.
좌석이 너무 좋아서 무대가 한눈에 다보였다. 거기다 밑에 오케스트라도 보이고. 정말 멋졌다.
친구들 몇명이 오페라 보다가 잔다고 가지 말라고 했는데 다행히 이 오페라는 코미컬한 내용이 많아서 정말 즐겁게 봤다.
내용또 꽤 자극적인 내용이라.. (사기꾼과 바람둥이..) 처음 보는 오페라는 꿀잼이었다. Fantastic!
모자르트 아저씨. 나는 쇼팽이 더 좋다.
잠시 쉬는시간에 위쪽에 올라가서 갤러리를 구경했다. 엄청 높아! 여기 왔으면 고소공포증때문에 제대로 보지도 못했겠다..
화장실도 갔다가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같은 박스 뒤쪽에 앉은 분한테 기념사진을 부탁했다.
유럽훈남인데 정장 입고 오페라 보러 왔나보다.
잘생긴 유럽 훈남...
오페라 보러 오길 잘했어.
와인이라도 한잔 마실까 했는데 뜨끈뜨끈한 곳에서 계속 앉아있더니 정말 자버릴거 같아서 물로 버텼다.
오페라는 다시 시작하고 너무 피곤해서 내용이 늘어지는 곳에서는 좀 멍때리다가 다시 열심히 봤다.
내가 만약 프라하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친구랑 가족들을 대리고 오페라를 보러와야지.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공연운도 좀 따라준 덕분이지만.
오페라가 끝나서 나오니 벌써 늦은 밤.
이렇게 그냥 보내기는 아쉬워서 아까 못먹은 젤라토를 먹으러 갈까 ( 그놈의 젤라토!) 하고 찾아봤더니 벌써 문을 닫았다.
에이. 그러면 맥주를 한잔 하러 나갈까? 하다 이동네가 완전히 안전하다는 느낌은 아직 받지 못해서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 편의점에 들려서 물을 한병 사고 열심히 걸어서 돌아갔다.
내일은 하루종일 돌아다녀야하니까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게 낫겠다.
프라하가 한국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는 여행지라더니 정말 많았다.
덕분에 여러가지 투어 시스템도 생기고 혼자 오는 여행자들한테 좋은 정보도 많았다.
나도 내일은 한국사람들이하는 팁투어를 쫓아가기로 예약을 해놨다.
내일은 프라하를 제대로 구경할 수 있겠지, 맛있는 걸 먹었으면 좋겟다 라는 아주 소소한 바램을 갖고 침대에 누웠다.
시차적응에 완전히 실패해서 새벽에 자꾸 깼다.
이 전날은 정말 감당이 안될 정도로 피곤해서 기절해버렸지만 이날은 적당히 피곤했나보다.
새벽 3시에 잠이 깨 다시 잠들려고 노력했는데 실패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자고 있었기 때문에 핸드폰 밝기를 최대한 줄이고 조용히 핸드폰이나 봤다.
전날 찍은 사진들도 보고 친구들이랑 가족들한테 (실시간으로) 카톡도 보내고. 슬슬 눈치를 보다 5시반쯤 씻으러 일어났다.
이날은 미리 알아보고 예약해둔 프리투어/팁투어를 하는 날.
업체마다 베뉴가 좀 다른거같은데 나는 하루종일 돌아다니는 걸로 예약했다.
설명을 들으면서 보면 더 기억에도 남고 역사를 배운다는건 꽤 즐거운 일이니까. 잔뜩 기대했다.
투어는 아침 10시에 시작이라 준비하고 나가서 아침을 먹고 나가기로 결정. 좀 여유있게 갈 수 있겠군! 좋다.
예약을 하면서 아주 조금 걱정을 했다. 제발 이상한 사람들이 없기를, 그리고 나도 매너있게 행동할 수 있기를.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하고 준비했다.
호스텔의 문을 열고 나가 걷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얼어죽을 것 같았다.
뭐 마드리드보다 많이 춥겟어? 라는 생각으로 가디건 하나 걸치고 나갔는데 정말 추웠다. 동유럽은 춥구나..
다시 돌아가야 하나 고민을 하다 이미 한참을 걸어왔기때문에 해가 뜨고 오후가 되면 따뜻해지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갔다.
왜 날씨를 체크하지 않았을까..2분이면 확인 할텐데.
오후가 될수록 바람이 더 심하게 불기 시작해 정말 추웠다. 다른 사람들은 오리털파카입고 있는데 나만 가디건 걸치고 있어.
귀차니즘으로 인해 몸이 생고생을 했다. 날씨를 꼭 확인하시고 옷을 선택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여행자 기본센스가+1 늘었다.)
투어 시작 전, 아침을 먹으려고 바게테리아라는 체인점에 갔다.
그냥 지나가다 봤는데 되게 맛있어보여서 들어갔다. 랑데부 장소인 바츨라프 광장에 가는길에 있는 지점에 들어갔다.
메뉴를 보니 가격도 나쁘지 않고 유럽까지 왔는데 빵요리를 먹겠다!
라는 생각으로 햄, 브리치즈, 토마토가 들어간 샌드위치와 아이스티를 주문했다.
들어간 재료 이름만 봐도 벌써 맛있다.
오와오!! 맛있어!!
빵도 토스트하는지 따뜻하고 바삭했고 안에 치즈랑 햄, 토마토가 매우 잘어울렸다. 거기다 치즈 인심이 매우 넉넉해.
미국 섭웨이에서도 요새 치즈 엄청 조금 올려주던데 여기는 치즈가 덩어리로 들어가 있었다.
토스트해서 살짝 녹은 치즈!! 매우 바람직한 모습아닌가. 크.. 여행와서 고른 음식이 맛있을때 진짜 행복해.
아이스티도 마셨는데 맛있어!! 와 여기 아이스티 정말 맛있었다. 심지어 라임 웨지를 넣어줬다고! 체인점에서!
추운데 뜨거운 커피는 잘 안먹어서 오렌지쥬스를 시킬까 하다 주문 한건데 이거 먹기를 잘했다.
열심히 앉아서 빵을 해치우고 시간이 다가와서 아이스티를 챙겨 나왔다.
바츨라프 광장에 있는 빨간 카페 앞에서 모인다고 해서 여기서 기다렸다. 시간이 되니 한국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이더라.
신기하다, 프라하 와서 이렇게 많은 한국 사람들을 보다니! 커플들로 온 사람들도 있고 혼자 온 사람들도 있고 가족끼리 온 사람들도 많았다.
혼자 온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눈치를 보다가 서로서로 인사하고 그룹을 만들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사실 나도 처음에 혼자 온것 같은 여성분한테 여기서 프리투어 기다리는거 맞냐고 물어보면서 말을 걸었는데
그냥 네 이러고 대화를 끝내셨다. 음. 내 첫인상이 좋지 않은가보네. 고맙다고 하고 굳이 더 얘기안했다.
그 당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좀 상처 (..)였나보다 이 뒤로 다른 사람들한테 말걸기가 무서웠다.
뭐 가이드한테 붙어서 다니던가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광장 구경을 했다.
백팩을 매신 한 여성분이 오시더니 가이드라고 소개를 하셨다.
미리 예약한 사람들 이름을 부르면서 수신기를 나눠주고 혹시 그냥 조인 한 분들이 있는지 확인했다.
이어폰을 챙겨오라고 되있던데 신기하게 꼭 안챙겨오는 사람들이 있지..
투어가 시작하기 전 가게에 들려 이어폰 사는걸 기다렸다.
가이드분은 나랑 비슷한 나이또래인것 같은 여성분이었는데
나중에 얘기를 하다보니 한국에서 오셔서 프라하에서 지내고 계신 분이라고 알게되었다.
말투는 살짝 모노톤에 빠른편인데 인터넷 강의 듣는것처럼 포인트를 콕콕 찝어주시고 가끔씩 농담도 하시면서 많은 정보를 주셨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내 뇌가 다 기억을 하지 못하는게 아쉽다.
여행을 하면서 그 나라에 관해 뭔가를 배울 수 있다는건 참 즐거운 일이다.
여행을 더 멋지게 만들어주고 내 스스로 배워가는 것도 있고.
이 투어도 나에게 그런 경험이 되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따라 다녔다.
오늘 코스는 바츨라프 광장> 신시가 광장> 천문시계탑> 깔를교 (Charles bridge!) >
존레논 >프라하성 > 대통령 궁 > 비타대성당> 황금소로 > 뷰포인트.
왠만한 프라하 유명한 곳은 한번에 싹 도는 투어였다.
리서치 하던중 아침이랑 오후가 나눠져서 가는 것도 있었는데 나는 이날 하루를 투어에 쓰고 싶었기 때문에
그냥 한방에 다 볼 수 있는 곳의 투어를 신청했다.
우선 모임 장소였던 광장에 있는 동상에 대해 여러가지 얘기를 들었다.
사진을 보면 말이 다리를 하나만 들고 있는데 유럽 지도자들의 말은 그들이 한 업적을 나타내는데 쓴다고 한다.
나폴레옹 같은 애들은 말이 두발을 다 들고 있는데 그건 나폴레옹이 한게 많다는 뜻이고
저렇게 한발만 들고 있는건 좀 덜 했다는 건가보다..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아닐 수 있다.
또 뒷발을 들고 있는건 안좋은 죽음을 맞이했다..였나? 흑흑. 기억이 안나..
수업시간이었다면 노트를 열심히 했을텐데 이리 기억에 제대로 안남다니 조금 아쉽네.
투어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면서 나혼자 둘러봤을때는 그냥 건물들이 이쁘다, 이런 생각밖에 안들었는데
여기서 일어났던 혁명, 박물관 앞에서 있었던 학생들의 자살 이야기 등을 듣다보니
이 광장에 얼마나 많은 역사가 지나갔는지 느끼게 됐다.
와 나 투어 신청하기 진짜 잘했어!
이 일정을 선택한 나 스스로한테 따봉을 준다.
프라하에 대해서는 아는게 전혀 없다. 이 짧은시간동안 프라하에 대해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얻었다.
역사를 알게되고 상징물의 뜻을 알게되고. 다른 사람들은 역사수업 듣는 것 같아 지루 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들으면서 너무너무 신기하고 즐겁고 두근거렸다.
처음에는 맨 뒤에서 쭐래쭐래 쫓아가다가 설명을 듣기 시작하고서는 가이드님한테 최대한 가까이 붙어서 쫓아다녔다.
설명을 다 듣고싶어!!
투어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아 그냥 지나간 프라하 마켓.
광장에 가서 여러가지 건축물을 보면서 사진을 찍었다.
여기 광장이 멋진 이유는 여러세기의 건축양식이 다 모여있는 곳이기때문이라고 들었다.
아쉽게도 나는 건축에 대해 아는게 없음으로 그냥 유럽풍의 멋있는 건물들이 있는 곳이라는 느낌밖에 받지 못했다.
그래도 멋있는 광장! 다른 역사적 헤프닝 얘기를 들었는데 까먹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가이드님을 따라 유명한 천문시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지금 보수 공사 중인데 몇일 뒤면 아예 막아버리고 작업을 진행할거라 우리가 운좋게 구경을 할 수 있는거라고 알려주셨다. 히히. 좋다.
시계 보는 법도 알려주셨는데 뭔가 멋있지만 헷갈리는 방법이었다. 그치만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는 시스템이라 신기했다.
아 여기서도 뭔가 굉장히 즐거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는데 기억이 안나. 허허엏ㅁ거헉ㅁ.
막 만든 사람을 불구로 만들어서 이런 작품을 또 못만들게 했다 같은 내용이었는데.
포스팅에 써서 읽는 분들한테 알려드리고 싶은데 진짜 아쉽다. 분명 인터넷에 찾아보면 나올거에요.
여기서 신기한 인연을 만났는데 내 부모님 정도의 연세가 되시는 커플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시고 계셨다.
아무래도 둘이 오면 같이 있는 사진을 찍고 싶지, 라는 생각에 슬쩍 가서 두분 사진 같이 찍어드릴까요~ 라고 물어보고 사진을 찍어드렸다.
이게 시작으로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어드렸는데 (나도 찍어주셨다),
여차여차 같이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내가 자주가는 동네에서 오신 분들이셨다.
와 진짜 스몰 월드. 너무 신기해서 저도 어디어디 동네에서 왔어요 하니까 두분도 신기해서 한참 웃었다.
또 다른 분은 혼자 오신 여자분이 계속 셀카를 찍으시길래 사진 찍어드린다고 말 걸었다가 시작됐다.
뭔가 활발하고 장난기가 있어보이시는 내 또래의 여성분이 셨는데 혼자오셨냐고 하면서 같이 다니자고 하시길래 좋다고 했다.
말동무가 있는건 좋으니까. 성격도 서글서글하셔서 같이 수다떨면서 다니기 좋았다.
혼자 동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고 누가 챙길 수 있는건 좀 더 안전하니까.
그렇게 커플한팀과 여성분과 친해져서 이러쿵 저러쿵 서로 얘기를 하면서 같이 투어를 듣기 시작했다.
시계탑주위에서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시계가 울리는 걸 봤다.
해골도 나오고 귀족들도 나오고 (각각 의미가 있다) 한 일분정도도 안되는 시간동안
광장에 있는 모든사람들이 집중해서 (촬영을 하며) 봤다.
자 다음은 프라하의 유명한 다리.
한국말로 까를교, 까를르교, 까를다리라고 듣다가 영어 스펠링을 봤더니 Charles bridge였다.
Charles.. 찰스구나.. 여기 발음으로는 까를이라고 읽나보다. 찰스 브리지였어.
까를교에 가까이 가기전 가이드님께서 소매치기에 주의해야한다고 알려주셨다.
가방을 앞으로 매고 한손으로 꼭 잡고 다녔다. 소매치기 당하면 내 여행은 끝이야.
까를교는 전에 홍수가 났을 때 심하게 망가져서 보수공사를 했는데
양 옆에 있는 동상을 보면 어떤게 복원된건지 알 수 있다고 하셨다. 색이 달라!
떠내려가서 건져온것도 있고 아예 새로 만든것도 있다고 한다.
흐르는 강도 너무 멋있고 그 주위의 풍경도 너무 멋있었다.
멀리 프라하 성도 보이고 나무들 사이로 튀어나온 지붕들도 낭만적이다. 캬. 이래서 보러 오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상중에 유명한 것은 신부님의 동상인데 그걸 만지고 소원을 빈다고 했다. 동상 앞에 줄이 있길래 나도 가서 섰다.
사람들이 하도 만져서 반짝반짝 하다.
이 신부님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기억나는데 자세한 얘기는 프라하 성이 나왔던 포스팅에서..
어쨋든 루머는 이 신부님 동상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지거나 다시 프라하에 돌아온다고 한다.
주의 할 점은 사람들이 흔히 만지는 강아지나 여자를 만지면 안된다는 것! 저 아저씨는 잘못만지고 있다.
요렇게 다리에서 떨어지고 있는 모습의 신부님을 만져야 한다, 라고 가이드님께서 꼼꼼히 알려주셨다.
만지면서 짧게 내 소원을 빌고 다음에 프라하에 올때는 가족들이랑 같이 오게 해달라고 빌었다.
신부님을 만졌으니 가족들과 다시 올 수 있겠지!
아까 친해진 분과 돌아가면서 사진을 후다닥 찍어주고 다리 주변을 구경했다.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어볼까 했는데 사람이 워낙 많아 누굴 찍으려는지 모르겠는 사진이 나왔다.
이거는 포기. 자 이제 다리를 건너서 나머지 일정을 소화하러 가보자.
까를교에서 다리를 건너 넘어갔다.
이쪽 편에는 존레논 벽이랑 프라하 성 등이 있는데 여기서 점심도 먹었다.
존레논 벽은 솔직히 실망했다. 그냥 낙서?
처음 시작은 존 레논이었으나 이제는 그냥 낙서들이 모여있는 장소로 보였다.
실제 벽 주인은 개인이라 주인이 새로 싹 밀었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치만 이후에 사람들이 다시 그림을 그렸다고.
두번째라 그런지 처음의 목적이었던 존레논은 가끔보이고 다른 것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저런 그래피티가 흔하지 않은 곳에서 왔다면 나름 재밌을 수도 있겠다.
얼마안되는 저 벽에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붙어서 사진을 찍었다. 나도 찍어보려고 했는데 1도 안이뻐.
식당이 모여있는 쪽으로 다같이 걸어가 가이드님이 자유시간을 주셨다.
자유시간이자 점심시간, 정해진 시간안에 먹고 모여서 트램을 타고 프라하 성에 올라가는 일정.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하면서 같은 일행이 된 여자분께 "같이 식사하실래요?" 하고 물어봤다.
옆에 계시던 커플 아주머니 아저씨가 다 같이 먹으러 가자고 해주셔서 넷이 식당을 찾아갔다.
- 가이드님, 여기서 그나마 괜찮은 식당은 어디에요?
- 여기는 다 거기서 거기에요. 그냥 아무대나 가세요.
핳.. 체코 음식.. 망할..
아무래도 관광지다 보니 더욱 음식이 그냥 그렇지 않았을까? 흠. 그냥 웨이팅이 없어보이는 곳으로 들어가서 앉았다.
그래도 사람들은 꽤 많았다. 관광지라 그런걸까 외국인 상대로 맛없는 집이면 어떡하지.
나는 어제 먹어본 스비치코바 말고 다른거를 고민하다 주문한 굴라쉬,
아주머니 아저씨는 아직 안드셔봤다고 해서 스비치코바, 귀여우신 여자분은 슈니첼을 고르셨다.
체코에 여행왔으니까 맥주 한잔씩. 어제는 흑맥주를 먹어봤으니까 오늘은 그냥 기본 필스너를 시켜봤다.
맥주는 역시 맛있군. 이거 참.
음식은 걱정했던 것 보다는 나쁘지 않았지만 여기도 역시나 그냥 그저 그런 맛이었다.
아아 이렇게 음식이 임팩트가 없다니. 슬픈일이다.
식전빵이 나온 순간 이집 빵도 맛없으려나 라는 생각이 바로 든다는게 슬펐다.
빵을 먹는 유럽국가에서 빵이 맛없을거라고 생각하다니.. 후.. 예상대로 맛없었다. 빵을 어떻게 굽는거야..
거기다 버터가 salted였는데 extra salt 였나보다 ^^..
버터가 너무 짜. 무슨 짓을 한거야. 한입 먹고 포기.
그래도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즐겁게 점심을 먹고 미리 트램 티켓을 사러 가이드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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